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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의 미학

by 영숙이 2024. 4.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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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의 미학 >

어떤영화에서 보니까 여자 주인공이 무슨일 때문에 화가 나면 집안에 있는 이불을 내놓고 발로 밟아 빠는 내용이 있었다.
jinssam은 아무리 화가 나도 빨래를 그것도 이불 빨래를 할것 같지는 않았다.

그럼 화가 나면 어떻게 하더라?

신혼 때에는 말을 히지 않았다. 혼자 끙끙 앓는 스타일로 덕분에 코를 골면서 자는 옆에서 잠을 못자고 잠을 설치는 스타일 이었다.
어느날 부터인가 그건 손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신경이 예민하면 본인만 손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신경이 예민한 것은 후천적인 노력으로 둔감하게 훈련 할 수 있는 것이다. 처음 교사가 되었을 때 일본의 대망이라는 열몇권짜리 대하소설을 읽은적이 있다. 이번에 친정에 가니 아직도 그 소설책이 책꽂이에 꽂혀있었다. 대망은 도쿠가와 이에야스 이야기인데 고아였던 도쿠가와가 쇼군에 오르기까지의 여정에 전쟁을 치르면서 말위에서 자는 내용이 나온다. 그럴 정도로 신경줄을 튼튼하게 훈련했다는 내용이다.
그때 깨달았다. 아 ~ 신경도 튼튼하게 훈련할 수 있는 거구나. 그럼 이 예민한 성격도 고쳐 질 수 있겠구나.~ 물론 쉽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신경줄을 튼튼히 하려고 애썼다. 오랜 시간들이 흐르고 너무 둔감해진 스스로를 깨닫게 되기까지 했다.

그러면서 화가 나면 표현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물론 대충 꾹꾹 눌러 놓았다가  한꺼번에 폭발하면서 적절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 어떻게 할 수 없을 경우에는 쉬운 로맨스 책을 몇몇일 동안 읽어대는 경우도 많았다. 그렇게 책을 읽다보면 무엇때문에 화가 났었는지 잊어 버리기 때문이다.
교회를 다니고 부터는 밤에 기도를 가서 울면서 기도하는 것으로 화를 풀어냈던 것 같다.
이즈음에는 어떻게 화를 풀었더라? 찬양을 끝없이 들었던 것 같다. 잡생각이 많이 날 때에는 달달한 영화를 찾아서 보다 보면 무엇때문에 화가 났는지 잊어버리는 것 같다.
책에서 찬양이나 영화로 바뀐 것 뿐이다. 정말 화가 났을 때에는 전혀 엉뚱한 사람에게 한번 쯤은 풀어 놓는다. 그러다보면  "다 그런거지." 그러면서 지나간다.

인생에 정답은 없다.

아무튼 jinnssam은 청소로 무얼 해결해 보려고 한 적이 없다.
청소?
스스로가 게으른 사람이라고 정의 내리게 된 가장 큰 동기가 바로 청소를 잘 안한다는 것이란 것 때문이다.
물론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경우에는 정말 어쩔 수 없이 청소를 하기는 한다.

오랫만에 집에 손님이 온다.
청소를 해야 한다.
너무 청소 할게 많아서 어디서부터 어떻게 청소를 해야 할 지를 모르겠다.
그래도 해야한다.
일주일 계획을 잡고 청소를 시작했다.
우선 집안에 침구부터 바꾸고 거실에 있는 매트도 지저분하다고 버리라는 남편님의 성화에 마음에 드는 매트를 버리고 마음에 드는 새것을 사는게 쉽지도 않을 뿐더러 그러고 쉽지 않아서 빨아보기로 했다.
우선 바꾼 침구는 안쓰는 방에다 넣어놓고 매트부터 욕실에 욕조 통에 넣어놓고 기름 때인가 싶어 퐁퐁을 넣고 발로 밟았다. 그동안 너무 큰 매트를 빨래방에 가져가서 철이 바뀌면 빨았는데 그렇게 빨아서 그런지 땟국물이 한없이 나왔다. 그러네 ~ 빨래방 빨래가 그런거였네.
그렇지만 사이즈가 대형이라서 어쩔 수 없이 말리는 것은 대충 욕조 통 가에 걸어서 물기를 뺀다음 세수대야에 담아서 빨래방 대형 건조기에 넣어서 말렸다.
뾰송 뾰송 ~ 기분이 좋다.
그렇게 거실 매트부터 시작해서 이불 빨래를 드럼 세탁기로 돌려서 베란다에 말리기 시작했다.
손님 오기 이틀 전에 먼지를 뿌옇게 뒤집어 쓴 가구들의 먼지를 닦고 바닥을 닦는데 어휴 ~ 청소를 싫어 하기는 하지만 스스로가 봐도 넘넘넘 심했다.
ㅎㅎㅎ ~ 닦아도 닦아도 먼지가 먼지가 ~
구석진 곳은 먼지가 쌓여서 먼지 카펫이 만들어진 곳도 있었다.
그나마 사람이 왔다 갔다 하는 경우는 발바닥으로 쓸고 다녀서 괜찮은데 와 우 ~
사람 손이 안닿는 다는게 이런건가 부다.
빈집이 폐가가 되는 것은 한순간 일 것 같다. 어쨌든 가구와 집은 쓸고 닦아야 하니까.

여러번 닦고 닦고 ~

말끔해진 집안을 보니까 뿌듯 뿌듯 ~
남편 님이 말한다.
내가 집안에서 양말을 신는 이유는 발이 더러워져서 그래 ~
손님도 자주 와야겠네 ~
그렇다고  ㅇㅇㅇ 할 jinnssam이 아니다.
음 ~ 로봇 물청소기 한대 사들고 오라고 해야겠넹 ㅋㅋㅋ
기술 발전은 괜히 있는게 아니다. 인류에게 필요하니까 기술 발전이 있는 것이고 청소가 힘드니까 로봇 청소기를 만드는 것은 당연지사.

마지막으로 하얀 머리카락 칼라를 미장원으로 바꾸러 갔다.

그렇게 청소를 마무리 하고 나니까 무엇보다도 집도 사람도 다시 새로워지는게 정말 좋은 것 같다.
청소.
가끔 가끔 이유없이 하면 좋은데 그게 잘 안되는게 문제이긴 문제이다.
그래도 멀끔해진 가구와 바닥을 보면서 좋긴 좋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이해되지 않았던 화가 나면 왜 이불 빨래를 하지? 그랬던 jinnssam이 화가 나면 이불을 빨수도 있겠다 라는 이해를 조금은 한 것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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