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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4

스물세살의 수채화 6. 첫날 늦은 아침을 먹고 여전히 지각하는 집 앞 교회에서 주일 예배를 드렸다. 남보다 일찍 집으로 돌아와서 동생들로부터 교회 갔다 왔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오후에 잠깐 성모 병원에 근무하는 친구 선아를 만나 시내까지 걸어갔다가 서점에 가서 계간으로 나오는 미술잡지를 사고 걸어서 집으로 돌아왔다. 만나서 옷가게를 뒤지고 선아의 남자 친구 이야기에 주변에 있는 동창들 이야기를 나누거나 잡다한 일상사를 나누는 대학 때 절친. 지난해부터 선아에게 남자 친구가 생기는 바람에 이야기 도중에 화제의 한계가 생기거 선아가 절제하는 언어의 벽에 부딪치고는 한다. 영숙이의 솔직성은 병적이라고 할까? 상대 편에서 무엇인가 하고 싶은 말을 안 하고 참는다든지 대화에 한계선을 긋는다 할 때에는 불투명한 불쾌감을 느끼고는 한.. 2022. 8. 14.
< 홀로 선 버드나무 > 17. 난로와 침묵 새벽에 버스를 타고 청산에 도착하였다. 버스 정류장에 내려 거울을 보니 안색이 참 나빴다. 기분이 좋지 않아 소음 밖으로 나와서 길가에 앉아 버스를 기다리다가 지나가는 관광버스를 잡아 탔다. 청성에 들어오는데 저만큼 앞에서 누군가가 뒤돌아 보고 있었다. 한참 쳐다보니 지소장님 같았다. 고개를 돌리길래 잘못 봤나 보다 생각하며 바라보고 있으려니 다시 돌아다본다. 그때서야 지소장님 임을 확인하고 인사를 하였다. 가족계획실에 용인 아저씨가 전에 쓰던 난로를 손질하여 설치하였다. " 진료실에도 난로를 놓아야겠어요. " " 전에는 안 놓고 가족계획실 난로를 같이 썼어요. " " 추워서 진료를 어떻게 합니까? " " 난로도 없는데요? 사 와야 해요. " " 우선 내 돈으로 사고 나중에 보건소에 이야기하죠 뭐! 누가.. 2020. 1. 3.
< 홀로 선 버드나무 > 11. 윤선생님 윤선생님이 오셨다고 청산으로 모두들 점심 먹으러 나갔다. 청산면에서 음식점을 찾아 걷는데 뒤에 오는 일행들의 시선 중에서 유독 선생님의 시선이 영숙이의 줄 나간 스타킹을 바라보는 것 같아서 할 수만 있다면 땅 속으로 스며들든지, 아니면 어디에라도 숨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줄 나간 스타킹이나 남의 시선 따위에는 무감각하던 영숙이가 갑자기 스타킹에 신경이 쓰이다니. 음식점을 알아 놓고 양품점에 가서 스타킹을 사서 갈아 신고 돌아와 보니 음식은 아직 나오지 않았고 커다란 감나무가 있는 음식점 뒤뜰에서 한가한 농담들만 주거니 받거니 하고 있었다. 뒤뜰에는 커다란 개 한 마리가 감나무에 매여 있었다. 영숙이가 아무 생각 없이 나무 곁으로 다가섰더니 개가 짖으면서 달려드는 바람에 어찌나 놀랐는지 높은 소프라노로.. 2019. 12. 28.
< 홀로 선 버드나무 > 10. 만남 지금 오는 비는 가을비. 외로움에 맞는 비 고요함 너머에 있는 기다림 지금 무엇을 기다리나. 아무도 없다는 쓸쓸함 누군가가 기다리는 곳으로 향하는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눈물이 나도록 외로워 했다. 외로움. 외로운 가을. 홀로 선 버드나무만큼이나 외로운 가을. 외로운 가을날. 창문 앞에 서서 창 밖의 홀로 선 버드나무가 된다. 농촌 지도소. 첨단 농업기술과 영농 방법을 보급하고 농촌 생활을 개선하는 농촌 지도 사업을 시, 군 수준에서 담당하는 농촌 지도기관. 중앙의 농촌진흥청, 도 수준의 도농촌 진흥원, 시. 군의 농촌지도소의 3단계로 1975년 이후에는 각 읍. 면마다 지소를 두었다가 군 농촌지도소에 통합되었다. 농촌지도소의 직원은 전국 평균 17명, 지소에는 3명이 있으며 전국적으로는 7600명에 .. 2019.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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