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울엄마 만나러 가요~ cheer up

영혼의 닻을 찾아서 2023. 3. 28. 10:24
728x90
반응형

<울엄마 만나러 가요 ~ cheer up>


12전에 잔다고 생각해도 잘안된다.
12시 훌쩍 넘겨 자러들어가서 눈이 떠졌다.

"오늘 할일이 뭐 있지?"

생각났다.
엄마 만나러 가는 날이다.
벌떡.
평범할수 있는 일상의 시작

양치.
가방싸기.
마실 음료수 만들기.
요즘은 히비스커스에 우유를 탄다.

신발을 신고 현관에서 생각한다.
뭐 빼먹은거 없을까?
신을 벗고 들어가서 가스 잠갔나 확인하고 황토방 침대에 불을 켜놨네.

모자있고 눈보호 선그라스 있고 필수템 눈썹이 없네 ~
오늘은 눈썹 붙이지 말고 가자 ~
가방에 펜슬이 들었을까?

천천히 쪽문으로 나갔다.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니 우와 눈앞에서 5004번이 출발하고 있었다.

"안돼.타야돼."

안타깝게 팔을 뻗었지만 야속하게 님은 아니 jinnssam을 울산역에 태워다줄 5004번 리무진 버스는 그 육중한 궁둥이를 서서히 움직이며 눈앞에서 멀어져 갔다.

"아흑 40분을 더 기다려야해. 아무거나 타고 따라가야겠다."

마침 도착하는 일반버스를 타고 신복로터리에서 내렸다.
내리니까 5004번이 로터리 신호등에 걸려 서 있었다.
잘하면 타겠네
모자를 벗고 전심전력 질주.
횡단보도에 걸려서 멈췄고 5004번 리무진 버스는 그렇게 또 지나갔다.

신복로터리 고속버스  타는 곳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일반버스는 안오는 곳이었다.

파란색 일반버스보다는 비싼 직행버스가 서는 곳.
울산역에 안가는 버스 일단 한대 통과.
다음에 오는 울산역에는 안가지만 근처를 통과하는 파란직행버스를 탓다.

틱 ~
이제 폰에 있는 카드를 단말기에 대고 끊는게 익숙해졌다.

"환승입니다"
"800원"

우하하 ~
이것도환승이 되넹.

기분좋게 앉을 자리를 찾아 두리번 두리번 ~
내리기 좋은 출입구 바로 옆에 아직 어린 청년?이 타고 있어서 얼릉 옆에 앉았다.

아뿔사  ~
담배진 냄새가 독하게 배어 있어서 숨쉬기가 곤란했다.
숨쉴때마다 코속으로 담배진 냄새가 쑥쑥  ~
폐가 담배진 냄새에 점령 당하는 느낌 ㅋ

고개를 통로 쪽으로 쑥빼고 창밖을 보니 이제 막 피어난 벚꽃이 싱그럽다.
거리의 가로수들도 아가야의 빛나는 웃음소리같은 새싹을 막 피워  올리고 있었다.
아 ~
이렇게 버스 승객으로 익숙해져 가는구나.
버스 타는게 이렇게 불편하지 않다면 차를 구입할 필요가 없는데
결국은 버스 타는 사람으로 살게 되는건가?
왠지 조그은 슬픈 마음이 들었다.

"그나 저나 이애는 왜 이렇게 지독하게 담배를 피울까?
무엇때문에?
무엇이?
이렇게 토하고 싶을만큼 피우는거지?
얼마나 힘들길레.
슬프고 버거워서?"
"담배진 냄새가 지독하다고 ~
토할것 같다고 말한다고 안피울까?"
"cheer  up 이라고 말해주고 싶은데 내리면서 말할까?"

이런 저런 궁리를 하고 있는데 택시 기사 분들에게 했던 전도 훈련이 생각났다.
우선 자연스럽게 말을 유도하자.

