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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붐 세대 탐구 생활/낙서장

한양 상경기 - 명절 2

by 영숙이 2020.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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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나 교회에서 10시 예배를 드리고 DDP(동대문 디지털 프라쟈)로 향했다.

   교회에서 시니어를 위한 대학 프로그램을 살펴보다가 시니어를 위한 봉사 용지를 달라고 손을 내미니까 

 

      " 여기는 시니어를 위한 곳입니다. "

      " 제가 시니어이거든요. "

 

   기분이 좋았다.

   내가 시니어라 인정하는 것 때문이 아니고 시니어가 아닌 것처럼 보였으니까 그런 말을 했다고 생각하니까 기분이 좋았다.

   헤나로 물들은 붉은 머리카락 때문일까?

 

   지하철에서 왕십리까지 가는데 40분이 걸린다고 한다. 

   

   아침에 늦게까지 자고 늦게 일어난 데다가 저녁에 커피를 마시고 영화를 보느라 자야 될 시간을 넘겨서 영화를 2편이나 떼고도 잠이 안 온다.

   

   또 영화를 틀면 그 영화 다 볼 때까지 안 잘 것 같아서 캔디 크러시 게임을 하다가 2시 반이 되어서 억지로 자기로 했다.

   

   잠을 안 자면 결국 밤을 새워서 주일 예배를 제대로 드리지 못할 것 같아서 이다.

   

   양을 몇천 마리 세어도 잠이 잘 들지를 않는다.

   감사합니다를 하고 또 하고 새벽기도를 빼먹어서 못한 기도를 하고 또 하고 은혜 아니면 살아갈 수가 없네. 예수 오직 예수뿐이네 ~ 마음속으로 찬양을 하고 또 하다가 어느 순간 잠이 들었나 보다.

   

   깜딱 놀라서 일어나니까 8시다.

   눈은 떴는데 몸이 일어나지를 않는다.

   30분에 일어난다고 생각하다가 다시 잠이 들면 못 일어날 것 같아서 억지로 몸을 깨워 일어났는데 아침을 챙기다 보니까 아침에 먹을 국이 없어서 시금치 국을 끓이고 나섰다.

   

   버스를 타면 좀 일찍 가려나 싶어서 버스를 탔는데 3 정거장을 가니까 그곳에서 오는 거나 2 정거장 가서 가는 거나 거리가 같다.

   

   좀 빨리 발걸음을 해서 30분 전에는 도착하지 못하고 20분 전에 도착해서 헌금 찾아 헌금을 하고 앞에서 둘째 줄에 앉아 찬양을 한다.

 

          찬양 ㅡ 질그릇의 노래(박종호)

 

   내 삶이 노래되게 하신 주님

   이 노래를 질그릇에 담으사

   마음이 가난하고 목마른 사람들이 손 내밀게 하소서

 

   내 영이 노래하게 하신 주님

   이 노래를 질그릇에 담으사

   마음이 무너지고 어두운 사람들이 손 내밀게 하소서

 

   그 큰 사랑 내 삶에 담으사 가난한 자와 나누게 하소서

   그 큰사랑 내 영에 부으사 가난한 자와 나누게 하소서

 

   낮은 곳으로 이끄소서

   낮은 곳으로 보내소서

   아 하나님의 눈물이 고인 곳으로 주사랑 나누게 하소서

 

   그 큰사랑 내 삶에 담으사 가난한 자와 나누게 하소서

   그 큰사랑 내 영에 부으사 가난한 자와 나누게 하소서     

 

   

   쓰는 일이 이젠 끝났다고 생각했던 그때

   저 깊은 마음속의 소원을 읽고 계셨던 주님께서 쓸 수 있도록 컴퓨터 앞에 앉히고 쓰게 하시고

   나의 삶을 노래하게 하셨으니

   이제 이 찬양을 어떻게 감격으로 부르지 않을 수 있을까.

   

      " 하나님, 내가 아는 이들을 생명 책에 기록하여 주시옵소서! "

 

   집에 도착하여 시금치 국을 먹을 수 있는 대로 잔뜩 먹고 지하철을 타고 시간 될 때까지 잠이 들기로 한다.

