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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칼럼

< 여행과 추억 >

by 영숙이 2020.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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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평생에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반드시 나를 따르리니 내가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살리로다(시편 23 : 6) - 내가 변하지 않으면 내 삶은 변하지 않는다. 나의 시야. 관점. 가치관. 생각을 변화시킬 분은 오직 예수님 뿐이시다.

 

1. 여행과 추억

 

  점심을 챙기려고 주방에 들어가니까 여행을 다니면서 샀었던 기념품들이 눈에 띄었다.

  보통 때는 그저 그러려니 무관심하게 바라보는데 오늘따라 보인다. 

 

  정수기 위에는 스위스에서 샀던 쌍둥이 양념통이 있는데 가운데에 스위스 국기인 십자가가 그려져 있는 하트가 붙어 있어서 두 개를 붙여 놓아야 완전한 하트가 된다.

 

  귀여운 양념통.

  바로 뒤에는 노르웨이 피오르를 관광하는 배에서 산 미스터 리 즉석라면이 있다.

  스위스 융프라우 산 정상에 갔을 때 농심 즉석라면을 먹고 사진을 찍어 와서 카페에 확대해서 걸어 놓았어야 하는데 라면을 싫어해서 스위스 펜션 동네에서 산 맛있는 케이크를 풀어놓고 사람들하고 먹었다.

 

  즉석라면 한 개에 만원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휴게실에서 좋아하면서 먹고 있었다.

  건강에 안 좋은 라면인데도 어디에서 먹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혼자 방콕 하면서 먹는 거 하고 카페에서 먹는 것은 다른 것이다.

  스위스 갈 때에는 카페에서 라면을 팔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니까. 

 

  노르웨이에 가서 라면을 만났을 때는 라면을 먹지는 않았지만 다른 사람이 먹은 빈 통을 가지고 사진도 열심히 찍고 한통 사서 들고 와 정수기 위에 올려놓았다.

  소시지 사진도 찍었다.

 

  싱크 상부장에는 스웨덴에서 산 순수 펄프 행주가 붙어 있다.

  그림이 예뻐서 한 장에 만원 주고 2개를 사서 싱크 상부장 두 군대에다 붙여 놓았는데 한장은 전에 같이 근무하던 사랑스러운 여자 교장 선생님한테 선물로 주었다.

  양쪽에 붙어 있는 예쁜 도안들을 볼 때마다 뿌듯했었는데 선생님을 만나러 가면서 무엇을 선물로 줄까 하다가 진쌤이 아끼는 것을 주고 싶은 마음에 한 장을 떼어서 창턱에 있는 노르웨이 피오르 그림과 노르웨이 국기가 있는 컵 두 개 중에서 한 개와 함께 선물로 주었다.

  나처럼 아끼는 마음으로 바라볼까?

 

  냄비 잡을 때 쓰는 헝겊 장갑을 에스토니아에서 샀다. 

  컵걸이 옆에 나란히 걸려 있어서 볼 때마다 에스토니아 시장 바닥이 생각났다.

  잠깐 들린 에스토니아에서는 패키지여행이 다 그렇듯 배에서 내리자마자 사진 찍을 시간만 주고 휘몰아쳐 버스 있는 데로 몰고 갔었다.

  열려 있는 시장 앞에서 잠깐 공중 화장실 이용할 시간을 줘서 사진들을 찍고 있었다.

  진쌤은 바로 앞에 있는 시장 리어카에 얼른 달려가서 주방용 헝겊 장갑 한 개와 작은 테이블보를 샀다. 

  두 가지 10달러니까 12000원?

 

  냄비 받침도 샀다.

  핀란드에 도착해서 정신없이 건물 사진 찍느라고 시장에 늦게 도착한 데다 스타벅스 찾아가서 기념 텀블러를 사느라 정신없어서 시장 갈 시간이 모자랐다.

  그래도 시장을 놓칠 수 없어서 휘휘 돌다가 자작나무로 만든 냄비 받침 2개를 샀다.

  예쁘게 만들어서 감상하기 위해 만든 냄비 받침이 아니고 튼튼하게 만들어서 아무 때나 쓸 수 있는 냄비 받침.

 

  진쌤은 주방에 가면 여행에 대한 기억을 떠올릴 수가 있다.

  이 기억도 언제인가는 사라질 것이다.

  기억이 사라질 때까지는 여행에 대한 행복한 느낌이 떠오를 것이다. 

  냉장고에 붙어 있는 자석들과 함께

  행복한 추억 제조기이다.

 

  주방에 있는 물건들은 먹어야 살아갈 수 있기 때문에 주방에 들어갈 때마다 행복한 느낌을 만들어준다.

