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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루 아지sam .
영혼의 닻을 찾아서
2023. 4. 12.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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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루 아지sam>
별이샘이랑 차를 타고 쑥뜯으러 가고 오면서 서로의 공유 추억을 찾았다.
먼저 학창시절 ~
어떻게 서울생활을 했는지.
별이샘은 학구파 미술학도로 서울 주변의 산을 혼자 다니면서 스케치를 많이 하셨다고 했다.
어떻게 그렇게 다녔는지 지금이라면 무서워서 혼자 그렇게 못다닐것 같다고 말씀 하셨다.
"그때는 그렇게 다녀도 괜찮은 시절이었어요. 저도 아가씨 때 혼자서 정말 많이 쏘다녔었거든요. 요즘에는 안되지만요"
"맞아, 맞아."
우리는 같은 학번의 추억을 공유하고 있었다.
화제는 같은 학교에 근무하던 시절로 옮겨 같다.
"그때 제가 아지sam이랑 카플했었어요."
"아~ 아지sam이랑 도서관에서 한번 만났어요."
"샘 혹시 전화번호 가지고 계시면 저한테 좀 주셔요."
"아 ~ 네."

저녁때 톡이 왔다.
" 010 6*** 6538
아지sam하고 통화했어요~^^"
"네."
"샘. 아지 sam 폰이 아닌데요. 왠 젊은 남자 목소리가 ㅋ"
"엥 ~ 그래요?"
"확인해 볼께요,"
"에공 ~ 6538이 아니고 ****이네요. ㅠㅠ"
"미안해요 ~ "
"아니요. 덕분에 젊은 남자랑 통화??? ㅋㅋㅋ 우리 나이에는 다 그래요. ㅎ"
하룻밤 자고 아침 지나서 잊어버리고 있다가 이러다가는 그냥 넘어가겠다 싶어서 이제 전화해도 되겠지 싶어서 전화를 했다.

첨엔 누군가 싶은지 아지sam 목소리가 여전히 느릿하지만 누 ~ 구 ~ 세 ~ 요 조심스럽게 물어 왔다.
"샘. 저예요. 그동안 잘 지냈어요? 이제 제대했지요? "
들입다 들이댔는데도 바로 알아 들었다.
20년을 훌쩍 뛰어 넘어서 다시 그시절로 돌아간듯 떠들기 시작했다.
전화 받을 형편이 되는지 물어 봐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반가운 마음에 말이 먼저 나갔다.
"샘. 내 이름 저장 안되어 있어요? 그동안 폰이 많이 바뀌었나 보네요."
"아 ~ 네."
"아들 내미는 이제 다 컸지요?"
"네."
"어디서 지내요? 서울이나 부산이겠죠?"
"아니요."
"그럼 울산에 같이 있나요?"
"울산도 아니예요."
"그래요? 군대는 다녀 왔나요?"
"네. 군대 다녀왔어요."
" 아 그렇구나."
"샘은 학교는 언제 제대했어요?"
"그때 대공원에서 만났을 때 U여고에서 근무한다고 했어요. 아직 남아 있다고 했는데."
"지역 만기가 되어서 N고에 가서 3년 있다가 퇴직했어요."
"아 ~ 그랬구나."
"별이 샘이 도서관에서 만났다고 하던데."
"네. 도서관에 책빌리러 갔는데 별이 샘을 만났어요. 그때 별이 샘 따라서 도자기 만드는 공방에도 갔었어요."
"제가 살이 많이 쪘어요. 살이 쪄서 별이 샘이 잘 몰라 보더라구요."
"살이 쪘다고요? 상상이 안되는데요?"
"별이 샘도 학교 퇴직한지 6년쯤 되는 것 같던데요. 퇴직하기 전에 공방을 만들었다고 하더라고요."

