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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일조 2>
어렸을 때 부터 엄마가 늘 돈 때문에 고민하는 모습을 옆에서 보고 자랐다.
엄마의 기미가 가득한 얼굴에는 늘 수심이 가득했고,
소리 내서 활짝 웃는 모습을 본 기억이 없다.
당연히 월급 타서 엄마한테 드리는 것이 당연한 도리라고 여기던 시절이다.
아가씨 때 자취하는 집을 가려면 골목길에 있는 양품점 앞을 지나가야 했다.
양품점에 집에서 입는 예쁜 원피스가 걸려 있어서
"사고 싶다."
생각하면서도 참을 수 있었던 스스로를 기특하게 생각하고는 했었다.
버는 법만 배웠지 쓰는 법을 배우지 못한 것이다.
십일조 ~
쓰는 법을 배우지 못한 영숙이가 십일조를 다 하다니......
말도 안된다.
어쨌든 십일조를 하고 있었다.
그것도 수입과 상관없이 정액제로 하고 있었다.
IMF때에는 월급이 줄었는데도 마이너스 통장에서 십일조를 하였다.
철희는 항상 지갑에 돈이 들어 있었고,
영숙이는 항상 지갑에 돈이 없었다.
급할 때 한번씩 철희한테 돈을 빌려 달라해서 만원씩 얻어 쓰고는 하였었다.
십일조를 하는 것을 알고서는 만원만 빌려 달라고 하면
"하나님한테 빌려 달라고 해"
하면서 빌려 주지 않았다.
집을 짓는 일도 쉽지는 않았다.
하나님이 물질을 허락하신다고 해도 집안에 돈을 쌓아 주는 것은 아니다.
믿음으로 주실 것을 믿고 한걸음 내딛어야 한다. .
아침 저녁으로 교회를 들락거리다 보니 교회 건축 하는 것을 지켜 보게 되었고,
그때만 해도 일정 평수 이하는 개인이 직접 지을 수가 있었다.
일단 삼촌과의 문제가 해결된 다음에 교회 건축을 하는 집사님에게 건축 상담을 하였고,
집사님은 아주 쉽다는 말투로
다 짓고 나면 천만원만 주라고 하였다.
그 즈음에 부흥회가 있었는데 십일조하고 이리저리 메꾸고 나니까 좀 여유가있었다.
기분좋게 부흥회에 참석하였는데 부흥회 강사가 한사람 한사람 나오라고 해서 기도를 해주었다.
부흥강사 앞에 앉았는데 기도하라고 하였다.
나도 모르게 큰소리로 방언기도를 하였다.
"남편 예수 믿어요?"
"아니요."
"그래서 이리 센 기도를 주는구나."
혼자 중얼중얼 하더니
낮에 월급이 남았다고 좋아했던 딱 그만큼 액수를 부르면서
헌금을 하라고 하였다.
혼자 속으로만 알고 있었던 그 액수만큼 헌금하라는 것도 놀라웠지만
오랜만에 월급이 남았는데 그걸 또 헌금을 하라니까 망설여졌다.
"해? 말아? 어쩌지?"
갈등했다.
부흥강사라서 헌금하는 것을 지켜 볼 것도 아니고 액수를 세어 볼 것도 아닌데 꼭 헌금을 해야하나.
갈등하다가 그냥 헌금을 했다.
그렇게 헌금을 한 다음 날.
피곤해서 보건실에 누워 있는데 천만원 주지 말고 오백만원만 주라는 소리가 들렸다.
그날 건축집사님을 남편과 함께 만나기로 약속해서 같이 교회로 가기로 했었다.
'천만원의 절반인 오백만원만 준다고 하라는데 어째야 하나.'
말할 자신이 없었지만 일단 꺼내기로 하였다.
집사님을 만나서 이야기 하였다.
"집사님이 도와 주시면 남편이 맡아서 지을 겁니다. 그리고 기도하는데 오백만원만 드리라고 그러든데요."
"아, 네. 오백만원만 주세요."
너무 수월하고 쉽게 허락하는 바람에 믿겨지지 않았다.
남편이 건축현장에서 집사님을 만나 목수를 소개받아 건축을 시작하였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그때 건축했던 모든 과정에서 발생한 영수증을 철끈으로 묶어서 보관하고 있었다.
그 영수증을 보면 몇일에 무슨 일을 했고
어떤 작업에 들어 갔으며
인건비는 얼마를 주었다는 것이 다 나와 있었다.
2018년도인가?
샐프 인테리어를 하면서 집안의 모든 물건을 정리하고 재활용했는데
철희가 그 영수증 버린다고 할 때 아쉽다고 생각하면서도 버리라고 했었다.
이렇게 티스토리를 쓰게 될 줄 알았다면 그대로 둘건데
한치 앞을 내다볼 줄 모르는 사람이다.
대신 최근에 지인이 전원주택을 건축하고 있어서 대충의 영수증 내역을 받아 놓은 것이 있어서 별도로 티스토리에 올릴 예정이다.
건축집사님에게 소개받은 목수는 무척 성실하고 괜찮은 사람이었다.
모든 것은 원만하게 진행이 되었는데 소개받은 설비아저씨는 농땡이여서 제때제때 일을 하지 않고 재꼈다.
그 바람에 날자가 하루이틀 늦어졌다.
철희는 옆에서 건축하는 다른 원룸들을 돌아 다니면서 구경하고,
참고로 하여 우리 집 설계에서 부족한 것을 고쳤다.
덕분에 오랜 세월이 지났는데도 다행히 구조적으로 좋은 건축을 할 수 있었다.
샷시를 할 때에는 견적 넣은 것 중에 너무 싼 것으로 해서 마음에 안든다고 철희가 반기를 들었다.