  또 여행 가면 주방용품을 많이 말고 딱 한 개씩만 살 거다.

  베트남에서 샀던 밥 푸는 주걱처럼 딱 한 개씩만

  싸고 튼튼하고 볼 때마다 기분 좋은 거로.

  진쌤이 쓸 걸로.

 

  사진도 있지만 너무 많이 찍어서 다 기억하지 못하고 필요할 때마다 들여다봐야 하고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 낡아질 것이다.

 

  그렇지만 블로그에 써 놓은 여행에 대한 추억은 언제까지나 남을 것이다.

  글을 쓰는 이유이다.

  여행 칼럼니스트가 되고 싶은 이유이다.

 

 

2. 여행과 그림

 

  책장에 융 플라우를 그린 아주 작은 그림이 있다.

  융 플라우에 갔을 때

  그 앞에서 융 플라우를 그리면서 먹고사는 그림쟁이를 만났다.

 

  제일 작은 것을 10달러에 팔고 샀다.

  그게 진쌤은 잘 그린 건지 못 그린 건지 모른다.

  그냥 갖고 싶어서 샀다.

  작아서 보관하기도 쉽고 어디 놔둘 때에도 자리를 많이 차지하지 않는다.

  여행가방에 가져오기도 편해서

  집에 도착해서 같이 산 작은 이젤 받침대에 올려놓고 가끔 바라본다.

 

  담뱃값 절반 크기의 유화로 작아도 사인이 들어 있다.

  Mark F Lodge라고 사인도 들어 있다. 

  그림을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진다.

  그러면 된 거 아닌가?

  꼭 대형 그림만이 가치가 있는 건 아니다.

 

  홍콩 시장에 갔을 때

  시장 가운데 그림집에서 그림을 사서 돌돌 말았다.

  크기가 커서 가방에 넣기도 힘들고

  집에 가져와서 표고를 해서 걸 곳도 마당치 않았다. 

  그다음부터 큰 그림은 사절.

 

  동유럽에서 아주 좋은 그림을 하나 건졌다.

  동유럽은 가는 곳마다 그림이 있었지만 그저 그런 그림이었고

  폴란드 바르샤바 구시가지 궁전으로 올라가는 계단 끝에서  30유로를 주고 샀다.

  그때 유로화가 많이 올라서 1500이었다.

 

  10달러 정도로 만족할 수 있는 그림을 산다는 기준에서 벗어 난 거였지만

  사는 순간 가치가 있는 그림이라는 걸 알았다.

  그 그림을 권하는 아저씨는 나이가 많고 세파에 찌들 대로 찌든 얼굴이었는데 진쌤이 그 그림을 사니까 얼굴의 주름 사이로 기뻐하던 얼굴이 오래 지났는데 기억이 난다.  

 

 

    우리는 살면서 뜻하지 않은 곳에서 뜻하지 않게 좋은 만남을 가질 수 있다.

  인생의 묘미이며 여행의 재미이다. 

 

 

3. 울산역과 그림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에서 20년을 살았다.

  골동품. 

 

  "어떻게 그렇게 오래 살 수 있어요?"

 

  신기해한다.

 

  변명하자면 예수 믿고 기도해서 얻은 집이고 바로 앞이 학교라서 남향의 햇볕이 막힐 일이 없는 집.

  불만 없이 살고 있다.

  세월이 흐르면서 낡아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쓰잘데 없는 살림살이가 늘어나는 것도.

 

  가장 빠르고 좋은 것은 다 버리고 새집으로 이사 가면 된다.

  물건을 버리기 위해서 새집으로 가려고 두어 번 시도했었다.

  여기저기 이사 갈 집을 고르다가 시기를 놓쳤다.

  이사 갔으면 했던 집 값이 다 오르는 바람에 포기했다.

 

  결국 인테리어를 새로 하기로 하였는데

  인테리어를 다시 하려면

  그냥 돈 주고 업자가 해주는 대로 하면 되는 아주 쉽고 편한 길이 있다.

  사천에서 오천 들이면 된다.

  돈도 아깝지만 진쌤이 살아야 하는 집을 진쌤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도 싫고 가장 큰 문제는 살림살이를 줄이려면 어쩔 수 없이 정리를 해야 하는 것이다. 

 

  베란다부터 고쳐야 해서 아는 분하고 가격까지 정했는데 막상 일해야 하는 날에 일을 안 와서 왜 그러느냐니까 못하겠다고 했다. 

  왜냐니까 그냥 못하겠다고 한다.

  비용을 더 준다는데도.

  참 변명도 ~ 어이가 없었다. 

  세상에 쉬운 일만 있는 건 아니다..

