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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붐 세대 탐구 생활/낙서장

머리카락 이야기

by 영숙이 2020.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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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 이야기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머리카락을 기르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내내 단발머리여서 길러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때 또래에게 유행했던 대로 앞머리는 눈 위로 짧게 하고 옆머리와 뒷머리는 길게 어깨 위로 늘어 트리고 다녔다.

  대학 1학년 내내 그 머리를 하였었다. 그때 쯤 사진기가 막 유행하기 시작하여서  찍어 놓은 사진이 여럿 있다.

 

  그다음으로 한 머리는 단발보다는 좀 길게 긴 머리에 파마를 한 것인데 굽실 거리도록 파마를 해서 드라이로 컬을 넣는 것이다.

  울산에서 만났던 선배인 박선생님을 처음 만났을 때 그 머리를 하고 있었다. 박 선생님은 교장까지 하고 울산 여상에서 근무하시다가 울산 여상에서 정년퇴직을 하셨다. 

  진샘이 알고 지내던 범위 안에서 박 선생님은 진쌤이 처음 만났을 때 했었던 그 머리를 평생 하셨고 교장으로 정년 퇴임하셨을 때도 그 머리로 정년 퇴임을 하셨던 걸로 알고 있다. 

  머리 길이에 약간의 차이가 있었을런지 모르지만 자연 갈색에 어깨까지의 길이 그리고 굽실 거리는 파마에 드라이로 컬을 넣는 것까지.

 

  의외로 사람들은 머리 스타일에 변화를 줄 것 같아도 평생 한 스타일로 지내는 사람들이 있다.

  예전에는 연애를 하다가  헤어지면 머리카락을 자르고 머리 스타일에 변화를 준다고 하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실제로 헤어 스타일에 변화를 주지 않는 경우도 꽤 있다. 

  왜 그런 머리를 하게 됐는지는 몰라도 한번 마음에 든 헤어 스타일을 끝까지 고집하는 것이다.

 

  남자들의 헤어 스타일은 몇가지 안되어서 대충대충 비슷비슷한 머리 모양이지만 그래도 자세히 보면 남자들도 머리 스타일이 있고 자신이 마음에 든 머리 스타일을 끝까지 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남자들도 머리를 기를 수도 있고 지금은 옛날 남자들 장발을 단속하던 그런 시절이 아니라서 머리를 장발로 할 수도 있고 아주 짧은 스포츠머리를 할 수도 있는데 주변에서 아는 일들의 머리를 보면 대충 거의 비슷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 

  스포츠 머리를 하는 사람은 항상 머리를 스포츠머리 모양으로 짧게 하고 다닌다. 중간 길이의 머리 모양을 유지하는 사람이 제일 많은 거 같다. 때로 긴 머리를 날리고 다니는 사람도 가끔은 볼 수 있다. 

  머리카락은 짧으면 짧을 수록 긴 머리보다 자주 깎으러 다녀야 해서 더 관리가 어렵다고 했다.   

 

  진쌤이 아가씨 때 만났던 그 선생님은 정말 독특한 머리 스타일이었다.

  앞머리는 짧게 커트를 하고 뒷머리는 단발로 자르는 모양의 헤어 스타일을 했는데 4년 동안 같이 근무하는 동안 정말 한 번도 그 머리 스타일을 바꾸지 않았었다.

  그 머리 모양이 정말 예쁘다거나 아니면 본인에게 정말 어울리는 모양이라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유행도 아니었던 그머리는 정말 예쁘지도 않았고 본인에게도 어울리지 않았다.

  그런대도 그 머리 스타일을 유지하려면 부지런히 미장원을 다녀야만 유지할 수 있는 머리스타일이었다.

  심지어는 대학 때에도 그 머리 스타일이어서 시장에서 학과 선배를 만났는데 선배가 아는 척하려다가 세월이 10년 이상이 지났는데 어쩌면 저렇게 똑같을까 싶어서 아마  도 다른 사람인가 보다고 지나쳤다고 말할 정도였다.

 

  평생을 한 헤어 스타일로 지낸다? .                                                                          진샘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아니 진샘에게는 스타일이라고 할만한 게 없었는지도 모른다. 

  기분 내키면 짧게 짤랐다가 아줌마 머리처럼 볶았다가 한 번은 운동장 수업을 많이 할 때여서 얼굴이 많이 탔는 데에다  뽀글뽀글 뽀글이 파마를 해서 아이들로부터 아프리카에서 왔느냐고 소리를 들을 정도 일 때도 있었다.

  30대에는 아는 샘이 앞머리 없는 단발 머리를 하고 다녔는데 찰랑거리는 머리카락이 예쁜 데다 그 스타일이 그 샘한테 아주 잘 어울려서 인테리 틱 하고 멋있게 보였었다.

  진쌤도 그 선생님을 따라 한동안 앞머리 없이 단발 머리를 하고 다녔었다. 그런데 진쌤은 찰머 리가 아닌 뻣뻣한 밤 털 머리카락이어서 옆으로 자른 단발이 뒤집혀 있기 일수였다. 머리카락이 뒤집히는 게 싫으면 얌전히 단발로 있도록 하는 파마를 해야 했다.

  무슨 파마더라? 파마 이름이 있는데 잘 생각이 안난다.

 

  이건 약간 옆길로 새는 이야기인데 앞머리 없는 단발 머리 선생님 이야기가 나와서 계속 이야기해보면 그분 성씨가 독특하게 "판"씨였다.

