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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한번씩 피크닉을
영혼의 닻을 찾아서
2023. 4. 21.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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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한번씩 피크닉을>
봄 볕이 따스하다.
놀이터에 아이들이 몰려나와 뛰놀고 있다.
미끄럼틀에 메달려 노는 아이들과 과자를 먹으면서 개미집을 관찰하는 초등학교 1학년 여자애와 남자애.
과자 부스러기를 개미굴 앞에 뿌려주고 언제 가져가나 들여다보고 있다.
이제 개미들도 인스탄트 과자에 맛들이면 인스탄트에서 벗어날 수 없을거다.
그 강력한 맛에서.
ㅋㅋㅋ.
나사리 해수욕장.
오늘 가기로 한 소풍장소.
원래는 어제 가기로 했는데 별이샘네 아파트에 전기가 누전으로 나가서 수리하느라 하루 미루어 오늘 가게 된 것.
길치인 jinnssam은 길 안내에 잼병.
네비를 틀어놓고도 잘 볼줄 볼라서 어리벙벙 ~
그나마 별이샘은 jinnssam보다는 조금 나은 듯.
국도로 폰에 지도를 열어놓고 자동차 전용도로로 가고 있다.
ㅋㅋㅋ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된다.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내려보니까 남창이다.
여전히 네비 무시하고 알고 있던 구도로로 진하까지 갔다.
진하에 간 김에 근처에 산다는 별이샘 도자기 단기 제자네 집에 들려서 차를 한잔 대접 받았다.
꽤 큰 대지와 공장과 사업을 하고 계시는 여장부.
마당에 야생화들이 어여쁘다.
여기 저기 구경 다니는데 제법 넓은 땅.
도자기 가마도 커다란게 놓여 있다.
구워놓은 도자기도 많다.
제자들도 많은 낌새.
별이샘 작품을 보다가 제자님 작품을 보려니 많이 낯설다
작품마다 도지기를만드는 이마다 작품의 색깔이 다 다른게 정말 신기하다.
그곳을 떠나서 네비가 가르키는 대로 진하가는 길목까지 가서 새로운 도로에 차를 올렸다.
원래 남창에서 올려야 하는데 네비 무시하고 달려와서 제자집에 들렸고 이제야 새로운 도로에 올리는 거다.

낯익은 나사리 해수욕장 도착.
운전을 하시는라 배가 고프신가부다.
체격도 작으시지만 위도 작으셔서 많이 못드시고 자주 드시는 스타일.
"뭐 좀 먹자."
"네."
"나사리 식당으로 가요."
"식당에 밥이 맛있다고는 못하는데 뷰가 좋아서 한번쯤은 가볼만 해요."
밖에서보는 나사리 식당은 영업을 하는지 마는지 ~
좁은 나무 계단을 통과해 2층으로 올라가면 ~
와 ~ 우.
바다가 한눈에 달려온다.
눈앞에 펼쳐진 수평선에서 바다가 한꺼번에 달려와 눈앞의 창문에서 멈춘다.
밥은 안먹어도 저풍경을 포기할 수는 없다.
밥이 맛없어도 저풍경을 보면서 밥을 먹고 싶다.
마치 추위에 달달 떨면서 미니스커트의 멋을 포기하지 못하는 것처럼.
폼생 폼사.
맛집의 음식맛을 포기하고 뷰맛집의 뷰를 선택한 것.
한번쯤은 음식맛을 포기해도 될 정도의 뷰.
봄볕에 빛나는 푸르른 바다의 빛이 눈 앞에서 매혹적으로 유혹한다.

주로 아베크 족들이 음식맛을 포기하고 선택하는 곳.
별이샘과 jinnssam도 오늘은 맛집대신 선택한 뷰.
다른 젊은 아베트 족들처럼 창문 앞에 앉아 저 넓은 마다에 매료된다.
작은 가슴이 바다로 가득 체워진다.
그 누가 이 아름다운 바다를 포기할 수 있을까?
폭풍전야에 검푸르도록 무섭게 속으로일렁이던 파도.
태풍이 불어 올때의 바다는 흙탕물에 가까운 색깔로 서서 걸어온다.
육지에 다다르면 온몸을 육지에 내던지면서 부딪혀온다.
평소에 절대 바다가 오를수 없는 땅까지 파도가 뒤덮힌다..
오늘 우리는 소풍을 왔다.
봄볕이 따사로운 오늘의 바다는 눈부시고 푸르른 빛으로 다가온다.
누구라도, 어떤 사람이라도 저 푸르른 눈부심을 표현할 수 있을까?
하나님이 만드신 저 아름다움을 어떻게 다 표현할 수 있을까?
그저 비슷하게 흉내낼 뿐.
전도하려다가 별이샘을 만나서 직장동료에서 월요일에는 스승과 제자로(별이샘이 제자로 받아주실지 모르지만 jinnssam은 스승으로 모시고 싶다.)
인생에서 선생이 아닌 진정한 스승을 만난 사람은 행복하다고 했다.
22년도 연말부터 23년도 새해에는 무엇을 하며 어떻게 보낼까 고민을 했었다.
무엇인가 시작하고 해야하는 것이 아닐까?
교회에서 목요전도가 방학을 끝내고 다시 시작되면서 전도하러 나갔다가 만나게 된 별이샘.
하나님의 예비하심.
다만 감사함으로 그 궁정의 문을 지나갑니다.

