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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당신 호주로 떠나라 1

by 영숙이 2020. 7.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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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햇볕 나라 호주> 

 

  6년 전.

  동료 교사가 아이들을 데리고 현지에 사는 지인의 도움으로 호주 자유여행을 떠난다고 하였다. 비용은 천이백만 원 정도라고 했다.

  진짜 부러웠다.

 

  그전에 호주 웰링톤이 사람 살기에 가장 아름다운 지역이라는 사진을 보고 마음에 들어서 냉장고 문에 붙여 놓고 자주자주 들여다보고는 했었다.

 

  컴 화면에 아름다운 집 사진을 올리는데 호주의 아름다운 집 사진들이 많이 있었다.

 

  화면 바꾸기로 많이 올려놓고

  시간 날때마다 바라보면서

 

  “안구정화

 

  를 하였다.   

 

  한 이년간은 열심히 하다가 차츰 색이 바래기 시작하였다.

 

  호주여행을 갈 때 나도 갈 거라면서 받아둔 호주 여행 스케줄도 차츰 빛이 바래서 어딘가의 책갈피에 끼어 두었는지 기억도 안 날 만큼 잊혀 가기 시작하였다

 

  이런 저런 일로 바쁘다가 어느 날 멈춰서 뒤돌아보니 나의 시선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등등... 등등

  떠오른 의문문들과 허무함 들은 나를 잡고 쉽게 놓아주지 않았다.

 

  - 나는

  어디서 와서

  무엇을 하다가

  어디로 가고 있을까 -

 

  내적인 변화가 필요했다.

  변화를 위해서 무엇인가를 해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미루어 두었던 여행 계획이 떠올랐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나로서는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은 여행을 떠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무엇인가에 미치지 않으면 살 수가 없다고 하였다.

  그만큼 연약한 존재라는 뜻일 게다..

  도박에 미치고,

  여자에 미치고,

  일에 미치고,

  돈에 미치고,

  공부에 미치고,

  창작 활동에 미친다고 하였다.

 

  도박보다는 여행이 좋고,

  일보다는 여행이 좋고,

  돈보다도 여행이 좋고,

  공부보다는 여행이 좋고,

  창작 활동은 여행보다 좋지만 실행하고 지속하기가 쉽지 않다.

  돈이 더 좋을 수도 있지만 돈은 여행만큼 그렇게 쉽게 만만하게 벌어지는 게 아니다.

 

  "그래 떠나는 거야!!

  여행비가 좀 들지만

  그 돈 없다고 지구가 멸망하는 것도 아닌데 뭐.

  없으면 없는 대로 살아지겠지."

 

  이틀 만에 스케줄 잡고,

  계약하고 입금하고,

  사흘만에 인천 국제공항에 앉아 있었다.   

 

  . . .

 

  떠나는거야.

  비행기를 타는 거야..

 

  약간은 허무한 생각이 들어서 서점에 가서 책 두 권을 샀다.

  여행 다니면서 읽는 책 역시 오래 기억에 남기 때문이다.

  마침, 눈에 띄는 책이 꿈꾸는 다락방(이지 성저)과(이지성저) 준비하는 자가 살아남는다란 두 권의 자기 계발서였다.   

 

  그 두 권의 책을 읽으면서,

  사실 호주 여행 가는 것은 생각지도 못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이렇게 허덕이면서 쫓기듯이 가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정말 신기한 일이고,

  그냥 우연이라고 말하기엔 부족한 것이 있었다.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지만 무엇이 도움이 될지 잘 몰랐고 감히 도울 수 있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었다.

 

  여행을 하면서,

  그리고 자기 계발서를 읽으면서,

  특히 꿈꾸는 다락방을 읽으면서,

  내가 사람들을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가 조금은 알아졌다.

 

  나눔과 베풂의 삶.

  참 좋은 것이고 그렇게 살아야 하는 것이 옳다.

  그렇지만 세상에 존재하는 많은 어려운 사람들을 다 돌아보기는 힘들다.

  또한 그들을 도와준다고 해서 어디까지 얼마만큼 도울 수 있는 것일까?

 

  두레마을의 김진홍 목사님이 말씀하셨다.

