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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City life of JINNSSAM

Retirement life of JINNSSAM 5

by 영숙이 2019. 1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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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끗 차이가 명품을 만든다>

 

1) 식당의 한 끗 차이

 

   

   이런 저런 일로 스트레스가 쌓인 주말.

   스트레스 해소방법은 차를 몰고 송정으로 가는 거다.

   

 

   

   울산에서 부산으로 가는 민자 고속도로에 차를 올려

   중간에 하나 있는 장안 휴게소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 사서 나눠 마시고

   서적 할인 판매점에서 책 구경을 한다.

 

 

   

   40% ~80% 할인에 혹해서 항상 서너권씩 들고 오는데

   오늘은 빈손으로 나오니까

   또순이 손을 바라보던 시선을 얼른 돌린다.

    " ㅎㅎㅎ 오늘은 책 안 샀어요! "

 

 

   

   송정 바닷가 끝 쪽

   물회 만원이라 현수막 내건 횟집 앞에서

   차를 세우고 창문을 열고 차 의자를 한껏 뒤로 젖히고

   읽던 책 조금 더 읽다가 잠이 든다.

 

 

 

     " 파도 소리는 나의 자장가

       멀리 멀리 나를 싣고 내가 알지 못하는 나라로 여행을 떠난다. "

 

 

   3시간 지났다.

   중간에 바람이 찼는지 창문을 닫는 소리에 잠이 깨서

   읽던 책을 다시 읽고 있다.

 

 

   

       "살짝 배고픈데 안깨나? 많이 피곤 했나 부네 " 

 

 

 

   차문소리를 좀 세게 내면서

   옆에 집수리 하다가 그만둔 집 화장실에 다녀 왔는데도

   일어날 생각을 안 한다.

 

 

 

   창문 가득 파도 소리가 밀려 든다.

   부시시 깨어 나길레

 

      " ? 일어 났어? ?  "

      " 파도 소리가 시끄럽네  "

      " 저녁 먹으러 가자. 배고프다. "

      " 뭐 먹을까? "

      " 물회 만원인데? 저거 안 먹어? "

      " 사람도 없네? "

      " 한번 먹어보고 싶은데? 가마솥 밥, 미역국, 매운탕 끓여 드립니다. 써 있넹 "

      " 남자들만 우르르 있네? "

      " 알았어, 뭐 먹고 싶은데? "

      " 비빔밥이나 먹으로 가지뭐 " 

      " 알았어. 저 물회는 언제 먹어 보려나? "

 

   

   차를 몰고 송정 해변에서 동암 마을 쪽으로 가는데

   오늘 따라 보리 비빔밥이 안 댕긴다.

  

       " 비빔밥 말고 다른 거 먹으면 안돼? "

       " ? "

       " 몰라 " 

 

 

   보리 비빔밥 집을 지나친다.

 

      " 삼계탕 먹을래? "   

      " 그럴까? "

 

 

   

   삼계탕 집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올라가니까

   보리비빔밥처럼 사람이 복닦 대지 않고 서너 가족들이 먹고 있다.

 

     " 보리 비빔밥집은 상냥한대도 너무 사람이 많으니까 어쩐지 대접 받는다는 기분이 안들어 "

     " 먹고 나면 속도 허하고 " 

     " 오늘 여기 좋다" 

 

 

 

   옻삼계탕을 시키고

   가져오는 반찬이 다 새로 만든 것이고 인스턴트가 없다.

   조미료도 안 쓴 반찬들이 맛갈 스럽다.

 

 

 

   만족스럽게 포만감을 느끼면서 먹을 수 있어서 행복하다.

   나이가 지긋한 주인 아주머니도 말은 별루 없지만

   상냥한 마음 씀씀이가 느껴진다.

   주방에는 아저씨가 있고 홀을 도와 주시는 아주머니 한 분이 전부다.

 

 

 

   먹고 나오는데 제법 음식점을 체 울 정도로 사람이 모인다.

   다들 아주머니를 알고 오는 것 같다. 

   계산 할 때,

   돈이 아깝다고 생각지 않으면 다시 온다고 한다.

   

 

 

   아주머니가 잠시 망설이더니 옻물을 한 통 주시면서

       " 또 오세요! "

  하신다.

  계산 하면서 나중에 아는 사람들 데리고 와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 한 끗 차이가 또 다른 단골을 만드는 법 " 

 

 

 

   얼마 전 전에 근무하던 학교에 갈 일이 있었다. 

   저녁때라 밥을 한 그릇 해야 해서 둘러 보다가

   아구탕을 맛있게 먹던 생각이 나서 찾아 보니까

   그 자리에 없고 그 앞 가게에 간판이 달려 있다.

