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와 전도/자기 계발
새벽 2시, 갑자기 팝콘이 필요해졌다"
영혼의 닻을 찾아서
2025. 6. 1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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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못 이루는 밤의 작은 위로,
팝콘 튀기는 소리
한밤중,
모두가 잠든 고요한 시간.
배가 고프다기보단,
뭔가 바삭한 소리가 듣고 싶었다.
냄비를 꺼내고,
옥수수알을 붓고,
뚜껑을 덮었다.
'톡, 툭, 팡!'
잠시 후 부엌에 울려 퍼지는 작은 폭죽들.
오늘 밤,
나는 팝콘을 튀겼다.
모두가 잠든 시간이었다.
창밖은 잔잔했고,
집 안은 더 조용했다.
불 꺼진 거실에 앉아 멍하니 있다가
문득,
뭔가가 먹고 싶어졌다.
배가 고픈 건 아니었다.
그냥,
바삭한 무언가가 필요했다.
입안이 아니라 마음이 허전해서.
부엌으로 천천히 걸어가
오래 전에 사둔 팝콘용 옥수수알을 꺼냈다.
냄비를 올리고,
기름을 살짝 두르고,
알갱이를 부었다.
뚜껑을 덮자마자 부엌엔 고요한 긴장이 감돌았다.
"톡."
"팡."
"투두둑."
처음은 낯설고 조용했지만
점점 빠르고 경쾌해지는 튀는 소리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그 소리가 참 좋았다.
누구를 기다리는 것도,
누가 기다려주는 것도 없던
이 한밤중에 들려오는 생기 있는 소리.
불을 끄고,
뚜껑을 열자
고소한 냄새가 부엌 가득 퍼졌다.
그 냄새는 허기보다 위로에 가까웠다.
작은 그릇에 옮겨 담고,
거실로 돌아왔다.
하얀 소파에 앉아
따끈한 팝콘 한 알을 입에 넣었다.
바삭,
하고 터지는 순간.
아무 일도 없었지만,
왠지 모르게 오늘이 괜찮아졌다.
이런 밤도 나쁘지 않다고,
살짝 웃어도 되는 밤이라고,
누군가 내게 말해주는 듯했다.

한밤중에 잠이 깨었다.
애써 잠이 들어보려 노력했지만 감고 있는 눈속으로 의식이 더욱 또렸해진다.
잠들려고 애쓰지 말고 그냥 일어나자.
거실에 나와서 시계를 보니 2시다.
몇시간 잤지?
새벽기도회를 다녀와서 그대로 돌아 다녀서 피곤했나부다.
8시 조금 넘어서 잠이 들었다.
6시간을 잤다.
밤중에 잔 것 치고는 충분히 잔 것.
소파에 앉아서 멍때리고 있었다.
노트북도 켜기 싫고
티비도 켜기 싫다.
뭔가가 먹고 싶기는 한데
무얼 먹지?
저녁에 누군가가 팝콘 이야기를 한 것 같은데?
팝콘을 튀기자.
우묵한 팬을 하나 꺼내서 옥수수 알갱이 남은 걸 다 붓고 가스 불을 켜고
뚜껑을 덮었다.
조금 있으니 팡팡 소리가 난다.
불을 줄여 콩불로 만들고
후라이펜을 들어서 흔들어 주었다.
골고루 팡팡 소리가 나도록 튀길려면
후라이펜을 한번씩 들어서 흔들어주면 된다.
처음에는 뚜껑을 닫아 주어야 한다.
그래야 옥수수 알갱이가 후라이펜 밖으로 튀어 나가는 걸 막을 수 있다.
팝콘이 튀겨져서 팝콘이 후라이펜 위를 다 덮으면 뚜껑이 없어도 밖으로 튕겨 나오지 않는다.
이젠 후라이펜을 흔들어서 밑에 있는 옥수수 알갱이들이 타지 않도록 한다.
이제 팝콘이 후라이펜을 한가득 체운다.
그릇에 담아 가지고 거실에 앉아 야금 야금
티비를 켜고 볼만한 영화가 있나 찾아서 틀어 놓고
팝콘을 먹으면서 영화 한편을 다 보고 나면
자고 싶지 않아도 저절로 자고 있는걸 알게 된다. .
행복한 하루의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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