 

  "굶고 있는게 딱해서 밀가루 포대를 사다 주면 그거 다 먹을 때 까지는 조용하다 다 떨어지면 밀가루 달라고 교회로 찾아오는데, 없다고 안 주면 교회에서 그것도 안주냐고 행패를 부린다"

 

  고 하였다.

 

  그래서 밀가루를 주는 것보다는 하나님 말씀을 주고,

  나가서 돈 버는 방법을 가르쳐 주면 평생을 먹고 산다고 하셨다.

  그때 했던 일이 바로 빈병 줍기와 종이 박스 줍는 것을 가르쳤다고 하였다.

 

  내가 아는 이들에게 돈을 주면 그 돈이 다 떨어질 때까지는 조용하다가 다 떨어지면 떠돈 내놓으라고 나름의 어려움을 푸념하면서 또 줄 때까지 힘들게 할 것이다.

 

  결국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사실은 돈이 아니고

  돈을 벌기 위해

  도전하는 것이다.

 

  목표와 꿈을 가지고 어떤 어려움에도 굴복하지 않고

  도전한다면

  안 될 일이 무엇이랴

 

  또 요즘 경제적인 어려움보다,

  우울함 때문에

  마음에 힘이 들어서

  삶의 맥을 놓아 버리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즐거운 일이 없고

  목표와

  꿈이 없고

  기분 좋은 호르몬이 나오는 일이 없어서

  미칠 일이 없어서

  몰두하고

  흥분할 일이 없어서가 아닐까?

  스스로를 무용지물이라고 생각하는 탓이 아닐까?

 

  그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결국 그들에게 꿈을 주는 수 밖 에 없다.

  꿈과 목표를 주고

  그 목표를 통하여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의 울타리를 벗어나는 것이다.

 

  어떠한 어려움도 이겨내고

  좀 더 높은 곳을 향하는 사람이 되고

  다른 사람에게 좋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Step by Step.

 

  대박 행진하기는 어렵지만

  누구나 Step by Step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천공항 게이트 46번 호주 행 아시아나 항공기 앞에서 대기하고 있는데 비즈니스 칸의 사람들이 줄도 안 서고 먼저 들어가는 모습이 보인다.

  이코노미 석의 줄은 길게 길게 늘어져 있어서 끝이 어디인지도 앉아서는 보이지 않았다.

 

  저 길고 긴 줄에도 서지 못해서

 

  "비행기를 평생 한번도 못 타본 사람도 있다."

 

  고 말하면 할 말 없지만

  우선은 호주 직행 비행기를 타는 사람이

 

  "저렇게 많구나!" 

 

  놀라기도 했고 그리고 비즈니스석에 타는 사람이 부럽다.

  부러워 하는 것이 당연한 건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부러워 하는 것에 끝나지 않고 언젠가는 반드시 저 비즈니스석에 탈 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꿈꾸는 대로

  상상한 대로

  생각한 대로 이루어 진다.

 

 

<2. 우울한 당신 호주로 떠나라 1>

 

  10시간.

 

  호주로의 여행은 여행한다는 생각만 해도 행복한데 비행시간 10시간은 장난 아니었다.

 

  영화 3.

 

  언제인가부터 영화는 도전하는 영화를 즐겨 보게 되었다.

 

  도전을 열망하고 있었다.

  많은 다른 사람들처럼 열망하면서도 두려워서 도전하지 못하는 평범한 사람 중의 한 사람이 되어 있었다.

 

  남자들이 서부영화를 즐겨보듯,

  도전하고 성공하는 영화를 즐겨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언제인가는 저처럼 도전하기를

  그리고 성공하기를 꿈꾸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페이스

 

  우연히 하바드 대학에서 필요한 작업으로 시작했다가 억만장자로 마무리되는 실화

 

  “사랑은 빗물처럼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는 내용?

 

  “---”

 

  테이블을 펴고 부끄럽지만 그 위에 다리를 올려놓고 자려고 애썼지만 출발하려고 할 때 마신 커피 탓인지 신경이 예민해져서 온갖 소리가 다 들리면서 잠이 오락가락하였다..

 

  비행기 맨 끝자리여서 주방에서 달그락 거리는 소리.

  화장실 문을 여닫는 소리.

  덜커덩거리면서 흔들리는 비행기.

 

  이럴 땐 억지로 잠을 청하는 게 아니다.

  성경 구절을 외우는 게 낫다.