"샘은 퇴직한지 얼마나 됐나요?"
"3년쯤 됐어요."
"저 지금 서울에서 살아요."
"네? 울산이 아니고요? 샘 남편도 같이 서울 가셨나요?"
"저는 퇴직하기 전 겨울에 서울로 이사를 왔고 남편은 계속 울산에 있다가 이번 겨울에 서울로 왔어요."
"그렇구나. 그럼 서울에서 뭐하고 있어요?"
"아무것도 안해요.그냥 놀아요."
"정말요?".
"살이 쪄서 요즘은 좀 빠지기는 했는데 ~ 내내 아파요."
"어디가 아픈데요?"
"허리가 아파요."
"허리는 옛날에도 아팠잖아요."
"네 그때도 아팠는데 지금도 아파요."
"그렇구나. 우리 남편도 아파서 추나요법에 경주에 가서 뼈맞추는 것도 하고 한약도 많이 먹고 물리치료도 하고 등산도 다니고 지금은 괜찮아요. 한번씩 파스를 붙이기는 해요."
"저는 여전히 아파요."
"그렇구나."

"별이 샘이 그러는데 한번씩 서울 올라온다고 하던데요."
"아 ~ 네. 두어달에 한번씩? 서울이 아니고 경기도에 올라가는데 40년 전에 알던 샘이 서울에 애들 집에 가있는데 둘이서 19년도에 북유럽 10박 12일 같이 다녀왔거든요? 경기도에 올라가도 바빠서 그샘을 만나지 못하겠더라구요."
"서울이 아니고 경기도네요."
"ㅋㅋㅋ 우리한테는 저 윗쪽은 다 서울이예요. ㅋㅋㅋ"
"그럼 아지sam은 서울에서 혼자 살았나요?"
"네."
"정말요?"
"혼자 살면 안되나요? "
"아니, 그런건 아니지만."
"결혼안한 남동생하고 같이 있었어요."
"아 ~ 아. 그럼 친정 엄마는 울산에 계시나요?"
"엄마는 경기도에 사는 여동생 집에 계셔요."
"그럼 울산에는 아무도 안사네시요."
"네.".

샘의 목소리가 활발하게 ~ 속으로 굴리는 듯한 목소리가 참 듣기 좋다.
맘 놓고 수다를 떤다.
"샘 내가 블로그를 쓰거든요. 오늘은 샘 이야기를 써야겠네요. 샘 이름은 무얼로 할까요?"
"교회 구역식구였던 친구는 혜경이라고 불러 달라고 하더라구요. 그 이름이 좋다고. 공방 샘은 별이샘이라고 하고 있어요."
"음 ~ 아지라고 할까요?"
"그래요. 아지sam이라고 할께요. 티스토리인데 쓰고 나면 샘한테 보내 드릴께요. 못썼어도 잘 썼다고 하고 잘 썼어도 못썼다고 이야기 해줘요. ㅋㅋㅋ"

한참 수다를 떠는데 급한 목소리
"샘 전화 끊어야겠어요."
"아 ~ 네."
전화기 저쪽에서 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멀리서 들린다.
아마도 병원접수처에서 샘이름을 부르는 것 같다.
조금 더 수다를 떨었으면 좋았을텐데 조금 아쉽지만 그런대로 해갈은 한 것 같다.

아지샘은 멋진 샘이다.
진정으로 슬로우 라이프를 몸으로 실천하는 분이다.
말도 생각하는 것 처럼 천천히 ~
걸음걸이도 천천히 ~
행동도 슬로우 슬로우 ~
그렇다고 할말을 안하는건 아니다.
천천히 꼭 해야 할 말은 다한다.
생각을 하면서.

천천히 걸어 다닌다고 시간에 늦는 것도 아니다.
천천히 다니는 것 같은데도 어디든 제 시간에 다 가 계신다.
처음에는 jinnssam은 그 속도를 못 맞췄지만 점점 더 아지sam의 걸음속도를 맞추게 되었다.
어디를 갈 때 조금 천천히 간다고 제 시간에 못가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천천히 다니면서 마음의 조급함을 없앨 수 있었다.

행동도 슬로우 슬로우 ~
슬로우라고 할일을 못하는 것도 아니다.
아니 오히려 여유있게 제때 제때 필요한 일을 다 할 수가 있다.
그런 마음의 여유가 부러웠다.
아무나 그런 여유를 가지고 있는게 아니다.
아지sam은 아무나 가질 수 없는 그런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계신 분이셨다.

