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칼럼/국내여행
비몽사몽, 손 내밀어 보는 하루 - 목포에서 1004섬으로 가는 길
영혼의 닻을 찾아서
2025. 5. 26. 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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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무 사이로, 마음이 먼저 떠나는 여행
비몽사몽, 바다 위에 손을 내밀다
새벽빛 안개가 내려앉은 목포항
멀리 케이블카와 유달산 실루엣
항구에서 천천히 출항하는 배
흐릿한 윤곽의 섬들과 안개 낀 바다
손을 내밀어 바다를 느껴본다.
때론 꿈인지 현실인지 모를 하루가 있다.
목포항에서 1004섬으로 향하는 배를 기다리며,
바다 위로 살며시 손을 내밀어본다.
새벽빛에 젖은 바다는 마치 누군가의 숨결처럼 포근하고,
낯선 듯 익숙한 파도 소리는 마음을 흔든다.
목포,
섬으로 향하는 시작점
목포는 땅의 끝이 아니라,
섬으로 이어지는 시작점이다.
갯벌 냄새 섞인 바닷바람,
정박한 배들,
유달산 아래 고즈넉한 거리들이 여행의 첫 장면을 만들어준다.
이곳에서 시작된 하루는 자연스럽게 비현실의 문을 연다.
1004섬,
그 이름만으로도 시(詩)
1004개의 섬이 모여 천사의 날개를 펼친 듯한 신안의 바다는
이름만으로도 시(詩)가 된다.
안좌도, 자은도, 반월도…
섬의 이름을 부르는 것만으로도 풍경이 마음속에 펼쳐진다.
하늘과 바다가 만나는 그 경계에서,
모든 것이 천천히 흐른다.
섬으로 가는 배 위에서
목포에서 출발한 배는 바다 위를 조용히 미끄러진다.
파도에 일렁이는 햇살,
저 멀리 다가오는 섬의 실루엣,
그리고 불쑥 찾아오는 그리움.
이 여정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감성의 항로를 따라가는 여행이다.
내 마음도 함께 떠난 하루
섬에 도착해 모래 위에 앉았을 때,
문득 깨닫는다.
오늘 하루,
내 마음은 이미 그 너머에 닿아 있었다는 걸.
그 모든 순간들이,
비몽사몽 속에서 손 내밀어 잡은 진짜 나의 하루였다는 걸.

낭만의 도시
1004의 섬으로 떠날 수 있는 오래된 도시.
벌써 밖에서 자는 한데 잠이 일주일이 다 되어 간다.
그동안의 강행군으로 점점 피로가 쌓여가고
스트레스도 빨간 색갈로 올라간다.
어제 저녁 시내 숙소에 전화를 했다.
앱 사이트 예약은 당일 예약이 불가해서 현지에서 바로 전화를 눌렀다.
"비용이 어떻게 되나요?"
앱에 줘야 하는 비용을 빼주니까 앱보다 저렴하다.
모텔을 찾아 갔다.
오래된 도시답게 모텔이 모여 있는 지역으로 네비가 안내를 한다.
호텔급 모텔이 다닥 다닥,
게중 외관이 깔끔하고 괜찮은 곳 아무데나 전화를 해서 비용을 물어보고 숙소를 정해도 될듯.
전화를 한 곳으로 찾아 가니 깔끔 깔끔 외관부터 안심이 된다.
내부도 안심 안심.
모텔다운 모텔 좋으다.
숙소를 정해 놓고 가방을 넣어 놓고
음식점을 찾아 나섰다.
우리 둘다에게 낯선 도시.
늦은 시간이라 무조건 번화가를 찾아서 달렸다.
오래된 도시의 오래된 번화가라서 늦게까지 식당들이 열려 있을텐데도 조바심치며
사람들이 가득 들어 앉아 있는 식당을 찾아 만족스럽게 아구아구
모텔로 돌아와서
바로 잠이 들지 않아서 배부른 데도 허기때문에 우걱우걱
아침에 씻기로 하고 피곤한 몸을 뉘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컨디션이 말이 아니었다.
턱밑까지 미식미식 답답.
씻으려고 천천히 움직이면서
물 한모금 마시는 것도 힘들었다.
차를 타고 갓 바위 주차장에 도착했는데
차안에서 일어날 수가 없었다.
"이렇게 아픈 날이 생기는구나."
오래된 생각을 했다.
아이들이 체해서 힘들어하는데도 먹으라고 강요했었던 생각들이 떠올랐다.
토했다고 또 먹으라고 했었던 일들이 생각났다.
실제로 먹였었나? 그러지는 않았었던 것 같은데 아무튼 무식한 여자였다.
나란 여자가 이렇게 음식에 체해보니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이제야 깨닫게 된다.
살면서 무식한 일을 한게 음식 뿐이었을까?
가끔 뒤돌아보면 스스로가 부끄러울 뿐이다.
흘려봐야 아무 소용없는 눈물이 마음으로 부터 흐른다.
1004개의 섬을 찾아갈수나 있을까?
찾아 간다고 해도 볼수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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