"이 버스타고 어디까지 가세요?"
"언양 버스 터미널까지 갑니다."
"언양터미널에 볼일이 있나봐요"
"그 근처에 갈일이 있어서요."
"아네 ~"
"언양중학교 나오셨나요?"
"아니요. 무거동 근처 학교 나왔어요."
"아네. 제가 언양중학교에 잠시 있었거든요."
"저밖에 벚꽃이 너무 이쁘지 않나요?"
"아 예 ~"
뭔 뜬금없는 소리냐는 표정이지만 벚꽃이 이쁘니까 아네 ~ 정도로 대답한다.
"그런데 벚꽃은 해마다 피지요?"
"네 봄마다 피지요?"
jinnssam 귀에는 뭔 소리냐는 듯 들린다.
"네?"
"봄마다 핀다고요."
"네 맞아요. 봄마다 피지요."
"아세요?  저 꽃보다 학생이 훨씬 이뻐요."
"왜냐면 저 꽃은 봄만 되면 다시 피지만 인생에 봄은 단 한번 뿐이라서 훨씬 더 아름답지요."
"학생이 훨씬 아름다워요"
"한번 뿐인 인생잊잖아요. 그래서 예전에 이런 시를 썼어요."
"꽃중에 그런 꽃이 없다하더이다. 자고 나면 방긋 방긋 날마다 달라지는 우리아가 꽃중에 그런 꽃이없다 하더이다."

 "젊을 때는 젊음이 얼마나 소중한지 잘 몰라요. 한번 뿐인 인생의 봄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cheer up!"

 "cheer up!"

 "이말을 해주고 싶었는데 뜬금포라 할까봐 ~ "
 "저기 대단지 아파트 앞에 논을 학교에서 임대 내놨는데 싸기는 하지만 임대 받아서 뭐해야 하죠?"
 "아 ~ 하우스 만들어서 야채 키우면 되겠네요."

 "한국자산관리공사 들어가면 임대하는 물건 나와요."

 

 버스에서 내렸는데 왠지 기분이 좋았다.

 버스 주민으로 살아가니까 이런 좋은 점도 있구먼 ㅋㅋㅋ

 

 ktx 가는 버스를 탔는데

 

 "환승입니다."

 

 멘트가 나오면서 금액이 0으로 찍힌다.

 왠지 뿌듯한 시작이다.

 워낙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이 많으니까 버스 타고 다니는 사람이 오히려 특별한 사람으로 느껴진다.

 

 이번에는 대전가는 기차표를 폰에 있는 앱으로 끊지않고 창구에 가서 끊었다.

 5분 후에 가는 기차표.

 화장실도 못가고 던킨에 가서 도너츠도 못산다.

 바로 플랫홈으로 나가 기차를 탔다.

 

 "언니. 몇시 차 타?"

 "지금 탔어."

 "8시 23분차. 9시 33분 도착."

 "ㅇㅇ"

 "그럼 오룡역에 10시쯤 도착하겄네. 그리 나갈게."

 "농협 앞에서 바."
 "ㅇ"
 "반석역에 잘못 내렸어. 다시 그리로 갈께."

 

 종착역이 반석역인 것을 모르고 오룡역 다음인 역에 내리고서는 반석역이라고 톡을 보냈다.

 

 "반석역에 내렸다고?"

 "ㅇㅇㅇ 딴짓하다가 오룡역을 지나쳤네. 얼릉 다시갈께."

 "30분 넘게 걸리는데."
 "아 ~ 반석역이 아니고 오룡역 지나서 바로 다음역에 내렸어. 지하철 오면 한정거장만 가면되여."

 "금방 갈께 미앙."

 

 천천히 걸어서 가다가 농협 앞에서 부터 뛰기 시작하였다. 늦었으면서 천천히 걷는다고 할까봐서 보이는 데서부터 뛰기 시작한 것이다.

 

 "아까 내릴때 보니까 9시 56분이던데."

 "지나치지만 안았으면 10시에 왔을텐데. 14분이나 늦었네. 지하철이 금방 안오더라구. 미안해."

 "어째 하나도 미안한 맘이 아닌데 말만 미안하다고 말하는거 같네."
 "아녀 ~ 아이 정말 미안합니다. 이렇게 말하면 진심인 것 처럼 보여?"
 "ㅎㅎㅎ"

 

 코스트코에 가서 필요한 생필품을 사고 jinnssam도 조금씩 덜어내서 한보따리 꾸렸다.

