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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5월.

by 영숙이 2020.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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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비가 안 와서 농사짓는 분들한테 비가 많이 모자랐었다.
  어제 5월 8일 어버이 날  오늘 5월 9일 토요일 하루 종일 촉촉하게 적시는 봄비가 내린다.
  5월 7일 대전 갔던 날은 하루종일 날씨가 화창해서 전형적인 봄 날씨였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봄날씨.   

   어버이날 전날에 어버이날 행사를 한 것은 정말 다행이었다.

   모두들 차에 실려 영동군에 있는 월류봉으로 갔었다.

   산에는 이제 막 연두색 어린 잎새들이 초록색 나뭇잎으로 변해서 바람결에 몸을 뒤척이며 잎새 뒷면들이 햇볕에 반짝이며 흔들려서 단체로 꽃들이 환하게 핀 것처럼 보였었다.

  눈꽃나무들이 한아름씩 피어난 하얀 꽃 뭉텅이들을 바람결에 휘날리는 것도 보기 좋았었다.

  눈길이 가는 곳마다 가벼운 초록의 아름다움으로 탈바꿈 된 산의 풍경은 정말 아름다웠다.

길가에 있는 작은 카페에 들어가서 커피도 마시고 주전부리도 먹고 야외 벤치에 앉아 살랑이며 간질이는 봄바람을 느끼는 것도 좋았다.

  원거리 풍경으로 산정상이 하늘을 캔버스 삼아 만들어내는 산 정상 라인을 바라보는 것도 좋고, 가까운 풍경으로 나뭇잎이 눈앞에서 바람에 살랑이며 흔들리는 것도 보기에 좋았다.

  어제도 비가 왔었고 오늘도 비가 오니까 어제 그제 갔었던 것은 정말 다행이다. 전형적인 봄 날씨를 제대로 만끽한 것이다.

늦은 아침에 점심을 어제부터 준비한 스테이크를 구워 먹고 한숨 자고 비가 오지만 남편이 자주 찾는 인디언 옷 할인 매장을 찾았다.
  은퇴한 이후에는 옷이 그렇게 많이 필요하지 않았다.

  학교에 나갈 때는 매일 옷을 갖춰 입어야 했고 매일 입자니 또 매일 똑같은 옷을 입을 수도 없으니까 이런저런 구색을 갖추어야 했었다.
  요즘 남편은 젊은이들과 어울리고 또 회사에서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다 보니 두드러질 필요 까지는 없지만 추레해 보이면 안 되니까 이래 저래 자기 마음에 맞는 인디언 매장을 찾아 옷을 구경하고 한 개씩 구입을 하고 아침마다 잘 챙겨 입는다.


  남편이 자기 관리를 잘해 주니까 나이 들수록 좋은거 같다.
  알아서 사우나 가고, 알아서 운동하고, 알아서 옷을 챙기니까 정말 감사하다.
  옷을 고를 때 까지 기다리다가 골라 놓으면 올라가서 평가만 해주면 된다.

 

  아까 오면서 보니까 나무 잎들이 빗방울을 잔뜩 머금고 아래로 ~ 아래로 축 쳐져 있다.

 

  산들 바람부는 햇볕이 좋은 날에는 바람결에 그렇게 가벼이 춤추고 몸을 뒤척이며 반짝이던 나뭇잎들이 저렇게나 축 쳐져 있다니 ~ 환경을 거스를 수 없다는 말은 맞다.
  그럴지라도 환경가운데 함께 하시는 하나님이 환경을 뚫을 수 있는 힘을 주셨으니 얼마나 감사한가.

 

  새삼 비오는 5월을 차창 밖으로 바라보면서 지금 이 비가 그치면 제대로 피어날 아카시아며 농부들이 바빠질 본격적인 농사철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피었는지 조차 모를 정도로 지나가버린 올해 봄

  2010년의 봄은 코로나 19가 가져가 버렸다.

  목련꽃, 개나리 꽃, 진달래 꽃 철쭉꽃은 내년에야 제대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계절은 다시 반복되어도 인생은 다시 반복되지 않는다.
  얼마나 다행인지.
  하마터면 지루할 뻔한 인생을 날마다 다른 날들로 꾸며 주시는 하나님 오늘도 감사합니다.   

 

  옷을 평가 받지 않고 사 가지고 내려왔다.