 

  “여호와는 네게 복 주시고 너를 지키시기를 원하시며...”

 

  어쩌다 잠시 잠이 들었는데 아침 주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사람들이 깨어서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비행기 밖으로 보이는 하늘은 검은 커튼에서 하얀빛과 빛나는 구름으로 변해 있었다.

 

  “비행기에서 아침을

  "-티파니에서 아침을-"

 

  은 아니지만

  우아한 여배우.... 도.... 아니지만

 

  아침은 어디에나 공평하게 오기 마련이지만 오늘 아침은 좀 더 특별한 아침이라는 게 다르다.

  호주 가는 비행기에서 맞이했으니까

 

  비행기에서 나오는데 날씨가 역시나 다르다.

 

  따뜻한 공기가 몸을 감싸고 진짜 여행의 시작이라는 생각 탓인지 마음도 붕붕 떠오르고 두어 시간밖에 잠을 못 잤지만 끊임없이 성경 구절을 외운 탓인지 영혼이 말갛게 씻긴 느낌이었다.

 

  공항에 서 있는 여행사 팻말을 따라 모여든 사람들과 함께 화장실에 가서 옷을 갈아입고 다시 모여드는데 한 팀이 안 오니까 가이드가 시간이 늦는다며 걱정을 한다.

 

  결국 가이드가 화장실로 찾으러 가서 데려오고 공항밖에 있는 버스 정류장으로 향하였다.

  중간쯤 되는 크기의 버스에 특이하게도 짐만 싣는 수레 비슷한 화물칸이 따로 버스 뒤에 메 달려 있었다.

  주위에 모여 있는 버스들 모두 비슷비슷한 모양이다.

 

  버스를 타고 한없이 어디로 인가 간다.

  호주에 있는 산을 보러 간다고 한다.

  가이드는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말하지만 귀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잠을 설친 탓도 있지만 이국적인 풍경에 눈이 빼앗긴 탓인지 가이드의 설명은 잔소리처럼 웅웅 거리며 귓바퀴를 울릴 뿐이다.

  그래도 저토록 열심히 설명하는데 탓할 수가 있을까나.

 

  두어 시간쯤 달리니까 이국적인 지붕과 건물들 사이로 우리네 장터처럼 물건들을 내어 놓고 파는 곳이 보인다.

  그냥 땅바닥에 내어 놓고, 그곳에는 쓰던 물건들도 있고 그리 크지는 않지만 말로만 듣던 쓰던 물건 내어놓는 -----

 

  흥미가 끌려서 나중에 관광지에 도착해서 가이드한테 물어보고 이따 그곳에 좀 갈 수 없냐니까 여행 일정이 빡빡해서 어렵다고 하였다.

  자유여행이 아니고 패키지라서 어쩔 수가 없다고 한다.

 

  산이 보이는 곳에 도착하여서 점심을 먹게 되었다.

  "현지식" 두툼한 소고기 스테이크이다.

  가이드는 스테이크를 늘 먹어서 정말 싫다고 한다.

  호주에서는 싼 음식 중에 하나?

  ㅎ ㅎ ㅎ

  중학생이 들이 들으면 화내겠다.

  ㅋ ㅋ ㅋ

 

  어쨌거나 우리는 평소에 잘 먹을 수 없던 스테이크 그것도 아주 두툼한 스테이크를 썰어 먹는 뿌듯함.

 

  호주의 집들은 높이 지을 필요가 없었다.

  왜?

  땅이 넓으니까 위로 올려지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인구는 남한 인구의 절반에다 땅은 열 배로 넓으니 당연한 것

 

  산 이름은..........

  그냥 넓고 편편하고 융기된 산이라서 바라보이는 곳이 절벽 이래서 산이라고 인정해야 한단다.

  우리나라 산처럼 봉우리가 동그란 산이 아니라 산 정상이 넓고 편평하다는 게 신기하다.

 

  인증 숏 몇 컷.

  어보리진이라는 원주민과도 몇 컷.

  사진 모델로 사진을 찍혀서 먹고살고 있는 원주민이다.

 

  200미터쯤 되는 산 아래로 광산에서 광부들을 싣고 나르던 기차로 내려갔다.

  우리나라에 고사리가 10여 미터 이상의 나무로 자라 있다는 게 신기하다.

