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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리3

ㅈ스물세살의 수채화 17. 장수리 무의촌 진료 보건소에서 차량 지원을 받아 장수리로 무의촌 진료를 나갔다. 장수리는 면사무소에서 50여 리나 떨어져 있는 곳. 다행히 고속도로가 지나가게 되어서 금강 유원지에서 2개의 산을 넘어 들어가면 도보로 2시간밖에 안 걸리는 곳이 되었다. 경운기가 겨우 다닐 수 있도록 강을 따라 아슬아슬하게 닦여진 좁은 농로를 보건소의 김기사는 잘도 달린다. 강변에는 물레방아가 돌고 있다. 강변을 따라 펼쳐진 모래밭이 초겨울 햇볕에 눈부시도록 하얗게 빛난다. 모래 밭은 마치 성처녀처럼 파란 강물을 배경으로 순수하게 하얀빛으로 빛나고 있다. 사람의 손이 전혀 닿지 않은 순수한 자연의 상태는 이상한 감동으로 영숙이의 가슴을 적신다. 이 세상에 더 이상의 깨끗함은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느낌. 장수리 이장.. 2022. 8. 25.
< 홀로 선 버드나무 > 33.이사 안양 언니를 따라 언니가 사는 집에 갔다. 같은 집에 만명리 이장 집에서 만났던 김서기가 하숙을 하고 있었는데 김서기가 안방에 길게 누워 예쁘장한 얼굴에 술로 벌겋게 된 게슴츠레한 눈을 뜨고 우리를 건너다보고 있었다. 안양 언니가 설명했다. ㅡ 글쎄 저 김서기가 장수리에 출장 갔는데 이장집에서 저녁을 한상 잘 차려 술이 취하도록 먹여 재웠다지 뭐야. 그러고는 그 집 아가씨를 밤중에 몰래 들여보내 같이 잤대요. 그런데 저 김서기가 책임 안 진다고 절대로 결혼 못한다고 그 아가씨 싫다고 펄펄 뛰었대요. ㅡ ㅡ 시골에는 이런 일이 자주 있기는 하지만 그럴 거 같으면 아가씨 있는 집에는 왜 가서 먹고 취하고 자고 그랬는지 모르겠네. 그냥 결혼하면 될 거 같은데 ㅡ 김서기가 장수리 출장을 아무 이유 없이 다녔던 .. 2020. 1. 19.
< 홀로 선 버드나무 >7.출장 여름. 영숙은 여름이 좋다. 땀을 흘리면 마음속에 쌓여 있던 잔티들이 땀 속에 섞여 몸 밖으로 빠져나가 버리는 것 같다. 동글동글한 햇볕이 시멘트 위에 쏟아져 내리는 모양을 보노라면 어찔어찔 현기증을 일으키면서 살아 있다는 것에 희열을 느끼고 가장 좋은 것은 가을이 곧 올 것이라는 생각이, 뜨거운 여름이 지난 후에야 비로소 결실이 있고 그 시원한 계절과 청량한 하늘을 더욱 절실히 느낄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여름이 좋았다. 아직 여름의 아우성이 한창인 8월이다. 보건 지소에서는 한 달에 보름 이상을 출장 가야 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초임 발령자가 만명리까지 혼자 자전거를 타고 출장을 갔다. 자전거를 타고 가는데도 날이 너무 더워서 땀이 비 오듯 흐르고 힘이 들었다. 아무리 좋아하는 여름이라도 힘이 드는 .. 2019. 1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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