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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City life of JINNSSAM

Marriage life of JINNSSAM 6

by 영숙이 2020.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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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평생에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반드시 나를 따르리니 내가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살리로다(시편 23 : 6) - 내가 변하지 않으면 내 삶은 변하지 않는다. 나의 시야. 관점. 가치관. 생각을 변화시킬 분은 오직 예수님 뿐이시다.

 

< 술레 잡기 >

 

  인간은 의존성 동물이라고 했나?

  무엇인가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뛰는 사람도 그 목표에 자신을 의존하는 것인가?

 

  위대한 사람일수록 강력한 더 높은 목표가 필요하기에 어쩌면 역사를 창조하였던 나폴레옹에게는 오직 전진만이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혼자서 직장 따라 객지 생활을 하였던 진쌤 이게도 어쩌면 자신을 세우기 위하여 글 쓰는 일에 매달렸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보통 사람인 진쌤에게는 힘겨운 싸움이었기에 자신과의 싸움을 피하여 도피한 곳이 결혼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결혼을 하면서 염원처럼 가슴에 뇌었던 말은 진쌤을 편안히 쉬게 하여 준 남편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는 것.

  곧 진쌤의 인생에 최선을 다하는 것.

  이제 더 이상의 다른 도피처는 없었기에 그리고 7년 이라는 객지 생활의 외로움을 벗어나서 진쌤에게도 사랑할 수 있는 대상이 있다는 것 이상 더 좋은 것이 없었다.

 

  이제 진쌤이 의지하고 기댈 수 있는 남편과 함께 또 아이와 함께 차갑고 혼탁한 세상에서 작은 빛으로 살 아 갈 수 있음을 늘 하나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

 

  오늘 계 모임에 갔다가 집도 없고 땅도 없고 물려 받을 재산도 없어서 참으로 네가 걱정이 된다는 말을 들었을 때, 황당하게 가슴이 답답하고 기분이 나빠졌다.

 

  " 다 지복대로 사는 거예요. 돈이라는 건 아무리 알뜰해도 다 자기 것이 되는 것이 아닙디다. 월급쟁이가 아이들 교육시키고 집 한 칸 장만하고 식구들 건강하면 그게 제일 큰 복이지요. 안 되는 걸 어떻게 억지로 해요. 남 걱정들 말고 님들 일이나 걱정하세요. "

 

  말 만은 자신있고 당당하게 큰소리쳤지만 가슴속에 꼭 납덩이가 들어앉는 기분이었다.

  집에 왔지만 밥할 기분이 아니어서 회사에 전화했다.

 

  "오늘 우리 외식해요. 아무거라도 좋으니까 애 초등학교 입학한다고 축하금을 박 선생이 주던데요. 오늘 기분이 나빠서 그래요."

 

  하루 소비 3000원 안팎으로 정한 구두쇠가 왠 헛소리를 하는가 싶어 하면서도 장단을 맞추느라 그러 마하고 대답한다.

 

  아이가 몇번씩이나 졸라도 모르는 척했었는데 오늘은 아이가 원하는 대로 한마음 스포츠 회관엘 갔다.

  우선 주머니 사정에 따라 저녁부터 해결하고 보니 다른 놀이 시설이 모두 끝나서 아이의 비난.

 

  "엄마 때문에 그래."

 

  소리를 들으며 어른들 운동 경기를 관람하다가 달래느라고 놀이터에 가보니 다행히 많은 아이들이 놀고 있었다.

 

  막 결혼했을 때 싼 전셋집 찾느라 해가 저물도록 돌아다니다가 주공 아파트 옆에 있던 놀이터를 지나가는데, 결혼 전 자취 시절에 귀가 길이나 또 유난히 외로운 저녁이면 아파트 놀이터에 앉아서 그네나 시소를 타면서 듣기 싫은 가곡을 부르며 별들을 헤이던 생각이 났다.

 

  미끄럼틀에 올라가 이제 남편이 된 그를 부르며 영화에 나오는 멋진 키스신을 연상했었는데 현실은 빨리 가자고 길에 서서 신경질을 부렸다.