  고립된 지역이어서 식생이 변하지 않고 그대로 또는 독립적으로 변하여서 같은 고사리이지만 우리는 일 년생 초목으로 매년 솟아나는 풀인데 비해서 호주의 고사리는 나무라는 게 정말 신기하다.

 

  이 기차의 주인은 원래 광산 주인이 광산을 폐쇄하면서 관광지로 개발하였는데 이 기차와 케이블카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어마어마하단다.

 

  가이드가 계산해주는 수입만 해도 한 달에 몇억이라고 하는데 오히려 광산보다도 훨씬 돈을 더 벌어준다고 한다.

 

  석탄 광산이었는데 호주에는 석탄을 우리처럼 지하 몇 백 미터까지 파고 들어갈 필요 없이 지천으로 널려 있으니 그냥 노천에 깔려 있는 석탄을 퍼서 트럭에 담으면 되는 자원이 아주 풍부한 나라.

 

  호텔로 돌아오면서 한국식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역시 한국인은 한국식이 제일 좋다

  특히 외국여행에서는 한국식을 먹으면 왜 그렇게 맛있는지.

  아마도 떠나 오면 평소에 별생각 없이 바라보던 일상의 일들과 일상의 풍경들이 소중해지는 것처럼

  보통 때 먹을 게 없으면 해 먹던 김치 전골이 제일 맛있는 음식이라니.

 

  일찍 호텔로 데려다준다..

  가이드나 버스기사 퇴근시간에 맞추어서?

  어쨌거나 호텔로 돌아와 룸에서 바라본 서편 하늘엔 붉은 석양이 가득 하늘을 메우고 있었다.

 

  저렇게 붉은 석양을 언제 바라봤었지??

  석양이나 있나?

  왜 여기서는 유난히 붉은 걸까?

 

  호텔 방엔 목욕탕 외엔 거울이 없었다.

  옷장에도 안 달려 있었다.

  방안엔 시계도 없었다.

  마치 성의 없는 식사를 먹는 듯 한 소홀함이 드러나는 호텔 방인데 이걸 별 5개 특급 호텔이라고 분명 패키지에 소개했었다.

 

  약간 기분이 나빴지만 저렇게 붉은 석양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여행이라는 것.

  타국이라는 것.

  호주라는 것.

 

  ---떠남의 가치가 충분한 것이다.---

 

  내가 태어난 곳이 진짜 소중해지는 순간.

  ---언제인가 본 듯한 풍경 속으로---

  이방인이 되는 것.---

 

  내가 떠난 곳을 소중히 다시 새겨 넣을 수 있는 곳 ---

 

  여행 2일째.

 

  아침은 630분부터 730분까지 호텔 로비에서 뷔페식으로,

  그런데 호주시간으로 630분이면 호주가 한 시간이 빠르니 우리나라 시각으로는 530분이다.

  여러 가지 빵과 수프와 여러 가지 과일과 고기 등등

 

  “산해진미

 

  북한 사람들이 보면 눈이 휘둥그레질 음식들이지만

  우리가 먹을 수 있는 양은 얼마 안 된다..

 

  더구나 다이어트를 해야 할 사람에겐 이렇게 많은 양의 음식이 오히려

 

  "고문"

 

  이나

 

  "고통"

 

  이 된다면 얼마나 아이러니일까? ㅋ ㅋ ㅋ

 

  그래도 빵과 과일을 들고 호텔 로비에 앉으면

 

  "영화 주인공"영화 주인공"

 

  처럼 느껴진다.

  언제 이런 주인공이 될 수나 있을까나?

 

  창밖 테이블에서 우아한 외국 아줌마가 뭔가를 읽으면서 우아하게 커피를 마시고 있는 모습을 유리창으로 내다보는 게 너무나도 좋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말간 호주의 아침에,

  근심 없이 먹을 수 있는 음식에,

  아무 생각 없이 창밖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좋은 일인지.

 

  바쁘지도 않고,

  해야 할 일도 없이,

  그저 편안히 앉아서,

  다른 사람들이나 창밖을 바라보면서,

  다른 사람이 만들어 놓은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게

 

  어찌 아니 좋으랴

 

  "여기는 중독이 없다.

  도박 중독도 없고

  무엇엔가에 미치지 않아도 되고

  일 중독도 없다.

  알코올 중독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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