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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붐 세대 탐구 생활/편지글

편지글 13

by 영숙이 2020.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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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선생님께 

  겨울 방학이 지나고 이제 한 학년이 다 지나 가고 있습니다.

  그 동안 선생님께 편지 한 자 못 적어 보내서 정말 죄송합니다.

  해가 나이를 한살 더 먹으니 걱정만 쌓여서 내 마음에 먼지가 하얗게 얹힌 듯 합니다. 

  저의 겨울 방학 중 생활은 다른 때 보다는 많이 나아지기는 했지만, 지난 겨울이 따뜻한 만큼은 되지 못합니다.

  선생님께서는 어떻게 지내셨는지요?

  선생님께서는 독서를 많이 하신다고 들었는데 겨울 방학도 그렇게 보내셨겠지요.

  그리고 지난 한 해 동안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처럼 그렇게 고등학교라는 담장 높이 쳐진 곳으로 철부지 새처럼 들어와서는 이렇게 숙녀라는 이름으로 불릴 정도로 가르켜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 반을 무난하게 그리고 아무 탈 없이 지도해 주셔서 전느 개인적으로 감사 드립니다.

  대로는 선생님의 소프라노 소리에 놀라기도 하지만 그래도 생각하면 즐거웠던 추억이 되는 것 같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지나간 일은 모두 다 잊고 다시 출발해야 한다."라고 말씀하셨지만, (제가 말씀 드리는 것은 조금 여기에 어긋납니다) 저는 농담으로라도 이 일을 잊지는 않겠습니다.

  가장 아름다운 시절이 여고 시절이라고 선생님께서는 항상 말씀하셨습니다.

  저 자신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선생님께서 말슴하신 "여고 시절".

  고귀하고 순수하고 깨끗한 이 시절을 선생님 말씀대로 무엇인가를 얻기 위해 열심히 노력 할 것입니다.

  그리고 또 제 자신에게 좀 더 진실해지고 좀 더 아름다와 져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선생님께서 말씀 하신 것을 잊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럼 선생님 언제나 몸 건강하십시오.

  그리고 이만 줄이겠습니다.

                                                   1987. 2. 14일 제자 박남희 올림

ps : "아름다와 져야 겠다'는 것은 모든 면 즉, 공부. 인내. 진실. 우정 등등의 것을 얘기하는 것입니다. 

 

 

2. 선생님께

 

  먼저 1년 동안 지도해 주신데 대하여 감사 드립니다.

  선생님 전 국민학교 6년, 중학교 3년 동안 여선생님 반이 되어 본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선생님이 처음 저의 여 담임이셨습니다. 처음에 참 어색하고 이상했었습니다. 남 선생님인 담임이셨을 때 보다 확실히 좀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전 좀 선생님께 아직도, 친숙함을 느끼지 못합니다. 섭섭하시겠지만, 전 선생님이 무섭고 선생님을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처음 학교에 들어와서, 아침에 울고 온 일 생각나시겠지요. 그때를 생각하면 제가 정말 철이 없었구나 하고 느껴집니다. 그때 선생님께서 저에게 말씀하신 것이 그당시로는 전 참 섭섭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선생님의 말씀이 하나도 틀린 것이 없다는 걸 터득하고 있습니다.

  몇일전 제가 지각했을 때 선생님께서 "또 누구랑 싸우고 늦었니?"라고 하셨을 때. 물론 선생님께서도 정말로 그렇게 아시고 하신 말씀은 아니셨겠지만 전 정말 선생님께 섭섭했습니다. 제자가 감히 선생님께 이런 건방진 말을 했다고 하시겠지요. 하지만 이런 기회에 선생님께 하고픈 말을 해보라고 하셨기에 감히 이런 글을 올립니다. 

  선생님 1년 동안 제가 선생님의 시선에서 안좋게 비쳤던 점 앞으로 남은 2년 동안 고치며 조심하겠습니다

  선생님! 제가 선생님께 꼭 말씀 드리고 싶은게 있습니다.

  전 선생님께서 생각하신 만큼 가족들과 사이가 안좋은건 아닙니다.

  제가 성격이 너무 외형적이어서 감정을 죽이지 못하고 표를 내어서 남이 보기엔 그렇게 보이는 겁니다.

  선생님 전 요즘 펜글씨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이 편지에 글 못썼지요. 다음에 또 편지할 기회 있으면 더 이쁜 글씨로 편지 드리겠습니다.

  선생님.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환절기에 항상 건강하세요(선생님 가족 모두)

                                         1987년 2월 16일 1학년 4반 1번 주남희 올림.

 

 

3. 선생님께

 

  선생님 안녕하셨어요.

  이렇게 인사를 하니 좀 이상해 지네요.

  선생님을 매일 보면서 이 글을 쓰니 더욱 죄송스럽습니다.

  방학 중 선생님께 편지 보내지 않은 것, 정말 죄송해요. 쓸 이야기는 많으나 제가 방학 중에 친척 집에 간 것을 적어 보겠습니다.

  하루 하루 너무 무의미하게 보내다가 1월 15일에 서울에 갔습니다.

  서울에는 외가집, 작은 집, 고모 집 등 여러 친척 분들이 살고 계셔서 여기 저기 두루 잘 다녀 왔습니다.

  4년 전의 서울과는 달리 지하철, 새로 지은 집, 건물 등 서울도 상당히 많이 달라져 있었어요.

  하여튼 구경도 하고 영화도 보았습니다.

  "미션"이라는 영화였는데 그 내용은 실화이기 때문에 재미 있다거나 뭐 흥분된다는 것은 없었으나 그 음악이 절말 멋있었습니다.