  미끄러져 내려 오면서 달은 밝지만 주위에 아무도 없는 늦은 저녁인데 손도 잡아 주고 하면 안 되나 하고 서운했었던 생각이 났다.

 

  어쨌던 지나고 나면 별게 다 추억이 되나 보다.

  남편한테 그 이야기를 했더니 기억이 안 난다고 한다

  혹시 자기 아닌 다른 남자랑 가고 자기랑 착각하는 게 아니냐고 한다.

  남자란 정말 무딘가 보다.

  똑똑히 말했다.

 

  "당신이랑 간 곳이며 처음 어디에서 손잡았나, 당신이 한 말들 다 기억해요. 그런 거 혼동할 정도로 다른 남자를 사귀어 보지도 못했고요."

  "에이 농담도 못하나. 아참 그러고 보니 기억나네."

 

  능청을 떤다.

  진쌤은

 

  '저 남자하고 결혼했구나. 하고 실감이 안 나던 때가 엊그제 같았는데......'

 

  아이와 함께 술레 잡기를 하면서 도시의 아파트 생활에 오락기와 비디오와 학습지 그리고 만화책에 둘러 쌓여 생활하는 아이한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든다.

  마음껏 놀고 싶은 대로 놀지 못하는 요즘 도시 아이들.

  마음껏 놀게 한다 해도 괜히 주위의 엄마들 하는 걸 보고 초조해져서 자꾸만 무엇인가를 시키게 되니 진쌤도 어쩔 수 없이 보통 엄마(?)이다.

 

  아이와 놀고 있는 지금은 쪼끔 특별한 엄마이고, 술래잡기하느라 플라스틱 미끄럼틀에서 넘어져 혹시나 미끄럼틀 금이나 안 갔나 하고 걱정 아닌 걱정을 한다.

  플라스틱 통로에 숨으면서 우리 아이에 추억의 모퉁이에 숨겨질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행복이란 이런 것일까?   

 

  진쌤이 의존했었던 글쓰기를 던지고 이 아이를 키우게 한 남편과 하나님께 감사할 따름이다. 

 

  남편도 기분이 나쁘지는 않은 모양이다. 

  언젠가는 작은 부자로써 살아 가리라는 것도 의심하지 않는다. 

 

  희망

  사람들이 심는 제일 좋은 나무. 

 

  비록 위대하거나 영혼의 창작이 아닌 작은 희망일지라도 희망이 갖는 의미는 항상 소중하다. 

  보통 여자로서 가장 소중한 희망은 진쌤에게 있어서는 가족이다.

  오늘 다시 한번 희망을 새겨 본다.

  인생의 술래잡기 속에서 진정 진쌤이 가꾸고 소중히 하여야 할 희망을.

 

 

< 보내지 못할 편지 >

 

  숙이에게 편지 받는 것이 유일한 기쁨이라면 진쌤의 지나친 기대감일까?

  사실은 남편에게 이렇듯 허심탄회하게 편지 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본 적이 한두 번 아니야.

  숙이는 결혼 해도 언제나 제부와 대화하는 부부로서 생활하기를.

  물론 오랜 세월 9년 11개월인가? 연애를 했기 때문에 서로를 잘 알겠지만 단절이나 제자리에 머물지 말고 서로의 정신세계를 점점 더 넓혀 가도록.

  그리고 서로 자주 교류를, 그리고 대화를 갖도록 노력하기를.

 

  대화의 벽.

  각기 다른 정신세계를 갖고 있기에 느끼는 감정.

  그건 좋은 친구를 만나 그저 따뜻한 차 한잔만 마셔도 편안해질 수 있는, 같이 있어 주기만 해도 행복한...

  요즘 진쌤은 집에서 때때로 편안함보다는 피곤함을 느껴.

  일에 치여서 피곤하지만 그래도 집안일을 하려고 애쓰는데, 대문 들어서는 대로 계속 짜증을 부리는 걸 듣는 게 힘들어.

 

  돼지우리 라는둥, 하루는 꼭 대전집 같다면서 짜증을 부리더군.

  엄마한테 이른다면서 웃고 말았지만, 청소 빨래를 잘해주면서 계속 잔소리.

  차라리 내버려 두고 짜증이나 잔소리 좀 안 했으면

  여타 일도 마찬가지야.

