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베이비붐 세대 탐구 생활/어린시절 이야기

또순이 어렸을 적에 40 - 베이비 붐 세대

by 영숙이 2019. 9. 15.
728x90
반응형
100 이땅의 베이비 붐 세대 <곽봉호 글>
      - 2002/04/13/11:48 서화동우회 까페에 올렸던 글임


      
      책 보자기 어깨에 질끈 각개 매고
      동무들과 학교 가는 길에는
      나뭇잎 동동 떠 있는 맑은 개울물이 흐르며,
      강가에서는 민물새우와 송사리 떼가 검정 고무신으로 퍼 올려 주기를 유혹하고,

      누런 학교 급식빵을 가져 가는 고아원 패거리 들이 가장 싸움을 잘하는 이유를 몰랐던, 



            어린 시절을 보낸 우리.



      생일 날이나 되어야 도시락에 계란말이 하나 묻어 몰래 숨어서 먹고
      소풍 가던 날 륙색 속에 누나가 싸준 사과 2개, 계란 3개, 사탕 한봉지 중 사탕 반 봉지는 집에서 기다리는 동생들을 생각하며 꼭 남겨 와야 하는 걸 이미 알았던,



           어린 시절을 보낸 우리.



     일본 식민지 시절과 6.25를 겪은 어른들이
     너희처럼 행복한 세대가 없다고
     저녁 밥상 머리에서 이야기 할 때마다
     일찍 태어나 그 시절을 같이 보내지 못한 
     우리의 부끄러움과 행복 사이에서
     말 없이 삶은 고구마와 물을 먹으며


     누런 공책에 
         " 바둑아 바둑아 이리와 이리 오너라! 나하고 놀자! ", 
     침 묻힌 몽당 연필로 쓰다
     단칸 방에서 부모님과 같이 잠드는 



 

          어린 시절을 보낸 우리






     배우기 시작 할 때 부터 외운 국민 교육 헌장
     대통령은 당연히 박정희 인줄 알았으며
     무슨 일이든 나라일에 반대하는  사람은  빨갱이라고 배우고
     학교 골마루에서 돼지 오줌보를 불어 지푸라기 넣어 만든 공 하나로
30명이 뛰어 놀던,

 

           어린 시절을 보낸 우리.




      일제 세대, 6.25 세대, 4.19 세대, 5.18세대, 모래 시계 세대, 신세대, X세대 등등

      선배 세대들이 꼭 말아 쥔 기술 보따리에서
      자존심 가슴 깊이 묻어 두고 구걸하듯 모아서
      겨우 겨우 우리는 일을 배웠건만,
      당연한 꾸지람 한 마디에 상처 받아
      다른 회사로 갈까 망설이는 후배들에게 잘 보이려고
      억지로 신세대 노래 한 곡은 꼭 부를 줄 알아야 하는,

 


           시절을 보낸 우리.




     선배들처럼 힘 있고 멋지게 살려고 발버둥 치다가
      어느 날 자리가 불안하여 돌아 보니
      늙은 부모님은 모셔야 하고 아이들의 눈동자는 점점 말똥 말똥 해지고,
     
      다른 길을 둘러 봐도 용기가 나지 않고
      능력이 없어 앞은 잘 보이지는 않고
      벌어 놓은 것은 한 겨울 지내기도 빠듯한,




           시절을 보낸 우리.




      회사에서 이야기 하면 알아서 말 잘 들으며
      조직 개편과 구조 조정이란 말을 제일 싫어 하지만
      암시만 주면 힘없이 사표를 슬며시 내밀며 짐을 꾸리는




           시절을 보낸 우리.




      주산의 마지막 세대, 컴맹의 제 1 세대
      부모님에게 무조건 순종 했던 마지막 세대이자,
      아이들을 독재자로 모시는 첫 세대
      부모를 제대로 모시지 못하고
      처와 부모 사이에서 방황하며
      아이들과 놀아 주지 못하는 걸 미안해 하는





           시절을 보내고 있는 우리




      50대는 이미 건넜고, 
      30대는 새로운 다리가 놓이길 기다리는 
      이 시대의 위태로운 다리 위에서 
      바둑 돌의 사석이 되지 않기 위해 기를 쓰다가
      늦은 밤 한창 배곯때 생각 나기도 하고
      팔지 못해 애태우는 어느 노부부의 모습에 안스러워
      붕어 빵 안 봉지를 사들고 와서
      아이들 앞에 내놓았다가 아무도 먹지 않은 것을 
      밤늦은 책상 머리에서 혼자 우물거리며 먹는 




          시절을 보내고 있는 우리.





      고속 성장의 기차에 올라 타서 이름 모르는 간이역에서 내려 이리저리 방황하기도 했지만,
       부모님들의 생활비, 아이들의 학비, 대학 학자금, 장래 결혼 자금 등을 짊어 질 수 있는 
세대
       100세 시대 도래로 패키지 해외 여행을 다닐 수 있는 행운을 거머쥔, 



           시절을 보내고 있는 우리.




       우리 세대를 사랑하고 자랑한다.
       우리 세대 위에 올려진 하나님의 손과 은혜에 감사한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