   눈만 감았는데도 저절로 자고 있다.

   

      " 그럴 거면 집에서 잠이나 자지. "

      " 엊저녁에 3시 반까지 못 자고 주일 예배 때문에 억지로 자려했는데도  잠이 안 들어서 양을 몇천마리까지 세다가 겨우 잠이 들었는데 지하철에서 너무 열심히 자서 미안해요. "

      " 커피 마신데다가 놀면서 영화 보고 티비 보고 잘시간 놓쳐서 잠을 못자고 저절로 잠이 오넹 "

 

   

   DDP에 도착하니 티브이에서 소개했던 그 피아노가 건물 통로에 있고 누구나 그 피아노를 두드리면 통로 천장에 가득 피아노 소리가 울린다.

   멋지다.

 

   3개로 이루어진 건물들을 살펴보고 예전에 왔을 때와 어떻게 달라졌나 비교해 보는 것도 좋다.

   상업적인 공간이 아니고 전시적인 공간이 되어서 예전보다 많은 곳이 비어 있었다.

   처음부터 전시적인 공간으로 설계했으니까 좀 더 전시적인 공간으로 활용하고 전시적인 요소에 관광적인 요소를 가미했으면 좋겠다.

 

   똑똑한 젊은이들을 고용해서 잘 활용했으면 좋겠다..

 

   광장시장으로 가자고 하는데 광장 시장이 뭐하는 곳,

   무엇을 할 수 있는 곳인지 모르고

   점심 먹고 가자고 고집을 부려서

   배가 부르도록 먹고는

   평화시장을 거쳐서

   청계천으로 내려가

   광장시장으로 향했다.

   

   청계천

   

   ~ 20살 때 청계천 변에 있는 모든 책방을 돌면서 김소월의 영역 시집을 찾아내어서 샀던 곳.

   

   오래된 김소월의 영어로 된 책은 딱 한 군데에 있었다.

   

   누우런 책갈피에는 진달래 꽃잎과 단풍들이 끼워져 있었다.

   

   누군가 이 영역 시집을 읽으면서 꽃잎과 나뭇잎을 넣어 두었을 것이다. 

   

   누굴까?

   어떤 사람이었을까?

   

   오랜 외국 생활에 지쳐 있을 때 김소월의 영역 시집을 발견하고 행복하게 읽으면서 꽃잎을 넣어 두었을까?

   

   누군가에게 읽어 주면서 나뭇잎을 끼웠을까?

   

   나처럼 영어로 된 김소월의 시를 외우면서 단풍잎을 넣었을까?

 

   이후로 복개천이었던 청계천의 뚜껑이 열리면서

   한번,

   두 번,

   이제 세 번째이다.

   

   계절도

   여름,

   가을에 왔었고

   지금은 겨울이다.

   

   앞으로 얼마나 더 이 곳에 오게 될까?

   기대해본다.

 

   광장시장에는 정말 많은 외국인들이 빼곡하게 앉아서

   이것저것을 먹고 있다.

   

   정말 많은 음식에,

   다양한 음식에,

   다양한 인종이 모여서 먹고 있다. 

   

   배가 부른 눈에는 그저 그림에 떡이다.

   배가 부르게 된 이유가 나의 고집 때문이라서 할 말이 없다.

   

   중국에서는 우한 폐렴이라는 것이 퍼지고 있고,

   이제 글로벌한 세계는

   사스,

   메르스,

   돼지 인푸르엔자,

   우한 폐렴이라는 모양새로

   금세 금새 질병도 퍼지고 있다.

   

   뉴스에서 그렇게 떠들고 있고

   관광객이 어쩌고저쩌고 해도

   광장 시장에는

   동남아인에

   중국인에

   유럽인이 잔뜩이다.

   

   도착한 관광버스에서 계속 사람들이 내리고 시장 안으로 들어간다.

 

   맛집을 찾아,

   유명하다는 육회를 찾아다니다가

   우선 배를 고프게 하기 위해 종묘를 걸어갔다 왔다.