 필요한거 산다고 가서 이것 저것 사다보면 너무 많이 사고 혼자 먹으면서 다 못먹고 버거워한다.

 엄마네 생필품 사드린 거에서 한두개만 챙기면 충분히 필요 충당이 된다.

 

 엄마 집에서 식료품을 챙겨서 냉동실과 냉장실에 다 넣고 난 다음 점심 먹으러 갔다.

 쫑숙이 아는 집에서 갈비 전골을 먹었는데 갈비도 많이 들었고 맛있게 끓여 주어서 잘 먹었다.

 

 점심 후 뿌리공원으로 가서 족보를 진열한 전시관을 구경했다.

 우리의 뿌리를 다시 조명하는 시간.

 아무리 찾아봐도 jinnssam의 성씨 족보가 보이지 않아서 섭섭이가 살짝 찾아왔다.

 

 전시관 밖에 바람이 불어서 좀 쌀쌀하다고 엄마가 전시관 안에 의자에 앉아 계셨었는데 jinnssam이 사진 찍느라 시간을 지체했더니 출구쪽으로 입구쪽으로 다시 돌아와 보니 보이지 않으셨다.

 당황해서 여기 저기 둘러 보아도 보이지 않으셨다.

 벌써 전시관을 나와서 기다리시다가 추워서 다리를 건너가 햇볕이 있는 곳에 앉아 계셨다.

 쫑숙이는 짧은 다리 뚱뚱이 애견 미소를 데리고 산꼭대기에 있는 길을 따라서 산을 한바퀴 돌고 왔다.

 

 다음으로 태고사.

 가는 동안 쫑숙이가 뭐시기 저시기 ~ 엄마는 쫑숙이의 그 말에 장단을 잘 맞추신다.

 그 사이 석이와 jinnssam은 꾸벅꾸벅 조느라 고즈넉한 시골의 아름다운 풍경을 놓쳤다.

 

 태고사는 대둔산 정상 가까이에 있는 절이었는데 절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정말 좋았다. 

 올라가는데 약간 힘이 들 정도의 돌계단이 있었는데 엄마가 의외로 선방하여 잘 올라 가셨다.

 

 풍경 사진을 열심히 찍고 내려와서 대둔산 입구 쪽에 한방 찻집으로 갔다.

 쌍화차를 시켰는데 찐 한방차라서 태고사 올라갔다 내려오느라 허덕이던 몸에 힘이 났다.

 대전역에 도착해서 이제 기차를 타고 울산으로 내려 가고 있다.

 

 "엄마. 감사해요. 건강하게 지내고 계셔서 정말 감사해요."

 

 엄마랑 jinnssam 이랑 20살 차이라서 이럴 때는 정말 좋은 거 같다.

 기차 창밖으로 어둠 속에 동대구의 화려한 불빛이 가득하다.

 기차 여행.

 정말 좋은 것 같다.

 엄마를 만나러 간다는 핑게로 기차를 타고 어디인가를 다녀오는게 정말 좋다.

 

 쫑숙이는 아기 보는 일을 하고 있다.

 사이트 단디 핼퍼와 맘시터에 올려서 연락이 오면 면접을 본 다음 아기를 돌보는데 이번에는 4개월된 아기라고 한다.

 벌써 5 ~ 6년이 다 되어 간다.

 초등학생 아이들을 돌보거나 그때 그때마다 상황을 다르지만 잘하고 있다.

 

 기차 타고 가는 내내 헤드셋을 끼고 찬양을 들었는데 아직도 마음 한복판에서 찬양이 피어오르고 있다.

 좋은 거 같다.

 

 오늘 예수님과 동행 한 일.

 1. 담배 골초인 학생한테 야단이나 잔소리를 안하고 힘든 일이 있어도 힘내라고 말해준 일.

 2. 엄마를 만나러 간일

 3. 엄마를 만나서 쫑숙이랑 석이랑 다툼없이 잘 지내고 온 일.

 4. 제때 제때 기차를 타고 버스를 타고 집에 잘 도착한 것

 5. 하루 종일 찬양을 들은 것.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