 

  베란다를 포기하고 그다음 욕실을 하려니까

  아는 분한테 견적을 받다가 둘이 쓰는데 굳이 복잡하게 고쳐야 할까 하다가

  그만두었는데 후회된다.

  그때 고쳐어야 했는데.

  기회는 지나가면 그만이다.

 

  일단 벽에서 가구를 떼어내고 목재에다 전부 흰색 페인트를 칠했다.

  방문은 구닥다리 갈색 문인데 코팅 처리된 덧붙인 거를 떼어 내니까 페인트를 칠할 수 있었다.

  한 번에 안 칠해져서 두세 번 덧칠하고 천장 밑에 몰딩 하고 거실에 걸레받이를 칠하고 창문 틀을 칠했다. 

 

  다음에는 도배를 하는데 전문 도배사한테 맡길려니까 짐을 다 치워줘야 한단다.

  짐을 치우려면 이삿짐센터에 맡겨야 하는데 그러려면 처음부터 이삿짐센터에 보냈어야 했다.

  짐을 치워가면서 하루에 한 면씩 붙여 갔다. 

 

  벽을 붙이는 건 쉬웠는데 천장이 문제였다. 

  천정은 혼자서는 절대로 못 붙인다. 

  맨날 도배사한테 맡겨서 몰랐는데 실제로 풀을 칠하고 붙이는 건 전문적인 일이었다. 

  풀이 칠해져서 파는 도배지를 사서 크기에 맞게 자른 다음 물에 적셔서 붙이는 게 훨씬 쉽고 편하다.

 

  남편이랑 같이 했는데 정말 미안했다.

  회사에서 일주일 내내 일하고 도배까지 붙이려니 힘이 드니까 투덜투덜

  그래도 열심히 도와준다.

  역시 혼자보다는 훨 낫다.

  그래서 혼자 살지 말고 둘이 연합해서 살라고 했나 보다.

 

  스위치 바꾸고

  전등 바꾸고

  욕실 타일 덧방 안 했으니 타일 눈 다시 칠하고

  장판을 새로 깔아야 하는데 물건 치우는 게 또 걸린다.

  물건 고르고 제자리에 넣고

  지저분한 장판 위에는 마트에서 마음에 드는 깔개를 사다가 깔았다.

 

  베란다와 현관 타일은 도저히 어떻게 할 수가 없어서

  타일을 사고 타일 쟁이를 샀다. 

 

  마지막으로 울산 역에서 봐 두었던 그림을 사서 방문마다 걸었다. 

  골짜기에 물이 흐르는 그림인데 생동감 있게 튀어 오르는 모양이 좋아서 살까 생각하다가 누가 사가랴 싶어서 다음에 사기로 했었다.

  딱 그 그림이 팔리고 없었다.

  며칠 사이에 ~

  사람 눈이 다 같은가 부다.

 

  그림을 들여다보면서 고민하다가

  하나는 파리 시내를 몽환적으로 표현한 게 좋아서 

  골짜기의 아침을 표현한 그림은 좀 미흡하지만 팔린 걸 찾을 수도 없고 그 정도에 만족하기로 하고 샀고

  그림 하나는 상징성의 내용이 좋아서 샀다.

 

  그림을 사고 난 후 울산역에서 그림이 없어져서 어디 갔나 했더니 방어진 현대 병원 홀에 전시되어 있었다. 

  병원 근무자들이 임금협상 때문에 데모를 하고 있는 그 홀 한가운데 생경하게 놓여 있었다.

 

  그림은 그림이 놓일 자리에 있어야 그림다워진다.

  아무리 좋은 그림이라도 창고 구석에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으면 무슨 소용이랴. 

  최고의 그림이라도 알아주는 이가 없다면 소용이 없다.

  

  사람도 그렇다.

  그런데 사람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스스로는 모른다. 

  하나님이 그 눈을 열어 주실 때

  어디에 있어야 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있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 하나님의 은혜 아니면 살아갈 수가 없다.

 

  하나님이 만든 피조물이기 때문에

  이 세상에 태어난 목적과 이유를

  하나님이 알게 해 줘야 알게 되는 것이다.

                                 2020. 3. 24. 화(코로나로 인한 강제 방콕을 하면서)

 

   코로나 16 때문에 전세계에 환자가 30만 명을 넘어섰다.

  우리나라는 서서히 잡혀 가는데 유럽 그중에 이탈리아가 그리고 미국이 환자와 사망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내 평생에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반드시 나를 따르리니 내가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살리로다(시편 23 : 6) - 내가 변하지 않으면 내 삶은 변하지 않는다. 나의 시야. 관점. 가치관. 생각을 변화시킬 분은 오직 예수님 뿐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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