  뭐라고 할까요!

  아주 웅장하고 애절한 그런 음악이었습니다.

  영화 구경을 다하고 종로 서적에 가서 구경겸 책도 읽다가 돌아 왔습니다.

  저의 자랑인지는 모르지만 저희 외삼촌은 저희들만 가면 참 잘해 주세요.

  음식점인 까닭도 있지만 신경도 잘 써주시지요. 서울서 1주일을 보내고 울산으로 돌아 왔습니다.

  그리고 설날에는 부산 작은 할아버지 댁에 세배 드리러 한복을 입고 사촌들과 갔습니다.

  갈 때는 괜찮았으나 3일 동안 붙잡혀서 시내구경, 및 용두산 공원에도 가보았습니다.

  나중에는 발이 퉁퉁 붓더군요.

  1일날 집에 와보니 손님이 계셔서 내 방에 들어가 돈(세뱃돈)을 계산해 보았어요. 크니깐 많이 주시더군요.

  합이 27,000원 이더군요.

  그것으로 영어 회화 테이프 값을 치르기로 하고 아빠에게 맡겼습니다.

  올 방학은 가고 싶었던 곳도 가보고 돈도 한 120,000원 정도가 생겼던 나에게는 기억 남을 만한 방학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선생님, 제가 너무 제 이야기만 한 것 같군요.

  선생님은 방학을 잘 보내셨는지요.

  언제나 한해 한해를 알차고 보람있게 보내시길, 그리고 남은 일동안 저희들이 생각 할 수 있고 기억에 남을 말씀을 많이 많이 해주세요.

  선생님의 영원한 건강과 웃음이 함께 하시길 빌며 이만 펜을 놓겠습니다.

                                    1987. 2.12. 목. 박경옥 올림

 *내용과 글씨가 뒤죽박죽이어서 정말 죄송해요. 선생님. 뜻 깊은 한해가 되시길 ...

 

 

4. 누님 읽어 보십시요.

 

  밤 하늘에 빛을 발하고 잇는 한 작은 외로운 별이 어두운 하늘에 한조각으 빛을 뿜어내고 있는 이 시간, 주위는 맥박 소리도 들릴 정도의 정막만 흐르고 있군요.

  멀리 눈 앞에 보이는 높다란 산의 봉우리에는 경칩을 지나므로 그 하얗던 겨울의 자태가 사라지었건만 가끔씩 불어오는 찬 바람은 우리의 몸을 웅쿠리게 만들고 있습니다.

  을축년을 맞이하여 작은 누가와 은혜의 졸업식 같은 뜻깊은 일과 은혜의 고등학교 입학, 새로운 식구의 탄생등 집안에 경사들이 겹치고 있군요. 이런 것들 모두다 주님의 은총이라 생각하고 항시 감사하는 마음을 지내야 하리라 생각합니다.

  요즈음 저는 편한 생활을 한답니다. "85 Team Sprit 훈련에 저희 부대도 참석하느 ㄴ바람에 군대에는 10명의 인원 밖에 안 남았기 때문이죠. 이렇게 인원이 적어지니 하루에 8시간 보초서고 나머지는 자유 시간이 되어 진답니다. 야간에 서게 되는 보초는 매우 힘겹지만 고참들이 적기 때문에 정신적 피로는 없는 셈이죠. 그렇잖아도 군에 입대하여 살이 쪘는데 요번에 더욱 찔것 같습니다.

  매형과 누가 모두 잘 지내리라 생각합니다.

  오월이면 저도 이병 계급장을 다는데 두분의 결혼식을 올린지 벌써 1년이란 세월이 지났군요. 지난 과거를 생각하면 지난 시간들이 빨리 지나감을 느끼는데 저도 벌서 넉달이란 날짜가 지났지만 앞으로 남은 날들이 많기에 오늘도 보람차게 하루를 보내곤 합니다.

  군에서 하는 말 중 하루하루와 그 주는 잘가지만 한달은 안 간다는 말이 잇는데 하루하루만 생각하며 생활한다면 그러한 지루함은 없어지리라 내 스스로 결론을 내리곤 하죠.

  누님 부부의 행복을 기원하며 그럼 이만 줄일까 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요.

                                      1985. 3. 13. 군에서 동생 민.

 

5. 딸 보거라. 

 

  일전에 단여 온후루 마음이 아파서 이래 펴지를 써다.

  아줌마를 잘기하여서 조구나. 몸이 건강하면는 좋게구면서두 아줌머니가 딸리 없다구 하니까 딸처름 아예 어머를 삼아라.

  어머니가 그러게 편지를 해던군요 하면서 편지를 보구서 잘못덴 거쩌 곳침해가지고 아준마한태 보여주거라.

  그날 보구서 어머니두 마에 들덕구나. 친청두 멀구 시집시구두 그려게 하니 어머니를 삼아라.

  모루게지마 조운아준마처롱 보이더군.

  각가이 인는거시 어머니구 또 의지가 데구 하니까 그리하구 그날 어머니가 할말을 못다하구 해쓰니 잘못덴거쓴 고치고 해가지고 편지를 보여 들려라.

  니가 집적 말하기도 나부고 그려니까 어머니가 이러케 편지를 해다구 하면서 보여들려라.

  제 형님이루 모시고 제 데신 친정어머니루 생각하구 침딸처롱 생각하고 올래올래동안 모시야한니까 그래 해주씨기를 바람니다.

  니가 생각잘하니까 그래데거들랑 낭중에 집에루 모시구 오거라 이만끝.

  단운에 할말을 만단만은 어머니가 .

                                             86. 5. 9일   영숙 에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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