 

    " 생아구탕이 참 맛있어요 "

 

   하는 말에   

   탕 한 그릇에 만삼천원이 좀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권하는 대로 시켰는데 영 아니었다.

 

 

 

   탕엔 조미료 맛나가 잔뜩 들어 있었고

   반찬은 식자재에서 사온 저장용 반찬을 내놓아서

   새로 만든 반찬은 하나도 없고 그나마도 기본 반찬 몇 가지이다.

 

 

 

   계산을 하면서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 꽁치라도 한 마리 구워 주시지 그랬어요. "

      " 그게 생 아구탕이라 비싸요 " 

      " 아니, 탕은 맛이 있는데 그래도 찌께다시 좀 챙겨 주시지 " 

 

   주방에 있던 아저씨가 얼굴을 붉히면서 말을 못하고 있는데

   저쪽에 앉아 있던 아주머니

 

     " 일인상에는 찌께다시가 안 나가요"

 

   그렇잖아도 혼자도 식사 되나요?

   물었을 때 분명히 된다고 해놓고는

   화가 났지만 반박할 말이 생각 안 나서 돌아서 나오는데

   화가 가라앉지 않는다.

   속으로 욕을 한다.

   그러니 이 시간에 이렇게 사람이 없지?

   거기다 또순이 뒤에 대고 아주머니 뒷말까지 한다.

 

      " 일인상에는 찌께다시 안나가요 하면 될걸 뭘 대답하고 그래요? "

 

   속에서 부글거리는데 

     

      ' 지금은 내가 혼자지만 다른 사람 데려올 수 도 있고

       그 사람이 또 다른 사람 데려오면 100사람이 될 수 도 있다고! ' 

   

   전화해서 퍼붓고 싶었지만 참기로 했다.

 

 

     

       ' 평생 그렇게 살겠지, 내가 전화 해서 말한다고 바뀌겠나? '

 

 

 

   삼계탕 집과 이 생아구탕 집은 같은 가격이지만

   한 끗 차이로 명품과 명품이 아닌 확연한 차이를 나타내는 것이다.    

 

 

 

2. 동암 마을에서의 한끗 차이

 

 

 

    저녁을 먹고 나도 아직 밖이 환하다.

    식당에서 창 밖으로 보이는 마을이 예뻐서 구경을 나섰다.

 

 

 

   동암 마을

   아직은 조용한 마을

   

 

 

   멸치 잡이 배 몇 척

   장사가 되는 것 같지 않은 횟집 두서너 곳.

   멸치 잡이 작은 배 5~6척 정도를 정박시킬 수 있는 작은 항구

   

 

 

   긴 장대에 세모꼴 망을 달아 매서 고동을 잡는 아저씨가

   아들을 데리고 잡는 법을 보여주고 있다.

   제법 망 중간까지 잡아서

   이 정도면 너 혼자 충분히 먹겠다며 자랑스럽게 보여준다.

 

 

 

   방파제 끝에 가니 시멘 블록에 제법 커다란 바다게가 붙어 있다.

   고동도 있고 신기해서 슬리퍼 신고 올라가려고 하니

   위험한데 쓸데 없이 뭐 하러 가냐고 말린다.

 

 

 

      " 겁줘서 아무 것도 못하게 하려는 거지? 올라가 볼거야, 재미 있잖아! " 

 

 

 

   여기서 우길성이 나온다.

   슬리퍼 신고 편하게 발디딜 곳을 찾아 이리 저리 높은 곳으로 올라 간다.

   점점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니까 말리지는 못하고

   얼른 돌아서서 저 멀리로 간다.

   그래야 내려 올테니까

   

 

 

     " 가면 어떡해, 잡아줘야지잉 "

  얼릉 크 괜한 콧소리  

 

 

 

   사실 올라 왔던 곳으로 돌아 내려가면 되겠지만 

   왔던 곳으로 내려가는 것은

   싫다.

   여기서 손을 잡아 주면 금방 내려갈 수 있으니까

 

 

 

   등대 있는 곳으로 가니

   제법 사람들이 모여 앉아서 돼지고기도 구워먹고 낚시도 하고

   정말 사람들이 많은 송정하고는 비교도 안되게 적지만

   조용한 그림 같은 풍경이다.

 

 

 

   파란 천막이 깔려 있는 곳으로 사람들이 막 지나다니는데도

   천막이 깔려져 있지 않은 곳으로 피해서 걷는다.

   예전 같으면 또순이도 막 천막 위로 가겠지만

   아무 말 없이 깔려 있는 천막을 피해서 뒤를 따라 걷는다.

