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 상경기 ㅡ 명절 1

 

금요일 오후 1시 53분.

 

14호차 3C.3D

 

점심은 우동집에서 해물볶음과 카레돈가스.

 

커피는 롯데리아에서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잔과 모카 번.

커피가 먹고 싶어서 방금 밥을 먹었는데도 번을 찢어서 커피를 찍어 먹는다.
던킨 도너츠를 먹는 대신에 번을 먹는 것으로 만족한다.

 

플랫홈에 나가서 간식판매소 앞에서 들여다 보다가 콘칲 한개를 산다.
1500원.

카드 대신 폰 케이스에 끼어 있던 빳빳한 비상금 2000원을 꺼내어 쓴다.

기차를 타고 테블릿을 꺼내어 남편이 SRT 와이파이를 켜고

넷플릭스 영화중에서 이글아이를 불러 내서 보다가 20분 후 대구 지날 때

꾸벅꾸벅.

 

이글아이를 3번쯤 본 또순이는

 

   " 나 다른 거 봐도 돼? "

 

넷플릭스에서 네명의 여자들

 

   " 돈많은 친구 "

 

란 영화를 본다.

 

내용은 정말 형편없는데 디테일 한 장면장면이 센시티브하게 표현되어 있어 끊지 못하고 계속 보게 된다.

 

뒤돌아보니 빈 자리가 눈에 띈다. 고향을 찾는 기차였다면 몇만대 1의 확률을 뚫고 차지할 좌석이 상경하는 기차라서 남아 있는 것이다.

영화를 다 보기 전에 도착했단다.

 

기차 창문이 캄캄해서 내다 봐도 여기가 어딘지 모르겠다

 

방송이 나오는 걸 듣고 도착한 것을 알게 된다.

 

펼쳐 놓은 이것 저것을 챙기느라 바쁘다.

충전기,

헤드셋,

폰,

테블릿 피시,

거기에 마시고 난 종이컵에 콘칲 먹고난 비닐 포장

 

가방 찾으러 먼저 나간 남편이 불안한 얼굴로 두리번 거린다

 

      " 어디 있노, 와 빨리 안내리노. "

 

얼굴을 찾자 안심과 미소가 얼굴에 떠오른다.

역 구내로 가는데 귀향 기차에 꽉 체워진 승객들은 전부다들 몇만대 일의 확률을 뚫고 기차표를 구입한 대단한 사람들이다.

 

역구내가 저만큼 보이는데 고향가는 기차가 떠난다.

 

역구내에서 20대 청년이 한명 흘러 나와 기차가 출발했는지 바라본다.

 

   ㅡ 흠 기차를 놓쳤나? 몇만데 일의 기차를 놓쳤단 말이지. 기차표 바꾸어야 할텐데. 알람을 안맞추고 자버렸나? ㅡ

눈으로 청년을 따라 가면서 다음 행동을 기대해 본다.
예쁜 얼굴에 20대 청년은 역구내로 돌아가서 끝에 있는 승객들 앉는 의자를 찾아 앉는다.

역구내에서 시니어의 필수코스인 화장실을 방문한다.
한사람은 짐을 앞에 하고 화장실 문이 보아는 곳에 서서 기다렸다가 바꾸어서 다녀온다.

달달달

캐리어를 끌고 움직이는 길을 타고 간다.
움직이는 계단 끝에서 내려서

달달달

그리고 두번째 움직이는 걔단을 탄다.

 

지하철을 찾아 계단을 내려 가서 왔다 갔다 하면서 써 있는 시와 글들을 촬영한다.

지하철 역에 써 있는 시와 글의 내용이 좋아서 만날 때마다 폰으로 찍어 놓고 있다.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는데 생각만큼 붐비지 않는다.

역시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찾아 갔나 부다.

 

노인을 위한 경로석 자리가 비어 있어서 냉큼 앉는다.

 

   ㅡ 나 시니어 맞거든? 젊은 척 참고 서 있어야됨? 자리도 비어 있는데? ㅡ

버스 정류장에 내려서 환승의 혜택을 받아 보려고 버스를 어떤걸 타야 하는지 네이버 지도를 찾다가 카카오맵을 찾다가 전화를 해서 아파트 단지로 가는 버스 번호를 알아 낸다.

 

알아 낸 버스 번호를 탈수 있는 곳으로 이리저리 옮기다가 도착한 버스를 타면서도 못믿어서 가사분에게 여쭈어 본다

   " 이 버스 3단지 주공 아파트 가나요? "

두어번 물어 보고서야 탔다.

교통 카드가 들어 있는 핸드폰을 찍으니까 100원이 찍힌다
참 신기하다.

환승이 신기하다.

이런 제도가 신기하다.

 

한 정거장 가서 버스를 내린다.
아파트 문 앞에 서서 키 번호를 몇번 틀리고서야 드디어 입성.

명절을 위한 서울 상경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