안타까운 것은 40에 회심하여 예수님을 만나고 택시 타고 다니면서 전도 훈련을 했던 jinnssam이 아지sam을 전도하려고 애썼지만 ~
"사실은 저 어렸을 때 교회에 다녔어요."
"대학 다닐 때에도 교회를 다녔어요.
그런데 교회에서 상처를 크게 받았어요.
이후로 교회에 안나가요."
"그러셨구나.
안타깝네요.
예수님은 우리의 상처를 싸매주시고 위로하시는 분인데요. 예수님의 위로를 구하셨나요? "
아지sam이 얼마나
상처를 받았으면 그 이후로 교회를 안나가게 되었을까?
"샘. 하나님을 떠나면 하나님의 보호하심이 없어져서 사단이 밀까불듯 힘들게 할텐데요."
"네. 힘들어요. 아이를 낳을 때 정말 힘들게 낳았거든요."
웃으면서 말하는 샘을 보면서 다시 교회에 다녀야 한다고 아니 예수님을 꼭 만나야 한다고 정말 간곡하게 말했을까?
모르겠다.
교회 화장실에는 같이 다녔던 것 같다.
교회 홀에는 들어 갔던것 같은데 거기까지 였던 것 같다.
아지sam을 다시 교회로 그리고 예수님을 만나게는 못했던 것 같다.

2년동안 출근에는 샘의 남편이 태워다 주고 퇴근에는 jinnssam차를 타고 같이 집에 왔었다.
차를 타고 퇴근하면서 차안에서 그때 유행이었던 '구구단을 외자, 구구단을 외자'를 하기도 했었다.
아지sam은 어땠는지 모르지만 함께 하는 동안 정말 좋았다.
샘 말마따나 벌써 20년전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전도를 못한게 안타까울 뿐이다.

전도를 하면 샘은 맑은 얼굴로 웃고는 했었다.
연예인처럼 생긴 남편과 함께 서 있는 아지sam.
둘은 정말 잘 어울렸다.
대공원에서 만났을 때 저녁마다 산책을 하는데 공원 중간 쯤에 있는 두개의 플라타너츠 나무가 두사람의 나무라고 남편이 말한다면서 말갛게 웃었다.
몇일 전에 그 나무 사진을 찍는데 또 샘이 말한게 생각났다.

샘은 독서를 참 많이 한다.
교회를 다니고 예수를 믿는다면서 엄청 속물인 jinnssam이 읽던 투자 관련 책을 재미 있다면서 읽으라고 주면
"이게 왜 재미 있어요? 뭐가 재미 있는지 이해를 못하겠네요. 책에 줄까지 그어가면서 읽었던데."
샘은 책을 참 많이 읽는다.
jinnssam에게는 좀 어려운 책인 것 같다.
역사 관련 책이나 역사의 뒤안길 또는 역사에 가려진 이야기 역사적 인물등 전공관련 책을 많이 읽으셨던 것 같다.
jinnssam에게 재미 있다고 빌려주면 읽기는 읽어도 투자 책보다는 덜 재미 있었던 기억이 난다.

요즘도 책을 많이 읽고 계실 것 같다.
jinnssam은 책보다는 유튜브나 뉴스를 많이 보고 있다.
책을 더 읽어야 하는데 마음 뿐이다.
"아지sam.
여전히 책을 많이 읽고 있나요?
그때 선생님 집에 5살 꼬마가 이제 25살 청년이 되었네요.
온갖 자동차 이름을 다 외우던 꼬마였는데요.
지나가는 차를 보고 '스타랙스 지나간다.'라고 말하던 꼬마 생각이 나네요."

아지sam은 여전히 슬로우 슬로우 템포로 걸어다니면서 매일 매일 책을 읽고 있을 것 같다.
말갛게 웃을 줄 알고 굴리는 듯한 목소리로 천천히 말을 할 것 같다.
살이 많이 쪘다지만 별이 샘이 볼때에는 적당히 보기 좋을 정도였다고 말했었다.
보기좋은 모습으로 잘 지내고 있을 것 같다.
주어진 일들을 포용할 줄 알고 품을 줄 아는 아지sam
앞으로도 건강하게 지내셔요.
슬로우 슬로우 ~
예수님은 꼭 만나시구요.
요즘처럼 심난하게 빨리 빨리 말하고 다른 사람 마음 아프게 하는 일이 많은 세상에서 샘처럼 천천히 천천히 하는게 얼마나 멋진가.
절대로 아무나 흉내낼 수없는 아지sam만의 매력이다.
전화 친절하게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또 언제 수다떨고 싶으면 통화해요.
하이루 아지s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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