 

 

 

   답답하다고 생각할 수 도 있지만

   파란 천막을 깔아 놓은 것은 분명 이유가 있을 터

   피해서 걷는 것도 좋다는 생각이 든다.

 

 

 

   빨간 등대

   계단을 따라서 올라가니 바다 저 멀리까지 보인다.  

   바다 끝에 어선에는 불빛이 벌써 켜졌다.

 

 

 

   이 작은 어촌에 커피숍이 있다.

   원두 커피 천원

   테이크 아웃

 

 

 

   간판에 이끌려 아메리카노 한잔 사 들고

   신발 벗고 올라가라는 정자 계단 앞에 신발을 얌전히 벗어 놓고

   목침까지 놓여 있는 정자 마루에 비스듬히 앉아

   둘이서 나누어 마신다.

 

 

 

      " 돈이 얼마나 있어야 행복할까?

        커피 한잔을 나눠 마실 수 있는 이런 행복을 돈 주고 살 수 있을까? "

 

 

 

   행복하기 위해서 많은 돈이 필요한 것은 아닌데

   돈이 많아야 행복해 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마음에는

   행복이 머물지 않을지도 모른다.

 

 

 

      " 어쩌면 행복하고 행복하지 않고의 차이는

        한끗 차이 일지도 모른다.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마음과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한 끗 차이의 마음 " 

 

 

 

3. 명품 옷과 명품 옷이 아닌 차이

 

 

   

   불경기라고 난리라지만

   명품 옷이나 명품 속옷은 날개 돗힌 듯 팔려 나간다고 한다.

   왜일까?

 

 

 

   백화점에서 면접 할 때 입을 양복을 사는데

   이 양복 저 양복 두루 두루 입어 보다가 결국은 명품을 사게 된다.

 

 

 

   면접은 중요한 것이고

   자신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 입는 옷인 만큼

   자신감을 주고 잘어울리는 양복을 찾기 마련이다.

 

 

 

   착용감이 뛰어나고 자연스러운 실루엣을 가진 옷.

   사실 별 차이가 없는 양복이 다만 한 끗 차이 일뿐인데

   그 한 끗 차이가 명품과 명품 아닌옷의 차이를 만들어 낸다.

 

 

 

   그 한 끗 때문에 인생이 달라진다면

   기꺼이 비싼 명품에 값을 지불할 용의가 있을 것이다.

 

 

 

   그럼 명품을 만들어서 팔 생각이 있다면

   다른 물건과 똑 같이 만들어서는 명품이 안 될 것이다.

   어딘가에서 한 끗의 차이를 만들어야 명품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4. 부모의 한 끗 차이가 아이를 행복하게 한다.

 

 

 

    한 달여 전.

    전에 같이 근무했던 아는 샘이 아이들과 같이

    또순이가 다니는 교회에 등록을 하였다.

 

 

 

   반가운 마음에 같이 점심을 먹고 아이들과 이야기 하다 보니까

   그 집 아들이 또순이가 전에 근무하던 중학교를 졸업한 제자였다.

 

 

 

   부산 예고를 다닌다 하여 금요 철야에 드럼을 부탁하니 좋아라 한다.

     

      " 나도 드럼 좀 가르쳐 주라" 

      " 정말요? "

      " 응 일주일에 한번. 토요일에 하면 되겠지? "

 

 

 

   본인은 의욕충만인데 옆에 있던 엄마

     

       " 끝까지 책임 질 수 있어? 없으면 아예 시작하지 마라! "

       " 걱정쟁이 엄마군, 하기 싫으면 안 해도 된다! "

   

   식사 마칠 즈음

      " 저 안할래요! "

 

 

 

    2주 전.

    예배 마치고 나서다가 만나서

    아직도 드럼 가르칠 생각 없는 가고 물으니 있다 해서

    토요일 날 배우기로 약속했는데

    그 후 두 번의 토요일 날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

 

      " 까먹었어요! "

 

   드럼 배우는 것은 좋지만 이젠 포기해야 할 것 같다.

   

   

 

    엄마의 한마디

        " 끝까지 책임 질 수 있어? "

 

   

 

     오늘은 한마디 했다.

          " 아들 좀 믿어주지? "

          " 우리 엄마는 아들을 심하게 믿지 않아요! "

 

 

 

    세상에서 가장 아들을 믿어줘야 할 사람은 바로 엄마다.

    그 엄마가 아들을 믿어 주지 않는다면

    아들들은 세상 어디 가서 자신을 믿어 줄 사람을 찾아 낼 수 있을까?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의 신뢰가

    아이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

    엄마의 한 끗 차이가

    아이를 행복하게 만들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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