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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왔어요

by 영숙이 2022.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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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왔어요>


그동안 한양 나들이
하는 시골아낙네였다.

이젠 서울나들이에 익숙해졌다고 서울왔
어요라고 제목을 바꾸
었다.

지하철도 익숙하고 기차표 끊는 것도 익숙하고 다른 사람들
처럼 두리번거리지 않고 정말 바쁜사람 처럼 사람들 사이를 요리조리 재빠르게 다니는 척한다.

한양나들이에 익숙해
졌는데도 서울사람들
에게 익숙해지려면 아직 먼 것같다.

전에 어떤샘이 외국인 샘에 대해 이야기 해준
게 생각난다.

  그 외국인 샘이 처음 교무실 문을 열고 들어설 때는 눈이 반짝 반짝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눈빛이 흐리멍텅 해졌다는 이야기.

처음 한양상경기를 쓸때만해도 한양에 대한 호기심에 반짝반짝했는데 어느사이 익숙해지면서 그러려니로 바뀐다.

좋은건지 슬픈건지 ~
잘모르겠다.

빠른기차가 당연하고 바글바글 지하철이 당연하고 복잡한 버스정류장이 당연한 서울에 왔어요.

서울 ~ 처음 초등학교 5학년때 수학여행을 왔었던 곳.

하얀연기를 내뿜는 칙칙폭폭 기차를 타고 서울역에 내렸다.

까만 교복에 하얗고 동그란 카라를 단 교복을 입고 2열로 줄을 서서 다녔다.

서울이모가 사준 서울내기들이 가지고 다닌다는 007가방
처럼 생긴 가방은 보자기에 책을 싸서 허리에 묶고 다니는 시골에서는 쓰지 못하고 수학여행 때 엄마의 강제성 권유로 들고 왔었다.

"쟤는 책가방을 가지고 왔네."

다음날부터 여관에다 두고 다녔었다.

이 수학여행도 여행
비를 낼수없어서 오지 못한 아이들도 있었다.

영숙이는 높다란 건물이 정말 신기했었다.

길을 가면서 도로 옆에 높은 건물이 몇층인지 헤아리느라 고개를 치켜들고 열심히 세고 있었는데 맨뒤에 따라오시던 담임선생님 최재술 샘이 뒤에서 말했다.

"고만 쳐다보고 얼릉 따라가라"

그바람에 13층까지만 헤아리고 끝까지 다세지를 못하였다.

지금은 그때보다 높은 건물이 훨씬 많지만 몇층인지 헤아리느라 고개를 뒤로 젖히고 세고있지 않는다.

건물 높이를 세는 호기심은 진즉에 없어졌다.

그냥 고층건물 사이로난 길을 따라 걸어 갈뿐이다.

그뿐이랴
  
주변에 있는 가게나 지나가는 사람들도 점차 무심코 지나가게 된다.

그럼에도 서울내기는 분명 아니다.

어딘가에서 차이가 난다.

  콕집어서 말할수는 없지만 시골에서 올라온 냄새가 난다.

드디어 무엇이 차이 나는지 알았다.

지나치게 짧은 바지와 민소매 상의 차림이 다르다.

서울 사람들은 여름에도 실내가 냉방으로 춥기 때문에 대부분 긴바지에 반팔소매다.

바지가 좀 짧아져도 반바지보다는 칠부바지다.

상의는 민소매가 없다.

결국 에어컨을 안켜는 시골에서 온티가 팍팍난다.

서울내기와 시골에서 갓상경한 촌사람의 차이는 어쩔수 없는 것이다.  

서울왔어요 라고 표준말로 말해도 여전히 시골스러운 한양상경기를 쓰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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