별이 샘과 일주일에 한번씩 피크닉을 간다.
피크닉이야 자주 다니고 싶지만 혼자 다니기는 그렇고 별이샘과 일주일에 한번씩 다니니까 딱이다.
소풍을 간다.
일주일에 한번씩.
소풍을 다니면서 지난날의 동료에서 친구로 자리잡아 가는 중이다.
작고 작은 우리들의가슴.
오그라들때로 오그라든 우리들 마음의 그릇에 빛나는 푸르고 힘찬 바다를 가득 가득 담고 담고 ~
바로 옆에 호피폴라(Hoppípolla 아이슬랜드어로 “감사”라는 의미)
카페를 갔다.
주문한 커피와 허브차를 들고 이층으로 올라갔다.
입구에서 같은 아파트 같은 통로에 사는 이웃주민을 만났다.
"ㅎㅎㅎ
여기서 다 만나네요."
이웃 아주머니의 웃음소리가 호쾌하다.
별이샘은 우아한 포즈로 스케치를 시작.
그림에 몰두한 별이샘의 히끗히끗한 머리가 너무 멋있다.
본인은 본인이 저렇게 멋진 사람이란 걸 알까?
jinnssam은 별이샘이 질색 팔색 말만 꺼내도 스트레스 받는다는 주식창을 열고 들여다보다가 손에 든채 그대로 잠이 들었다.
눈을 떠보니 손에 그대로 창을 열어놓고 잠이 들어 있었다.
신기하다.
평소에 점심을 먹고나면 식곤증으로 잠시 잠이 들고는 했었는데 카페에 와서도 변함없이 잠이 든것.
"왜 글을 안써요? 오늘 키판을 안가져 왔어요?"
"아니요. 가져왔는데 잠이 들어버렸네요."
그때서야 정신이 들어서 키판을 꺼내서 쓰기 시작했는데 정신이 덜 들었는지 뭐를 썼는지도 모르겠다.

바다를 바라보며 비몽사몽 오락가락 ~
바다의 빛속에 잠겨있는동안 샘이 그림을 다 그리셨다.
샘의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찍는다고 찍었는데 제대로 찍지를 못했다.
사진 포기.
선생님이 그림을 보여 주시길레 재빨리 찰칵.
샘은 질색을 했지만 보여주실 때 얼릉 찍세.
마음 변하기 전에.
선생님의 그림은 볼 때마다 감탄을 자아낸다.
그런데도 별이샘은 만족을 못하신다.
너무나 멋진데 샘은 마음에 흡족하지 않으신가부다.
동유럽 여행 다니면서 작은 스케치 그림을 몇장 샀었다.
선생님처럼 이렇게 멋진 그림들이 아니다.
가벼워서 훅 불면 날아갈듯한 그림들이었다.
별이샘은 한번 그린 그림위에다 자꾸 보태서 그렇다고 말하면서 만족하지 못한다.
"샘. 머리 커트를 할 줄 모르는 사람은 커트를 한데다 자꾸 손을 대면 쥐파먹은 것처럼 되지만,
커트를 잘하는 사람은 한번 자르고나서 손을 대고 정리할수록 머리 모양이 멋져지잖아요."
"선생님 작품은 손을 댈때마다 멋져져요."
"선생님의 고뇌가 덧입혀지고 스며 나오는 것 같아요."
"지금 그리는 그림들을 모아서 나중에 책 내요."
"아냐. 뭘 책을 내. 발표 안할거야."
"샘. 제가 쓴 소설을 책으로 20권을 만들어서 가장 가까운 사람들 몇명에게만 나눠줬어요.
샘도 스케치 그림을 책으로 20권 정도 만들어서 주변 가까운 이들에게 나눠주고 손녀한테도 물려줘요."
"그 어떤 유산보다도 멋진 스케치 그림 책을 남겨 주는게 얼마나 멋진가요?"
"손녀가 그 그림을 볼 때마다 할머니를 떠올릴거예요."
국도를 따라 집으로 돌아오면서 잿골 도요 갤러리가 있어서 차를 돌려 들어갔다.
주인없이 문이 열려있다.
도자기를 잘모르는 jinnssam이지만 도자기 분위기가 단정하다.
단정하지만 여운이 남지않을 정도로 넘 깔끔하다.
도자기 작품마다 작가마다 분위기가 다 다른게 신기하기만하다.
이런 말을 꺼낼수있는건 초짜의 어리석음 때문이리라.
오늘 소풍은 여기까지.
바다 ~
바이바이 ~
벌써부터 다음 주 소풍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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