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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City life of JINNSSAM

가자미 STORY

by 영혼의 닻을 찾아서 2022. 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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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미 STORY>

 

 처음 울산에 왔을 때, 학교식당의 밥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다.

 아이들은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닐 때 였다.

 공립 임용 순위고사에 합격 하였는데 빨리 발령이 나지 않아 결국 기다리는 동안 사립행을 택하였다

 그 한번의 선택이 영숙이의 평생을 바꾸어 놓은 것.

 그때는 교직원들을 위한 작은 식당이 학교안에 있었는데 사립이었기에 가능
했었다.

 식당 아주머니는 음식 솜씨가 좋았다.

 여러가지 반찬이 다 맛있었지만 밥 먹을 때마다 한마리씩 튀겨서 내어주는 가자미가 특히 맛 있었다.

 충청도 대전 출신이기도 했지만 친정 엄마는 생선 요리를 거의 해주신 적이 없었다.

 객지생활이 쉽지 않은 어린나이였음에도 식당에서 만큼은 행복했다.

 그때는 이름도 모르는 손바닥 만한 생선 튀김이 약간 꼬들꼬들 마른게 갓 튀겨진 생선은 비린내도 전혀 안나고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다

 아주머니는 우리가 밥먹으러 들어오면 막 튀겨놓은 생선을 식판에 한마리씩 올려 주었다.

 튀겼지만 기름냄새가 전혀 안났던 것 으로 보아서 아주머니의 요리 솜씨가 좋았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식당에 가는것이 정말 즐거웠고 행복했다.

 그렇게 몇년이 지나고 어느해인가 새학기가 되었는데 학교 교직원 식당이 폐쇄 되었다.

 사실 자세한 사정을 영숙이로써는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냥 맛있게 먹던 학교 식당이 없어진 것이다.

 사립 때 교장선생님 별명은 '영국 신사'

 호리호리한 몸매에 항상 미소를 띄운 얼굴로 교직원 회의 때면 30분 이상 높지도 낮지도 않은 똑같은 톤으로 크지도 작지도 않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하였
다.

 한번 마이크를 잡으면 오래 오래 말씀하셔서 지루했는데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오래 말한다고 실과부장인가? 하는 분이 화를 내고 교장 샘 말할 때 뛰쳐 나가 그만두어서 그래도 그정도로 짧아졌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그후 선생님들 사이에 떠도는 말로는 학교식당 아주머니가 그만둔 것은 부장
샘들이 겨울방학 때 몰려가서 빙둘러 앉아 아주머니를 닥달했고 그때문에 과부였던 아주머니는 울면서 그만 두겠다고 했다고 한다.


 지금 돌이켜보니 이후락 재단 사립이었던 학교가 이후락이 정계에서 물러 나고 공립이 되면서 새로 공립에서 발령받아 오신 교장샘으로 바뀌고 전임 사립교장 영향력 하의 식당도 그만두었어야 했을지도 모른다.

 그 맛있던 점심을 못먹게 되다니 정말 아쉬웠다.
 특히 가자미 생선 튀김을 못먹게 되다니.

 

 아가씨 때 힘들고 버겁고 외로울 때면 바닷가를 찾고는 했었다.

 그중에서도 버스를 타고 종점에 내리면 갈 수 있었던 방어진 항을 자주 찾고는 했었다.

 2월 쯤의 방어진 항은 육지보다 훈풍이 빨리 불어왔다.

 태평양쪽에서 불어오는 바람 때문.

 방어진 항에 가면 철사로 만든 네모진 채반 같은 곳에 손바닥만한 생선을 가득 깔아놓고 말리는 풍경들을 만났었다.

 식당 아주머니가 튀겨주던 그 맛있는 생선들이었다.

 그런데 아가씨라서 그런지 아주머니가 튀겨주던 생선하고는  별개의 생선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생선을 사다 튀기면 그렇게 맛있는 생선이 된다는게 상상이 되지 않았
었다.

 

 결혼 이후 어머니는 고등어 요리방법을 알려주셨다.

 무우를 깔고 고등어를 올려서 양념을 뿌린 다음 푹 익혀서 먹는 맛있는 고등어.

 고등어 반찬을 자주 만들어 먹었었다.

 몇번 가자미도 사다가 튀겨 보던지 양념 넣고 지지든지  해봤지만 맛있게 먹어본 기억이 없다.

 솜씨가 없던지 입맛이 변했던지 아니면 둘다 이유가 될 것이다.

 

 티스토리를 쓰면서 초기에 방문객을 늘리고자 다른이들 티스토리를 방문해서 답글을 쓰고는 했는데 울산에서 블로그를 쓰시는 어떤분이 방어진 항 가자미철에 대한 글을 쓴것을 보고 가자미를 사러 갔다.

 살림을 해온 실력도 있고 이제는 시간도 있어서 가지미를 사다가 구워먹고 지져 먹고 미역국 끓여 먹고 정말 맛있게 요리해 먹었다.

 

 고등어 대신 가자미 요리.

 예전에는 우리 냉동실에 고등어가 들어가 있었지만 이제는 가자미가 떨어지면 안되는 생선이 되었다.

 

 정자항에 가니까 제자가 남편이 잡아오는 가자미를 손질하여 반건조 시키고 진공포장을 해서 팔고 있었다.

 실하고 크기도 제법 크고 알도 들어 있다.

 

 지금 요양원에 계신 우리 어머니가 알려 주신 고등어 대신 가자미를 영숙이는 주위 사람들과 나눈다.

 가자미.

 한때 영숙이를 행복하게 했고 지금 행복하게 하는 의미있는 생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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