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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y life of Jinnssam

영혼의 닻을 찾아서 2022. 11. 12.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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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y life of Jinnssam>


몇일 전에 사우나 하러 가면서 근처에 있는 푸른맨션을 찾았다.

아가씨때 잠시 살던 아파트다.
아직도 그자리에 42년전 아파트 "푸른맨션"이라는 이름그대로 있다.

충동적으로 Jinnssam이 살던 102호 문 초인종을 눌렀다.

50대 후반의 여성이 문을 연다.

"안녕하셔요?"
"예전에 여기에 살았었습니다."
"언제쯤 이사 오셨나요?"
"한 15~6년 되었을거예요"
"아,그러시구나."
"혹시 저쪽 방문좀 찍어가면 안될까요?"
"저방에서 살았거든요"
"왜 남의 집을 찍어요?"
"안돼요"
"잠깐 방문만 찍으면 안될까요?"
"안되요"
"아,네."

화를 내면서 문을 닫고 들어가 성난 목소리로 말하는 소리가 들린다.
사실 딱히 사진을 찍고 싶은 것은 아니었는데 이야기를 쓰는 중이라
서 자신도 모르게 찍고 싶다고 말했나부다.

아마도 기억 저편으로 넘어간다는 초조함이 그렇게 하도록 이끌었는지도 모른다.

42년전의 주인이 살고 있지는 않을것이라는 생각을 했으면서도 아직 남아있는 아파트를 찾아 왔고 또 벨을 누른 것이다.

푸른 맨션 앞 골목에는 조그만 구멍가게가 있었다.
1평이나 1.5평쯤 되는 작은 가게는 두부나 파같은 사소한 부식을 팔았었다.

그 가게는 진즉에 없어졌다.
골목이 좁아서 자동
차가 다니지 못했었
는데 골목을 넓히면서 없어지고 대신 자동차들이 차지하고 있다.

Jinnssam도 그 자리
에 세워져 있는 자동차 뒤에 차를 대고 아파트
에 들어갔다 나왔다.

42년전에는 나름 귀했
던 아파트였었는데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페인트를 여러
번 다시 칠했는데도 불구하고 낡고 추레한 모습으로 남아 있다
는게 신기하다.

아파트 문을 나서서 조
그마한 부식가게 앞을 지나 오른쪽 골목으로
들어가면 주택 모양에 따라 골목이 테트리
스처럼 꺾이게 된다.

골목 끝까지 가보았다.

예전에는 그 골목 끝에 교무부장이던 하영호 선생님 집이 있었다.

잘꾸며진 주택 현관이 들여다 보였었다.

샘은 같은대학 같은과 여학생과 연애해서 결혼한 캠퍼스 커플
이라고 알려져있었다.

영숙이가 아가씨때 이미 중년이었으니 지금은 80대일터.

보기좋게 꾸며진 예쁜 주택에서 배울만큼 배운 인테리부부가 사는 집.

하샘은 얼굴색은 맑았
으나 늘 생각이 가득
한 기본적으로 수심이 차있는 얼굴이었다.

교무부장의 지휘아래 학교의 모든 일과가 움
직이기 때문에 하샘과
말을 나눈 기억이 없다.

말하는 것이나 지시
사항을 들은적은 있을 것이다.

하샘은 아이가 없었다.
부인이 못낳는다는 것이다.

세월이 흘러 공립으로 모두 흩어지고 한번씩 예전에 같이 근무하던 사립때 샘들을 만나면 사립때 같이 근무하던 다른 샘들 이야기를 듣게된다.

하샘은 집밖 어디에선
가 아들을 하나 낳아가
지고 왔다고 한다.
그애가 커서 고등학생
이 되었는데 초등학교 다닐때만해도 무척 똑똑했다고 한다.

중학교 때부터 갑자기 아이가 모든일에 의욕
을 잃더니 이무것도 안하는 아이가 되었다
고 한다.

아이가 재학중인 학교
에 근무하는 샘말에 의하면 수업시간에 아무것도 안하고 맥을 놓고 앉아 있다고 한다.

하샘은 부탁한다고 신경써 달라고 하는데 도대체가 눈동자에 촛점이 없이 멍하게 앉아 있다고 한다.

심지어는 교복도 입혀준다고 한다.

"정말 안됐어."
"애가 맥아리가 없이 앉아 있는걸 보면"
"아무 의욕이 없어요"
"똑똑한 하샘 아이가 그럴줄을 어떻게 알았겠어."

그렇게 소문난 하샘의 집은 진즉에 없어졌다.
도로 쪽에 가까워서 앞집과 합해져서 커다란 빌딩에 가까운 건물로 바뀌었다.

그쪽 건물 뒤로해서 다시 한블럭 지난 골목길로 되돌아 나왔다.

거기에는 푸른맨션 다음으로 이사한 빌라가 있었다.

지금은 안다.
왜 그렇게 이사 다녀야 했는지.

그때는 몰랐다.
왜 일년만 되면 주인 아줌마들이 나가라고 하는지.

둔티 Jinnssam이다.

22평 실평수 16평 아파트에서 큰방은 아이가 있는 주인 부부
가 살고 작은 방은 Jinnssam이 살았으니

주인 이주머니들이 젊은 아가씨가 신경 쓰여서 계약기간만 끝나면 나가라고 했던 것이다.

한아파트에 살아도 아침에 세수만하면 하루종일 밖에 있다가 저녁때 집에 오면 방에 틀어 박혀서 화장실 갈때외에는 잘나오지도 않았었다.

빌라에서는 새벽같이 출근하고 밤늦게 퇴근하는 주인집 아저씨하고는 부딪친
적도 없어서 얼굴한번 본적이 없다.

토요일 오후나 일요일
에도 방문밖으로 잘 나오지도 않았었다.

방에서 책이나 읽고 원고지에 글을 쓰는게 전부였었다.

그래도 주인 아주머니
들은 직업을 가진 젊은 아가씨가 신경이 쓰였
나보다.

방세를 받는건 좋은데 신경쓰이는게 힘들었을 것이다.

지금은 원룸이란게 있어서 독립된 공간을 얻어 세를 살지만 그때는 그렇게 아파트 방한칸에도 세를 내주고 세를 살기도 했었다.

문제는 총각이 입주하
면 주인 남자가 싫어하
고 아가씨가 입주하면 주인여자가 싫어했었던 시절이야기다.

이사해야 할때마다 공업탑 주변 이곳저곳
참 많이도 방 보러 다녔었다.

나중에 꼭 방장사 해야
겠다는 생각을 그때 마음 먹었었다.

지금까지 인도하신 하나님.
가방 두개 가지고 내려와 두떼를 이루게 하신 하나님 정말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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