  매사에 잔소리 투성이.

  그래서 이 진쌤도 자꾸 타인에게 잔소리가 느는가 봐.

 

  한 일곱 번쯤 같은 소리를 들으면 진쌤도 모르게 화가 나서 성을 내고는 말아, 참고 듣던지, 아니면 좋은 말로 대답을 하면 될 텐데.

  불편한 사람이야.

  정신세계가 없어.

  대화가 안돼.

  가끔은 진쌤이 무슨 이야기를 하면서도 지금 하는 진쌤 이야기를 듣고 있지 않는다든지, 듣고 있어도 이해를 못한다든지 하는 것을 느낄 때가 많아.

  자기 자신에 대한 방어만이 급급해서 받아들일 여유가 없는 것 같아.

  때때로 집안이 답답하고 가슴이 터져 나갈 것 같은 때가 있어.

  이렇게 편지를 쓸 때에는, 남편한테 편지를 쓸 생각이 든다면 얼마나 좋을까, 연애 기분을 느끼고 싶다 이런 생각을 한다면 너무 지나친 사치일까?

 

  그 이야기가 생각난다.

  어느 동그라미가 한쪽 귀퉁이가 깨져서 거기에 맞는 조각을 찾으러 다녔어.

  어느 것은 너무 크고 어느 것은 너무 작고

  어떤 건 모양이 다르고 어떤 건 너무 튀고

  그러다 딱 맞는 조각을 찾아냈어.

  당분간은 엄청 행복했지.

  너무너무 행복했는데, 얼마의 시간이 지나니까 답답해서 견딜 수가 없는 거야.

  너무 꼭 맞는 게 답답해서 힘들어하는 내용.

 

  우리 모두는 이렇게 자신에게 맞는 조각을 찾아 맞춰 나가려 애쓰는 삶을 이어가면서 행복하려고 노력하는가 봐. 

 

  이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고 했어.

  의지만이 완벽할 뿐

  의지적으로 행복에 가까이 가려고 노력하는 게 중요하겠지.

  우리의 삶이란 게,

  밋밋할 때도 있고,  반짝일 때도 있고, 오색찬란할 때도 있다고 생각하면 

  지금의 시간이 지나면 다가올 찬란한 시간을 기대하는 게 중요하겠지.

 

  진쌤이 아무리 남편을 중요한 사람이라고 여기고 그렇게 대한다 해도 진쌤이 그 사람에게 중요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발견할 때마다 화가 나곤 해.

  어쨌든 종이로는 진쌤의 이 마음을 전부 표현할 수가 없을 것 같다.

  그래도 편지 안 하고 가슴속에 묻어 두는 것보다는 누군가에게 이렇게 편지할 사람이 있다는 게 기뻐.

  그래서 가족이란 좋은 건가 봐.

  아무튼 이제 와서 이야기인데 너처럼 오랜 세월 동안 연애를 하고 결혼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공통되는 취미라도 있으면......

 

  오랜만에 동백섬에 가서 바닷가에 앉아 기분이 좋아서 가곡을 큰 소리로 불렀더니 창피하다면서 아이를 데리고 다른 데로 가버리더라고.

  우리는 이야기할 게 없어.

  원래 결혼하면 그런 건가?

  갈 때부터 집에 올 때까지 남편은 진쌤과 아이에 대한 불평불만만 늘어놓아.

  좀 더 긍정적으로 이왕 왔으니 즐겁게, 되도록이면 기쁜 마음, 기쁜 시선으로 바라봐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피곤해.

  한가로운 시간에 대한 기쁨과 감사보다는 피곤하다는 생각이 들어.

  삶이란 어쩜 피곤함 인지도 모르지.

 

  진쌤이 괜히 투정 부리는 아이처럼 숙이에게 30대의 중년 여인이 되어 사춘기 소녀처럼 낭만이나 찾고 투덜거리다니 좀 부끄럽고 얼굴이 붉어지는군.

  숙이가 언젠가 말했듯이 용서하고 받아들이고 그들을 위해서 기도하라고 했지만 진쌤의 그릇이 작아서 그런지 도저히 용서가 안돼.

