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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양2

< 홀로 선 버드나무 >9. 지소장의 떠남 가뭄을 달래는 오랜만의 단비로 이 작은 산골도 무척이나 바빠졌다. 모심으랴 물 대량 농사일들이 태산이다. 사무실로 면사무소의 한서기가 면장님이 안양과 곽 양 언니를 부른다고 데리러 왔다가 아직 출근하지 않은 것을 보고 영숙이랑 면사무소 이야기를 하다가 갔다.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영숙이랑 초등학교 동창인 김기남이가 여기 청성 면사무소에서 근무하다가 군대를 갔다는 것이다. 아직 결혼은 안 했지만 이 동네 아가씨랑 사귀다 군대 갔는데 이번에 그 아가씨가 떡두꺼비 같은 아들을 낳았다고 한다. ㅡ 기남이가 여기 면사무소에 근무했구나. 아들을 낳았구나. ㅡ 기남이는 옥천군 군서 초등학교 5학년 때 같은 반 반장이었는데 그 애가 아파서 3월 한 달 내내 학교에 안 나와서 우리 반 아이들이 모여서 깊은 산골 외딴집.. 2019. 12. 26.
< 홀로 선 버드나무 >7.출장 여름. 영숙은 여름이 좋다. 땀을 흘리면 마음속에 쌓여 있던 잔티들이 땀 속에 섞여 몸 밖으로 빠져나가 버리는 것 같다. 동글동글한 햇볕이 시멘트 위에 쏟아져 내리는 모양을 보노라면 어찔어찔 현기증을 일으키면서 살아 있다는 것에 희열을 느끼고 가장 좋은 것은 가을이 곧 올 것이라는 생각이, 뜨거운 여름이 지난 후에야 비로소 결실이 있고 그 시원한 계절과 청량한 하늘을 더욱 절실히 느낄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여름이 좋았다. 아직 여름의 아우성이 한창인 8월이다. 보건 지소에서는 한 달에 보름 이상을 출장 가야 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초임 발령자가 만명리까지 혼자 자전거를 타고 출장을 갔다. 자전거를 타고 가는데도 날이 너무 더워서 땀이 비 오듯 흐르고 힘이 들었다. 아무리 좋아하는 여름이라도 힘이 드는 .. 2019. 1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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