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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4

스물세살의 수채화 15. 윤선생님 윤선생님이 오셨다고 청산으로 모두들 점심 먹으러 나갔다. 청산면에서 음식점을 찾아 걷는데 뒤에 오는 일행들의 시선 중에서 유독 선생님의 시선이 영숙이의 줄 나간 스타킹을 바라보는 것 같아서 할 수만 있다면 땅 속으로 스며들든지, 아니면 어디에라도 숨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줄 나간 스타킹이나 남의 시선 따위에는 무감각하던 영숙이가 갑자기 스타킹에 신경이 쓰이다니 별일이다. 음식점을 알아 놓고 양품점에 가서 스타킹을 사서 갈아 신고 돌아와 보니 음식은 아직 나오지 않았고 커다란 감나무가 있는 음식점 뒤뜰에서 한가한 농담들만 주거니 받거니 하고 있었다. 뒤뜰에는 커다란 개 한 마리가 감나무에 매여 있었다. 영숙이가 아무 생각 없이 나무 곁으로 다가섰더니 개가 짖으면서 달려드는 바람에 어찌나.. 2022. 8. 23.
또순이 어렸을 적에 112 216. 앨범 이야기 A 22살 때 보건지소에 근무할 때부터 엄마한테 매달 생활비를 드렸었다. 어떤 때는 월급 전부를 보내기도 하고 계돈을 타서 목돈을 드리기도 하고 아파트 한 채 값도 드려 본 적이 있다.(이제 84세의 어머님은 아파트 한채 값 드린 것을 기억 못 한다.) 어느 날 대전 엄마 집을 갔더니 엄마 냉장고가 텅 비어 있었다. 돈이 아까워서 천 원 한 장 못쓰고 보내주는 생활비는 그대로 은행에 모아 놓고 당신은 돈이 없어서 반찬 하나 없이 식사를 하고 계셨다. 굶주리는 수준으로 드시고 계셨다. 생활비도 그대로 드리고 2달에 한 번씩 올라가서 시장을 봐서 냉장고를 채워 드렸다. 냉장고 채워진 것만 드시고 여전히 돈은 아까워서 한 푼도 꺼내 쓰지 않으셨다. 은행에 모아진 돈은 돈 없다고 징징거리는.. 2020. 7. 11.
또순이 어렸을 적에 112 213. 독서실 대흥동 테미 시장을 지나 테미 고개 가기 전에 도로가로 독서실이 있었다. 테미 독서실. 2층은 여학생용 3층은 남학생용 독서실 1층은 가게였다. 건물을 빌려서 독서실을 만든게 아니고 주인 건물인데 독서실을 만들었다고 하였다. 주인은 50대 초반의 아저씨였는데 무척 성실하게 독서실을 관리하였다. 항상 새벽이면 청소를 하였고 난로를 피워야 할 경우에는 불을 꺼트리는 법이 없었다. 주택은 난방이 잘 안되어서 연탄이 있는 방바닥은 따뜻했지만 대체적으로 추웠었다. 옷을 많이 입고 내복을 입고 있어도 외풍이 세어서 바람이 쉬이 지나갈 정도니까 추운 건 어쩔 수 없었다. 독서실은 외풍이 심한 주택과는 달리 바닥이 따뜻하지는 않았지만 연탄 난로를 하루종일 피워 놓으니까 실내가 항상 따뜻한 훈기가 있었다.. 2020. 4. 20.
< 홀로 선 버드나무 > 10. 만남 지금 오는 비는 가을비. 외로움에 맞는 비 고요함 너머에 있는 기다림 지금 무엇을 기다리나. 아무도 없다는 쓸쓸함 누군가가 기다리는 곳으로 향하는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눈물이 나도록 외로워 했다. 외로움. 외로운 가을. 홀로 선 버드나무만큼이나 외로운 가을. 외로운 가을날. 창문 앞에 서서 창 밖의 홀로 선 버드나무가 된다. 농촌 지도소. 첨단 농업기술과 영농 방법을 보급하고 농촌 생활을 개선하는 농촌 지도 사업을 시, 군 수준에서 담당하는 농촌 지도기관. 중앙의 농촌진흥청, 도 수준의 도농촌 진흥원, 시. 군의 농촌지도소의 3단계로 1975년 이후에는 각 읍. 면마다 지소를 두었다가 군 농촌지도소에 통합되었다. 농촌지도소의 직원은 전국 평균 17명, 지소에는 3명이 있으며 전국적으로는 7600명에 .. 2019.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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