  요즘은 가끔은 그들을 하나님 앞으로 인도해 달라고 기도하지만 아직은 진쌤 자신도 신앙적으로 미숙아 인 탓인지 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어.

 

  서울에서 교육받을 때 진쌤의 여러 심정을 5장의 편지로 써서 보낸 적이 있었어.

  그중에는 시댁에 대한 불평도 두어줄 있었지만 모든 5장의 편지에도 불구하고 나중에 대전에서 만났을 때 편지 받았냐고 물었더니 '편지가 불량하더군' 하고 대답했어.

  진쌤이 보낸 편지를 진쌤 집에서 발견해서 읽고는 진쌤 생전에 다시는 남편한테 편지하지 않으리라 결심했어.

  결혼 후에도 남편하고 즐거이 서로의 편지가 오가는 상상을 하며 행복해하곤 했었는데, 역시 현실은 다르지.

 

  진쌤 부부는 서로가 너무 먼 곳에 있어.

  서로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전혀 모르고 있어.

  서로 알려고도 또 아는 것도 없어.

  육체적인 접촉?

  서로의 육체적인 관심에도 서로 생각하는 게 달라.

  생각하는 관점이 다르다고나 할까.

 

  박해나 방해가 아무리 격심하다고 해도 진쌤의 마음 바탕이 또한 인간에 대한 사랑이 깊고 넓다면 얼마든지 남편을 감싸고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해.

  결국 이 모든 것은 진쌤이 가진 결점 때문에 형성되는 것인지도 몰라. 

 

  남편에 대한 좋은 점, 훌륭한 점도 많을 것 같은데 진쌤이 너무 욕심을 부리는 탓에 그런 것은 눈에 안 보이고 이런 불평만 늘어놓았네.

  단간 셋방에 냄비 한 개와 숟가락 두 개만 있다 하더라도 서로 좋아 못 살고 그저 볼을 비비는, 만나기만 하면 웃음을 풍기는 잉꼬새처럼 살아 봤으면.

   

  상처를 받았으면, 새살이 돋을 때까지 치유를 했다면 좋았을 텐데, 상처는 그대로 묻어 둔 체 바쁜 일상에 그저 쫓기고 세월이 흐르기만을 기대했기에 세월의 흐름이 지날수록 염증이 쌓여 때대로 상처가 욱신욱신.

 

  스스로 자가 치료를 위해 몇 날, 며칠, 몇 달이고 잠을 자고 몸의 컨디션이 좋아져 잠을 못 잘 지경이 되면 몇 날, 며칠, 몇 달이고 삼류 소설이라도 들이 팔 작정이야. 

  그러다 보면 또 세월이 흐르고 늙은 진쌤이 되어 있겠지.

 

  때때로 진쌤이 닿지 못하는 곳에 놓여 있는 남편의 차가운 것에 대이고는 깜짝깜짝 놀라고는 해.

  어쨌든 계속 애쓰다 보면 작은 거라도 서로 나누는 따뜻한 이해와 사랑을 지닌 사이가 되어 있겠지.

 

  조금은 기분이 좋아지는군.

  내일은 일찍 선거 끝내고 아이와 같이 가까운 곳에 가서 사진도 찍고 점심도 해먹을 예정이야.

 

  오늘은 날씨가 정말 너무 좋다.

  며칠 황사와 찬기운이 있었는데 이제 울산에서는 초여름의 시작이군.

 

  제주도 여행 건은 나중 5월에 만나서 이야기하기로 하고 3교시 끝나서 화장실 갔다 오고 수업해야겠다.

 

  또 편지할 때까지 안녕.

 

  참 5월에 만나면 우리 가족사진 좀 찍자.

  옛날 사진 말고 새로 찍어서 조그맣게 해서 학교 책상에 놓고 조금이라도 행복한 기분이 되고 싶어서 ~~~

  안녕.

                                1988년 4월 29일 울산 큰 언니 진쌤.

 

  내 평생에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반드시 나를 따르리니 내가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살리로다(시편 23 : 6) - 내가 변하지 않으면 내 삶은 변하지 않는다. 나의 시야. 관점. 가치관. 생각을 변화시킬 분은 오직 예수님 뿐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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