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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붐 세대 탐구 생활

요양원에서 2

by 영숙이 2019. 1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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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원에서 2>

 

  어머님의 상태가 심각해져서 드디어는 아들을 보면서

      " 누구세요? 어떻게 오셨어요? "

 

  전혀 모르겠다는 얼굴로 물으신다.

  아들이 누구인지 몰라 보시는 것이다.

 

     " 동생인가? "

 

  남편은 여성 호르몬이 풍부해져서 눈물을 짓고

  남편이 눈물 짓자 맞은 편에 할머니들도 눈물 짓는다.

 

  어머니는 지금 요양원 4층에 계신다.

 

  집에 계실 때는 늘 약에 취해서 주무셨는데

  지금은 낮에는 같은 병실의 사람들과 어울려 활동을 하시고

  밤에는 주무시기 때문에 건강해지셨지만 

  진행되는 치매 증상이 멈추어지지는 않는 것이다.

 

  요양원 4층에 내리면

  환기되지 않은 요양원의 고여 있는 공기가 콧속으로 밀려든다.

  노인 분들이 집에 계시면 베이는 냄새.  

  아기에게서 나는 냄새와 정반대의 냄새.               

 

  가장 안쪽 병실에 계신 어머니를 찾아 복도를 걸어가면

 

  병실마다 누워계시거나

  저녁 식사 시간에 맞춰 식판을 펴고 턱받이를 한 어머니들이 앉아서

  호기심이 다 소진되고 난

  힘 없는 눈길을 복도로 보내고 계신다.

 

  병실로 들어 서면서 모두에게 활발하게 인사를 한다.

     

      " 어머니! 안녕하셨어요?  잘 계셨어요? "

 

  병실의 모든 어머니들이 반가운 눈길을 보낸다.

  어머니는 아이처럼 기쁜 얼굴로

   

     " 아니 내가 여기 있는거 어떻게 알고 왔어? 뭐하러 왔어? "

     " 여기 계시는거 알거든요? "

     " 뭐하러 오기는요? 어머니가 여기 계시니까 만나러 왔지요! " 

 

  치매 걸린 어머니는 갈 때마다 처음 본다는 얼굴로 반가워 하신다. 

  가져간 과자와 과일을 병실 어머니들에게 나눠 주고

  어머니 침대 위에 걸터 앉는다.

 

  어머니 입 주위에 방금 먹은 과자 부스러기가 묻어 있고

  주머니 마다에 과자가 잔뜩 들어 있어 부시럭 부시럭 

  잃어버릴까봐 손으로 주머니를 꼭 쥐고 계신다.

 

    " 어머니 제가 누구지요? "

    " 누구기는? 며느리지! " 

 

  어머니가 제일 먼저 기억에서 지워버린 분은

  아버님 얼굴과 이름이다.

  지금까지는 기억하시는 친정 부모님과 동생들.

 

  아버님이 뇌출혈 수술을 하시고

  어머님이 간병 하실 때 

  100키로가 넘는 아버님 병간호 하신다고

  너무 힘들어서 치매에 걸리셨다는 생각이 든다.

 

  수술 후 밖에 못 다니시니까

  평소에 그러셨듯 온갖 짜증을 어머니한테 다 내셨을테고

  매 끼니 아버님 식사에 

  움직이지 못하시니 화장실이니 옷 입는거며 부축하시느라 얼마나 힘드셨을까?

 

  150센치의 작은 키와 45키로의 몸무게로

  얼마나 힘드셨으면

  결혼 후 처음으로 그때 아버님을 욕하는걸 들었다.

   

    " 뇌수술 할 때 안죽고 왜 살아나서 나를 이렇게 힘들게 해! "

 

  결국 아버님은 건강해지시고 어머님은 치매에 걸리셨다.

  이번에는 치매에 걸리신 어머니를 아버님이 간병하셔야 하는데

  아버님은 결코 만만한 분이 아니셨다.

 

  어머니가 홍시를 좋아 하셔서 사드리면

  밥 안먹는다면서 키가 안 닫는 냉장고 위에 올려 놓고 잊어 버려서

  홍시가 상하게 만들었다.

 

  아버님 당신이 설겆이, 청소, 살림 한다고 만날 때마다 불평하셔서

    ~ 평생 어머님이 하셨으니까 이젠 아버님이 하셔도 되요. ~

  만날 때마다 말씀해 드렸었다.

  어머니는 맛있게 먹다가도 아버님 눈치를 보고 얼른 수저를 놓고는 하셨다. .

 

     " 나는 배부르다! 마싰따! 너희들 많이 먹어라! "

 

  한번은 치매에 걸린 어머니에게 음식 쓰레기 버리고 오라고 시키셔서

  어머니는 집 들어 오는거 잊어 버릴까 싶어

  얼른 버리고 종종 거리고 들어 오시다 현관 계단에 걸려 넘어지셨다.

 

  넘어져서 못 일어 나시고 버둥 거리는 걸

  등교하던 학생들이 119 신고해서 차가 들어 오는거 보고

  아버님이 어머님 넘어 지신거 알았다고 했다.

 

  50년 이상을 아버님하고 사셨는데

  제일 먼저 아버님을 기억에서 지워 버린게 전혀 이상하지 않다.

 

  부부라는 게 무얼까?