   

    종묘에서 나무 사진을 찍고

    다리가 아프도록 걸어서

    다시 광장 시장에 와 육회집을 찾아 갔더니

    줄이 길고 길어서

    줄이 없는 육회집을 찾아 2층으로 올라갔더니

    웬걸 2층 반대편 입구에

    줄이 가득이다.

 

    육회의 회전율이 좋아서 그런지 줄에 선지 30분 만에 입성하여 육회를 먹었는데

    아~ 육회는 우리가 전에 먹던 그 맛있는 육회가 아니었다.

   

    육회가 너무 실처럼 가늘게 썰려서 씹는 맛이 전혀 없었다.

    심지어 참기름도 제대로 된 참기름이 아니다.

   

     녹두 빈대떡도 전에 자주 먹었던 그 녹두 빈대떡이 아니었다.

     녹두 양이 너무 적고 기름에 너무 심하게 튀긴 것이다. 

   

     두 번은 안 올 것 같다.

 

     육회 집에서 벗어나서 만두 가게로 갔다.

   

     8시 30분이 되니까 서서히 음식 가게들이 문을 닫고 있었다.

   

     만두 가게는 아직도 성업 중.

   

     만두를 직접 빚는지 만두피를 위한 반죽이 잔뜩 있는 곳도 있고

     그 와중에 만두를 빚는 가게도 있어서

     고기만두 10개 4000원

     김치만두 10개 4000원.

     이렇게 사 가지고 부자가 된 마음으로 시장을 벗어났다.

   

     입구에서 붕어빵을 하나씩 입에 물고 (팥이 떨어져서 크림 붕어빵을 샀는데 좀 아쉬웠다.)

    호떡도 하나 샀는데 배가 불러서 인지 맛이 없었다.

    기름 맛만 잔뜩이라서 못 먹고 버렸다.

   

    와플을 파는 사람으로 와플 가게 앞을 서성거렸는데 인스턴트 와플에 하얀크림을 잔뜩 발라준다.

   

    내가 파는 와플은 보통 인스탄트 맛이 아니라서 문제일까?

    하얀 크림을 잔뜩 안 발라줘서 문제일까?

   

    무언가 문제가 있나 보다.

    내가 파는 와플에 문제가 있으니까 안 사 먹는 게 아닐까?

 

    또 걸어서 동대문 역사문화역에 도착하여 지하철을 탈 때 하루 종일 걸었던 걸음수가 16000보를 넘었다.

   

    내리는 곳에 내렸는데 버스정류장 앞 작은 광장에서 외국인이 대나무로 만든 악기를 열심히 불고 있었다.

    슬픈 음악이다.

 

    대나무 피리도 분다.

    외로운 음악이다.

 

    여기서 저렇게 음악을,

    대나무로 된 악기를 분지가 오래됐다고 하는데

    명랑한 리듬을 타는데도 슬프고 외로운 가락인 것은 웬일일까?

    음악을 하는 이가 슬프고 외로워서 일 것이다.

 

    집에 와서 만두를 구워 저녁으로 먹었다.

    만두는 맛있었는데 김치 만두는 좀 매웠다.

    고춧가루 때문인 듯

 

    집에 도착하여 씻자마자 그냥 고꾸라져 잠이 들었다.

    행복한 고단 함이다.

    행복한 기절.

 

   

    귀향 기차를 타고 집에 내려올 때

   

    커피를 사고

    도넛을 사고

    콘칲을 사고

    포카리스웨트를 사고

   

    행복한 기차여행으로 마무리. 

 

    도착하니까

    비가 너무너무 왕창 쏟아진다.

   

    어쩔 수 없이 택시를 타고 도착해서

    고구마를 쪄서 저녁으로 먹으면서

    넷플릿스에서 오스만 제국의 마호메트 2세가 1000년 동안 유지되던 콘스탄티노플을 점령하는 시리즈 6편을 다 떼었다. 

 

    참 감사한 명절이다.

    하나님 아버지 감사합니다.

    행복한 명절 보낼 수 있도록 돌보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든 것은 다 예수님의 은혜입니다.

    저같이 모자라는 사람을 들어서 써 주시는 은혜 감사합니다.

 

    감사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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