  평가 받는게 번거롭다고 생각했는지 집에서 입는다고 사 가지고 내려왔길래 무조건 이쁘다고 좋다고 잘 샀다고 칭찬을 했다.

 

  최근에 안 가본데가 대운산.

  네비를 찍고 빗속을 운전해서 인디언 매장이 있는 양산 쪽에서 남창 쪽으로 건너가는 도로를 따라 산속으로 진입했다.

  가다보니까 딸기 하우스가 나온다.

  딸기가 조롱조롱 새빨갛게 달린 게 보기 좋아서 들어가 보고 싶어 진다.

  무단 방문객이 많은지 출입금지라고 커다란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딸기 하우스를 한참 지나서야 차를 돌려서 다시 딸기 하우스가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지금이 5월이니까 하우스에서 미리 키우는게 아닌 제철에 키우는 딸기이다.

  보이는 전화 번호로 전화를 했더니 오늘 딴 딸기는 다 팔고 역시나 딸기 하우스는 방문 금지.

  그래도 슬금 슬금 하우스 출입문이 있는 쪽으로 갔더니 커다란 개가 무섭게 컹컹거린다.

 

  오우 딸기 하우스 ~ 여고 시절에 남동생 석이 여자 친구랑 갔었던 딸기밭 이후 처음이다.

  그때 누구 누구 갔더라? 또순이, 석이, 석이 여자 친구, 쫑숙이, 연아 이렇게 갔었던 것 같다.

  민이도 갔었나? 

  딸기 바구니를 들고 딸기를 가득 따와서 물로 씻어서 먹을 수 있는데까지 먹고 남은 것을 싸들고 왔었던 거 같다.

  딸기들이 조롱 조롱 달려 있던 게 정말 신기했었는데.

 

  이제 딸기 하우스를 보니까 새삼스럽다.

  그런데 딸기들이 바닥에서 떨어져 공중에? 심겨 있다.

  허리 높이의 X자로 세운 철제 다리 위에 두꺼운 비닐 텐트 같은 걸 올려놓고 그 안에 채워진 흙인지 영양 흙인지에서 키우고 있다.

  역시나 그냥 땅에서 키우는 딸기는 아니었다.

  딸기 하우스 앞에는 꽃가루 수정을 위해서 벌집도 가져다 놓았다.

  안에서 사람이 나와서 구경 못한다고 딱 막으면서 여기도 들여다보면 안 된다 말한다. 아니 전부 다 자기네 땅도 아닐터인데 그렇다고 그런 말 하면 기분을 상하게 할 것 같아 알았다고 말하면서 물러난다.

 

  대운산.

  작년 재작년 봄에 남편한테 쉬는 날이 생기면 대운산 골짜기 입구에 차를 세워 놓고 차 안에서 누워 자고 가고는 했었다.

  깨끗한 공기와 살랑이는 봄바람이 좋아서.

  두어 번 오더니 싫어해서 그동안에 안 왔었는데 오랜만에 왔더니 골짜기가 다 바뀌어 있다.

 

  골짜기를 정리한다고 돌로 둑을 쌓아놓고 강변에 있는 땅에는 잔디를 깔고 골짜기를 따라 잘생긴 건물을 지어 놓고 간판을 달아 놓았다.

  거기를 관리하는 공무원도 있을 것이다. 

  입구 쪽에는 천연 폭포까지 만들어 놓았다.

  도대체가 안 되는 게 뭐람?

  그래도 사는 게 버거운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주차장에는 캠핑카 서너 대가 놓여 있다.

  캠핑카 홍보 중이다. ~ 우리도 캠핑카 사서 다녀 보자고 ~

  내려오면서 보니까 산에서 내려오는 길을 위해 만들어 놓은 배수구에 낙엽이 가득 차 있다. 비가 많이 오면 빗물이 길에 넘쳐날 것이다.

  찰칵.

 

  돌아오면서 정말 오랜만에 황태 칼국수를 먹으러 갔다.

  그렇지 않아도 코로나 19로 적막해진 식당이 파리를 날리고 있었다.

  칼국수를 먹고 있는데 서울 이태원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5군데의 나이트클럽을 돌아다녀서 49명의 새로운 확진자가 나타났다고 티브이 뉴스에 나온다.

  그 나이트클럽에 다녀간 사람이 수천 명이라니.

  내일부터 초등학생들이 학교를 가기로 했는데 새로운 국면이 전개되는 건가?.

 

  비 오는 5월.

  이렇게 지나간다.   

  봄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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