  서로 서로를 돌보고 힘들면 부축해주고 붙잡아 주는 사이가 아닐까?

  힘든 짐을 서로에게 떠 맡기는게 아니라

  서로 나누어서 조금이라도 가볍게 짊어지는 사이.

 

  오후 5시.

  엘리베이터에서 식판 실은 수레 내리는 소리.

  병실마다 식판 나르는 소리

  어머니 한테도 식판이 배달된다.

 

  가져온 국 그릇에 남편이 준비해 준 곰탕을 부어 놓고

  어머니가 식사 하시도록 수저를 손에 쥐어 드렸다.

 

  오늘의 저녁 식사는

  흰죽1, 누룽지 삶은 국, 새콤한 물김치, 참치와 야채 볶음, 곤약과 야채 볶음.

  어머니가 틀니에 잘 못씹고 소화가 안되어 나오는 식사이다.

 

  고기를 잘게 다진 곰국을 떠서 맛있게 드신다.

  맞은 편에 92세 되신 어머니는 식사를 안하시고

  어머니 드시는 것을 부러운듯 보고 계신다.

  92세이셔도 치매가 안걸리신 온전한 정신이시지만 고관절이 나가서 못움직이신다.

 

   오늘은 어머니는 유난히도 맛있다 소리를 하시면서 

   맞은 편 어머니가  ' 부러워서 쳐다 보고 있네 ' 말하면서

   정말 맛있게 드신다. 

 

   식사를 마친 어머니는 또 눈물을 훔친다.

   오늘만 벌써 세번째 눈물을 훔친다.

   안질이 안 좋으신 것도 있고 마음이 연약해서도.

 

   이럴 때 찬양이 최고다.

     ~ 은혜 아니면 살아 갈 수가 없네. 호흡마져도 다 주의 것이니

        세상 평안과 위로 내게 없어도 예수 오직 예수 뿐이네.

        크신 계획 다 알 수도 없고 작은 고난에 지쳐도

        주께 묶인 나의 삶 버티고 견디게 하시네

        은혜 아니면 살아 갈 수가 없에, 나의 모든 삶 다 주의 것이니

        참된 평안과 위로 내게 주시네. 예수 오직 예수 뿐이네. ~

   금새 표정이 밝아 지신다.

 

   다 기억 못해도 혹시나 해서 동요를  부르니까 잘 따라하신다.

   어릴 때 배운 리듬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가 부다.

      ~ 산토끼 토기야! 어디를 가느냐? 깡총 깡총 뛰어서 어디를 가느냐!

         산고개 고개를 나 혼자 넘어서 토실토실 밤토실 주어서 올테야!

      ~ 따르릉 따르릉 비켜나셔요. 자전거가 나갑니다. 따르르릉

         저기가는 저사람 조심하셔요. 우물쭈물 하다가는 큰일납니다.

      ~ 학교 종이 땡땡땡 어서 모이자. 선생님이 우리를 기다리신다.

   처음에는 모를까 두려워 하시더니 노래가 되니까 많이 즐거워 하신다.

 

   우리 모두 언제인가는 가게 되리

  

 

              귀천   

                        ㅡ 천상병 ㅡ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 말로 표현된 축복 >  ~ 커플성경에서~

 

  어떤 상황에서는 말로 표현된 축복을 하기가 힘들 때가 있지만 오히려 그럴 때일 수록 말로 표현된 축복이 필요한 순간 일지 모른다. 

  요양원에 다녀 올 때는 의식적으로 말로 표현된 축복을 찾아야 할 때다.

 

  ~ 축복의 말들은 상대방을 향한 관심과 높은 호감의 뜻을 전달한다. 배우자들이 표현하는 말들 가운데서도, 긍정과 축복의 말로 주고 받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다. 긍정의 말은 당신이 배우자를 가치 있게 평가한다는 것을 보여 주는 마음의 표현이다.

  " 당신 오늘 멋져 보이는 걸 "  " 여보, 사랑해 "  " 쓰레기를 버려 줘서 고마워요 " 등.

   사람들은 내게 말한다.  " 나는 그렇게 대화하는 집에서 자라지 않았어요. " " 그런 방식은 나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어색한 일이에요. " 물론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어찌했던 그런 삶의 방식을 배워야 한다. 그것이  어렵다고 할지라도, 당신은 당신의 좋은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기술을 배울 수 있다.

  예를 들면, 누군가 칭찬의 말을 하는 것을 들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그것을 메모해 두라. 또는 당신이 어떤 책이나 잡지를 읽을 때, 마음을 움직이는 사랑의 표현들을 뽑아내어 목록을 만들기 시작하라. 그런 후에 당신은 그런 목록들을 큰 소리로 읽는 연습을 하라. 얼마 후에 분명 그런 말들이 더 편안하게 느껴질 것이다.

  물론, 그런 후에는 그런 말들을 배우자에게 사용하기 시작하라. 일단 시작하면, 훨씬 더 쉬워지게 된다. 부부 서로 간에 사랑의 언어를 배우는 것은 진정한 축복이다. 그것은 자칫 진부해지기 쉬운 결혼 관계를 오래도록 신선하고 건강하게 유지시켜 주는 놀라운 묘약이다. ~

                             참조 성경 잠언 16:23 에베소서 4:2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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