결혼해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무단 외박을 해서 영숙이가 새벽에 철희를 찾으러 갔더니 차속에서 자고 있었다.
회사에 다닐 때에는 알 수가 없었는데 같이 일을 해보니까 철희씨는 일에 있어서 만큼은 완벽주의자였다.
아무리 일 시켜 놓고 사우나에 가서 좀 쉬다 오라고 해도
일군들이 오기 전에 새벽부터 나가서
그날 일군들이 해야 할 일에 대한 준비를 미리 해놓았고,
일을 할 때에는 제대로 하는지 옆에서 지켜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었다.
원래 그런 줄은 알고 있었지만 정말 영숙이와 정반대의 성격이었다.
영숙이는 귀찮아 하면서 대충대충하는 성격이다.
믿고 맡겨 놓으면 다 끝났을 때 가보는 정도이다.
대출을 해서 집을 지으려니까 모든 단계에서 견적을 받아서 가장 저렴하고 단순하고 튼튼한 것으로 선택해서 썼다.
"전에는 지갑에 10만원만 있어도 엄청 많은 것처럼 느껴졌는데 이제 10만원짜리 수표가 만원짜리처럼 느껴져."
철희의 말이다.
"일도 신경쓰고 돈도 신경써야 하는게 너무 힘들다."
오랫동안 회사 생활을 해서 혼자 밥 먹고 혼자 일할 것을 결정해야 하고 혼자 남아서 뒷정리까지 해야 하는 것을 힘들어 했다.
3월에 시작해서 장마가 오기 전에 다 마쳤다.
딱 4개월 걸렸다.
청소하는 아줌마를 들이지 않고 화장실을 전부 영숙이가 청소를 하였다.
유리창이나 기타 틀 같은 것은 철희가 청소하였다.
학교 마치고 늦게까지 화장실 청소를 하고 집에 왔다가 교회에 기도를 하러 갔다.
그때 찬양을 있는 목청껏 부르고는 했었는데 철희는 영숙이가 정말 교회 갔나 보러 왔었나 보다.
"아니, 화장실 청소를 그렇게 하고도 무슨 힘이 남아서 그렇게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있어?"
영숙이는 눈을 끔벅끔벅하면서 철희를 바라보았던 기억이 난다.
건축이 끝나고 나니까 세를 놓는게 문제가 되었다.
그때는 지금처럼 공인중개소에 세를 놔달라고 의뢰를 하는 것이 아니고 울산 지역에는 특이하게도 사람들이 세를 놓는다고 전봇대 같은데에 종이를 붙이고 다녔었다.
프린트를 해서 끝부분에 전화번호를 떼어가기 쉽게 가위로 오린 다음 양면테이프로 프린트 된 종이를 붙이면서 돌아 다녔다.
집 다 지은 것을 보고 보건실 샘이 땅값 달라고 졸랐다.
정보지에 보증금을 많이 받고 월세는 거의 안받는 것으로 해서 올렸더니 몇일 사이에 다 나갔다.
보건샘을 농협에서 만나 통장에 입금해주고 법무사에 가서 공인 인증해준 것을 해약한다는 서류를 또 만들었다ㅣ.
건축집사님에게 집 다 지었으니까 500만원 입금해 드린다고 계좌 번호 달라고 공중 전화로 전화하였더니 300만원만 입금하라고 한다.
그렇지만 약속한데로 500만원 다 입금해 드렸다.
집사님은 이후에 여러 군데에 건축을 하고, 토지를 개발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렇게 건축이 끝난 다음 철희에게 수입을 적어서 보여준 다음 이렇게 말했다.
"십일조보다 더 많이 들어 왔으니까 이제 십일조해도 되지?"
정말 신기 한 것이 철희가 건축을 끝내고 쉬니까 회사에서 출근하라고 연락이 왔다.
그렇게 중국까지 가서 회사 공장을 짓고 왔다.
본인은 중국 가서 일을 하는 것에 무척 보람을 느끼고 있었지만 영숙이는 혼자 있으면서 집에 문제가 생기면 제때제때 처리를 잘 못하고 모든 것이 불편하였다.
그때 어떤 집사님이 남편이 서울에 근무했을 때 이렇게 기도했다면서 경험담을 이야기 해주었다.
"하나님. 독처하는 것이 좋지 못하오니 함께 거하도록 도와 주시옵소서."
이후 남편은 외국으로는 다시 가지 않게 되었다.
대신 다니던 회사에 계속 다니고 있으니 이 얼마나 감사할 일인가.
주위에서 이렇게 말한다.
"아니, 퇴직할 나이가 훨씬 지났는데 어떻게 아직도 회사에 다녀요?"
영숙이가 어떻게 말할 수 있으랴.
"다, 하나님의 은혜지요."
지난번 필리핀 선교 갔을 때 기도 제목 내놓으라고 현지 선교사님이 말씀하시길레 이렇게 말했었다.
"남편 70 되도록 일하게 해주셔요."
필리핀 선교 다녀와서 그 이야기를 하였더니 철희가 화를 냈다.
"일본 고문이 70인데 걸음도 제대로 못걸어서 계단 올라갈 때 계단 손잡이 붙잡고 겨우겨우 올라가는데 나더러 그때까지 일하라고?"
"그러니까 자기 관리 잘해야지요."
얼마전 철희가 이렇게 말했다.
"우리회사에서 외국으로 공장 지으러 간다는데 나도 갈거 같애. 70까지 일하겠는걸?"
우리가 아둥바둥해도 모든 것은 다 하나님의 계획 안에 있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데로 기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십일조.
십일조는 하나님이 우리의 믿음을 재는 가장 확실한 척도이다.
하나님은 믿음으로 드리는 십일조를 가장 기뻐 받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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