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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보건요원2

스물세살의 수채화 5. 청자의 완성 점심을 먹으러 집으로 올라가서 쌀 한주먹을 솥에다 올려놓았다. 방에 들어가서 책을 읽다가 비록 반찬은 김치와 고추장과 참기름뿐이었지만 방금 지은 따스한 밥을 정말 맛있게 먹었다. 점심상을 치우고 마루 끝에 앉아 따스한 햇볕을 쪼이면서 처마 끝에서 낙수가 떨어지는 모양을 바라보고 있었다. 연탄재가 부엌 옆에 나 앉아 있는 모양을 가늘어진 눈으로 쳐다보고 있는데 안방에서 누군가 빠꼼이 문을 연다. "희영이 아니니?" "밖에 안 나갔었어?" "예 재미없어서 들어왔어요." "영재는 어디 갔는데?" "애들하고 초등학교에서 놀아요." "너 심심하겠다." "좀 심심해요." 희영이와 마루 끝에 나란히 앉아서 닭 한 마리가 마당을 가로질러 빈 헛간으로 가서 헤집는 것을 바라보았다. 그곳 처마에서도 낙수.. 2022. 8. 13.
< 홀로 선 버드나무 > 44. 에필로그 1. 가슴에 처음으로 남자의 가슴팍을 느끼게 했던 그 사람은 단 한 번의 눈짓도 보여 주지 않고 단 한 번의 눈길도 주지 않은 체 가버렸다. 가버리는 그 뒷모습을 단지 그냥 보고 있었다. 그 너무 잘 생긴 얼굴이 그리고 그 엉성한 걸음걸이가 차츰 따스해져 가던 눈빛이 모두 마음에 들었다. 그 가슴에 매달릴 수 있기를. 처음으로 남자를 느끼게 했던 그 사람은 단 한 번의 눈짓도 보여 주지 않고 단 한 번의 눈길도 주지 않은 체 가버렸다. 가버리는 그 뒷 모습을 단지 그냥 보고 있었다. 아니 가버리고 나면 그 공허함을 견딜 수 없을 것 같아서 먼저 떠나 왔다. 악수도 해 본적 없고 손도 한번 잡아 보지 못한 사이지만 혼자 남아 있게 된다면 폭발할 것 같아서 먼저 떠났다. 혼자서는 견딜 수 없.. 2020.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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