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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리2

30년만에 대박사건 살아가노라면 큰일이든 작은 일이든 잊혀지지 않는 사건이 생기기 마련이다 특히 의미가 있는 일이라면 잊혀지지 않는다. 어떤 사람에게는 별일이 아닐 수도 있고 또 뭐 그런 일에 그렇게 의미를 둬? 하고 말할 수도 있다. 약 30년전.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한 후 처음 맞이하는 여름방학. 곤충을 잡아보는 숙제가 있어서 채집통과 채집망을 사가지고 지금은 울산 대공원이 된 곳이지만 그때에는 연못이 있는 들녘으로 곤충 채집하러 갔다. 잠자리를 쫓아 다니며 열심히 잡았다. 채집통이 가득 찼다. 내일 다 놔주자면서 기분좋게 집으로 들고 왔다. 다음 날 아침 잠자리를 놔주려고 채집통을 들여다보니 전부다 꼴까딱 ~ 깜 짝 놀랐다. 바글바글 들어 있었던 잠자리가 한마리도 움직이지 않았다. .. 2023. 10. 27.
새 날려 보내기 (김인숙. 울산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처용 수필 제2호 1996년 겨울) 어린 시절은 누구에게나 더없이 즐거운 기억들로 가득한 축복의 시절이다. 그리고 많은 기억들 가운데는 아무리 되새겨도 소중스럽기만 한 그런 기억들이 있게 마련이다. 나는 바로 이 울산에서 어린 시절의 대부분을 보냈다. 지긤보다 좁고 얕고 구불구불하던, 아름답던 태화강이 그때 내가 즐겨 찾던 놀이터였다. 이른 봄에는 강둑에서 어린 쑥을 캐고, 쑥이 꺽정이가 될 무렵부터는 햇살 따스한 모래사장에서 모래집을 짓고 놀거나 아니면 치마를 다부지게 말아 쥐고서 재첩을 주으러 무릎까지 오는 물 속으로 들어갔다. 맑은 강물이 마치 황금 고기 비늘처럼 햇살 아래 반짝이며 흐르는 것이 너무나 신기했고, 가만히 디디고 서 있는 다리와 발이 물 속에서 .. 2020. 1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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