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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칼럼/국내여행

방어진 등대

by 영숙이 2020. 1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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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어진 등대>>

 방어진 등대 

 일산해수욕장을 찾았는데 차를 세울 곳이 없어서 이리저리 기웃거리다가 방어진 항쪽으로 차를 돌렸더니 해양경찰배를 정박하는 곳에 추석연휴라서 공판장도 쉬고 그 앞쪽에 차를 댈 수 있는 여유가 된다.

 차를 대고 바다를 바라보며 잠이 들었다.

 그렇지만 파도 소리가 안들리니까 바다로 나가지 못하고 방파제 안에 갇힌 바닷물처럼 자신의 안에 갇힌다.

 

 2시간이나 잤는데도 개운치 않다.

 머리 속에 날것 그대로인 파도소리가 아니라 숨죽이며 JINNSSAM안에 갇힌 짠 소금물이 가득 들어 와 고인것 같은 느낌이다.

 

 5시쯤 되어 저녁을 먹으러 갔다.

 방파제 저편에 있는 횟집으로  ~

 물회 먹으러 ~.

 얼음과 초고추장을 한통씩 준다.

 

저녁을 먹고 나서니 방어진 등대가 보인다.

머리 속에 기억되는 방어진 등대는

 

"출입불가."

 

 였었는데 해제되었는가 부다. 

 방파제 저쪽 끝으로 방파제가 끝나는 곳마다 등대가 있어서

 ~  3개의 등대가 보인다.

방어진 등대

 방파제를 올라 서니까 거기 날것의 바다가 파도를 일렁이고 있었다.

 JINNSSAM은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처럼,

 대단한 사람처럼,

 혼자서 버버벅거리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혼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이세상은 혼자 사는 것처럼 보여도

 아무도,

 누구도,

 어떤 사람도,

 어떤 경우도 혼자 할 수 있는 것도,

 혼자 해야 할 일도,

 혼자 할 이유도 없는 세상이다. 

 

 혼자 가고 있고,

 혼자 서 있는 것 같아도 결코 혼자서는 무엇을 해낼 수 있는 세상이 아니다.

 옆에서 누군가가 서서 박수라도 쳐주면 좋은데

 하물며

 

 "내가 너를 잘안다. 난 항상 너를 보고 있었다. 나는 너를 사랑한단다."

 

 세상을 지으신 이가 이렇게 말씀하신다면 이보다 더 큰 힘이 어디에 있을까나.

 

 30대의 JINNSSAM은 무엇이나 가능하다고,

 꿈은 이루어진다고,

 JINNSSAM힘으로 할 수 있다고 믿었던 때였다.

 

 하루는 화가 난 상태로 방어진 가는 직행버스를 타고 종점에 도착해서 종점부터 미포수리조선소를 거쳐 현대중공업을 통과하여 현대자동차 앞까지 걸어갔다.

 실같은 이슬비가 부슬부슬 흩날리는 날이었다.

 

 30대였던 JINNSSAM은 화가 나서 춥지도 않고,

 힘들지도 않고,

 오히려 걷는 것이 화에서 생긴 에너지를 쏱아 부을 수 있어서 좋았지만 5살 난 아이는 춥고 힘들고 걷는게 버거웠나부다.

 

 "춥다.~ 따뜻한 물에서 목욕했으면 좋겠다.

 힘들다.~ 버스타고 가면 안되나? 아 ~ 저기 버스 온다 ~ 버스가 지나간다. 

 비온다.~ 우산 써야 한다."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니까 버스 정류장 앞 분식집에서 따스한 김이 모락모락 나는 라면과 오뎅과 떡볶이가 있었다.

 남은 돈이 딱 일반버스 한번 타고 갈 만큼 밖에 없었다.

 화가 나서 앞뒤 안챙기고 무작정 나왔기 때문이다. 

 아이는 음식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더니 말한다. 

 

 "배고파 저거 먹고 싶다. 저거 먹으면 안되나?"

 "응, 그래. 조금 있으면 버스타고 집에 갈 수 있으니까 집에 가서 먹자."

 

 30대의  JINNSSAM은 기억하고 있는데 아이는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궁금해서 언젠가 한번 물어보니까 잘 기억하지 못한다. 

 

 "아 그런 일이 있었어?~"

 

 우리의 삶도 시간이 흐르면 이렇게 잊혀져 간다. 

 5000년 동안 이땅에 수많은 사람들이 살다 갔지만 우리가 기억하는 사람들은 역사의 주인공들 뿐이다. 

 역사의 주인공들도 우리가 역사책을 통해서 배웠던 사람들이다. 

 

 누가 누구를 어떻게 사랑했고 매일매일을 어떻게 살아 냈는지는 알도리가 없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든 것은 알지만 세종 대왕이 매일 매일 누구와 이야기하고 어떻게 자고 무엇을 먹었는지는 알 수 없다. 

 물론 실록이라는게 있어서 왕의 행적을 기록했지만 누가 무엇을 어떻게 기록했는냐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런 실록을 읽어내고 해석 할 수 있는 사람은 극히 제한적이다.

 

 보통사람은 모른다.

 순간순간의 이야기를 다 알수도 없고 다 알 필요도 없다.     

 우리의 살아감도 이런 것이다. 

 매 순간 살아감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것 또한 극히 제한적이고, 주관적이고, 그냥 순간에 대한 기록일 뿐이다.

 

 이 모든 것에 하나님이의 은혜가 깃들길 바랄 뿐이다.

 욕심껏 살고 싶다고 살아지는 것도 아니고, 욕심껏 먹고 싶다고 먹어지는 것도 아니고, 주어진 일에 대하여 하나님이 주신 소명대로 살아갈 뿐이다.

 하나님께서 반드시 들어 쓰실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

 

 그것이 작든 크든 우리에게 하나님이 주신 소명이기 때문에 의미가 생긴다.

 하나님의 위대하심에 무임승차 하는 것이다. 오직 믿음으로 ~

 오직 믿음으로만 이루어지기 때문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일은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는 것이다.

 

 이제 30대의 2배가 된 지금

 방어진 항은 엄청나게 많은 아파트가 세워져 있고 새로 지은 집들도 많고 거리조차도 화려하게 변해서 몰라 볼 때가 많다.

 

 그래도 그때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은 것은 눈 앞에 펼쳐져 있는 바다.

 앞으로 5000년을 지나도 바다는 여전히 변하지 않고 육지로 오기 위해 의지해야 하는 등대가 세우져 있는 바다로 남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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