  "판" 선생님은 찰랑이는 예쁜 단발머리에 옷도 이쁘게 잘 입고 다녀서 30대 후반의 여선생님으로써 아주 세련되게 보였었다.

  외형으로 보이는 건 아주 세련되었지만 판샘의 경제관념은 형편없어서 늘 살림이 쪼들렸다.

  보통사람은 살림 형편에 따라 형편에 맞춰서 산다.

  있으면 좀 넉넉하게 용돈을 쓰고 없으면 없는대로 참고 사는 게 대부분이다.

  그런데 그 샘은 없는 형편인데도 참고 살지 않았다.

 

  그 선생님에 대해 기억나는 것은 먼저 결혼할 때 신혼 살림 장만하는 거부터였는데 보통은 결혼할 때도 형편에 맞추어서 결혼하는 것이 그때 당시의 풍경이었었다.

  잘 사는 집 사람들은 신혼 살림도 넉넉히 해가고 또 시댁에 돌리는 혼수도 먼 친척까지 좀 비싼 걸로 돌리는 것이다.

  넉넉한 살림이 아닐 경우에는 집에 맞추어서 최소한의 살림에 혼수도 가까운 어른들만 하는 것이다.

 

  판 선생님은 결혼 할 때 저축한 돈이 하나도 없으면서 공제회에서 목돈을 빌려서 32평 아파트를 다 채웠다고 했다.

  요즘이야 대출이 흔한 시절이지만 그때는 대출이라는 건 이자를 줘야 하기 때문에 정말 통 큰 일에 해당되었다.

  월급에서 13프로의 이자가 나가고 원금도 갚아야 하니 씀씀이를 줄이면 되는데 줄이기는 커녕 점점 더 비싼 메이커 옷으로 도배하고 다니니 월급이 모자라서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빚이 연 걸리듯 걸려 있는 사람이었다.

  그 부인에 그 남편이라고 남편은 또 회사 사람들하고 모여서 도박 카드를 하는 사람이었다.

  경제적 문제가 해결될 기미가 없는 집이라서 월급 받는 날에도 돈을 빌려야 하는 상황으로 몰렸다. .

  머리 스타일이 이뻤다. 

  진쌤도 다른 건 몰라도 이쁜 머리 스타일을 따라 하고 싶어서 한참 동안 단발머리를 따라 했었던 기억이 난다.

  결국 한샘은 아파트를 팔아서 빚을 갚고 사택으로 들어갔다는 후일담.

 

  예수 믿게 되었을 때 ~

  오직 관심이 예수님에게만 있어서 미장원에 잘 가지 않았었다.

  머리가 길어지면 가서 카트를 한 다음 길어 나오면 짧은 머리를 고무줄로 묶고 인조 가발 머리핀으로  가리고 다니면서 머리카락이 길어지도록 두었었다. 

  파마도 하지 않고 그렇게 몇 년을 보내다 보니까 흰 머리카락이 올라와서 염색을 해야 했다. 

  주말에 남편이 집에서 들여 주기도 하고 혼자 집에서 들이기도 하고 그러다가 앞머리뿐만 아니라 전체 머리를 물들여야 해서 드디어 미장원에 가서 뿌리 염색을 하고 있다.

 

  헤나 염색을 하니까 머리카락이 굵어지면서 헤나로 코팅이 되어서 머리카락이 건강해졌지만 늘 짧은 머리로 다니고 있었는데 더 나이 들으면 못할 거 같아서 파마를 하고 길러 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헤나 머리라서 파마약을 두세배 더 쓰고도 파마가 잘 안 나와서 파마약 냄새가 뿌리 염색 2번 할 때까지 나고 눈은 안구 건조증으로 힘들어한다.

  다시는 파마를 못할 거 같다. 아니 안 할 거 같다.

  머리카락은 머리 꼭대기까지 묶어 올릴 정도로는 길지 않았지만 여름이 되면 머리 꼭대기로 묶어 올릴 수 있게 될 거 같다.

 

  박선배는 아직도 40년 전 그 머리 스타일로 지금도 살고 계실까?

  판 선생은 찰랑 거리는 단발 머리로 지내고 있을까?

  어울리지 않는 앞머리에 단발머리였던 그 샘은 아직도 그 머리를 하고 있을까?

 

  사우나에서 머리를 수건으로 휘어감은 아주머니하고 머리카락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그분이 다른 데 갔다 오면서 머리에 감은 수건을 벗고 오셨는데 머리 꼭대기가 휑하다.

  훨씬 나이가 들어 보이신다.

  수건을 하고 있을 때에는 60대로 보였는데 수건 풀고 휑한 파마머리가 보이니까 70대로 보인다.

 

  머리카락 중요하다.

 

  현대에는 머리카락이 빠지는 일이 많고 원형 탈모도 많고 해서 머리카락을 살리는 산업도 앞으로 전망이 있는 산업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가 근대화 과정에 기여했던 산업 중에 하나인 가발 만드는 일.

  지금은 머리카락으로 만드는 게 아니고 가발을 섬유로 만들지만 머리카락보다 더 머리카락처럼 보인다.

  머리카락이 많이 빠진 사람은 한가닥의 머리카락도 소중히 여긴다.

  머리카락을 심는 산업도 있다고 하니 앞으로 무궁무진한 산업으로 발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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