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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홀로선 버드나무

추억 여행 2 < 홀로 선 버드나무 >

by 영숙이 2020.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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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요양병원에 전화를 걸었다.

  교환원이 전화를 바꾸어 주었다.

 

  선생님이 기억 하실까?

  전화 받으실까?

 

   전화 받으셨고

   기억하셨고

   자세한 건 기억 못하시는데 청산리 의료봉사를 기억하고 계셨다.

 

    나이가 많이 든 목소리다.

    반가워서 말을 하는데

    선생님은 가물가물 그래도 전화를 끊지 않으시고 말을 이어 가신다.

 

    인터넷으로 선생님 이름을 치니까 뜨더라고 말씀 드리고 블로그 주소를 알려 드린다니까 인터넷은 안하신다고

   심지어 톡도 안하신다고 하신다.

   눈이 나빠서 볼 수 없다고 하신다.

 

   나랑 10살 차이인데도 세대 저편에 서 계셨다.

   참 신기하다.

   

    ㅡ 가는 시간을 붙잡을 수는 없으니까요 ㅡ

 

   선생님 그때 정말 너무 멋있었어요.

   정말 그때 제가 선생님 참 많이 좋아 했었는데

   ~ 이제 와서 그런 감정을 생각해보면 잘 없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참 좋았던거 같아요. 

 

    내가 눈이 나빠져서 인터넷도 못하고 톡도 못하고 책도 돋보기 쓰고 하루에 한장 정도 읽을 수 있어.

 

    제가 글을 쓰게 된 동기가 시어머니가 치매 오셔서 요양병원에 계시는데 아들도 몰라 보셔서

    더 나이 먹으면 못할 거 같아서 썼어요.

   

    읽기 어려우면 한가한 시간에 전화해서 읽어 드리는 건 어떨까요?

    전화 하는걸 막지는 못하지

    나도 모르게 하하하 웃었다.

 

    옛날이나 그런 건 똑 같으신 거 같네요.

    가는 사람 안막고 오는 사람 안막는다는 생각이 변하지 않은 것 같네요.

 

     왜 건강을 잃게 되셨어요?

     어디 아프셔요?

     자기관리를 잘 못하셨어요?

        ㅡ 스트레스지 뭐

     말을 이어 갈 수록      

     말하는 느낌이나 모양이 40년 전이나 똑 같아지는게 정말 신기하다.

     옛 추억 속으로 걸어 들어가기 때문인가 보다.

 

     갑자기 건강을 잃게 된 동기가 5년전 큰 병을 앓았거든.

     대동맥 분리라고.

     그게 뭐죠?

     배에 있는 동맥이 분리 됐어.

     죽다 살아 났지.

     지금도 정기적으로 검사하러 다니고 있어.

 

     외과의라서 외과수술은 수술한 후 결과를  알게 되니까 그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지.

 

     그때 이야기가 인터넷에 많이 뜨던데요.

     이번에

         " 홀로 선 버드나무 "

     다 쓰고 나서 인터넷 찾아 보니까 나오더군요.

     

      인터넷 치면 다 나오니 참 좋은 세상이예요.

      응 정말 좋은 세상이야.

 

      제목이 " 홀로 선 버드나무" 입니다.

      서점에 가서 한권 사다 읽을께.

      그렇게 유명한 작가는 아니고요.

      책이 있으면 하루에 한장씩 돋보기로 읽을 수 있는데

      그럼 인쇄해서 보내 드릴까요?

      그러려면 수고를 많이 해야 하잖아.

      인쇄해서 병원으로 보내 드릴께요.

   

      전화 번호 알려 드리고 끊었다.

      전화 번호 적는데 이름이 김영숙 이라고 하니까 김경숙이라고 부르신다.

      맨날 김양이라 불러서 이름 잘 모르시죠?

      제 이름은 김영숙입니다. 

   

      전화 할 일 있으시거나 물어 보실거 있으시면 전화하셔요.

      전화를 할까 말까

      망설이던 때보다 끊고 나니까 속이 다 후련하다. 

      전화 잘한거 같다.

   

      이제 끊을께요.

      전화 해줘서 감사해요.

      저도 감사해요.

      살아계셔서 감사하고 운전도 하시고 진료도 하시고 일상 생활도 잘하신다니까 감사해요.

 

 

         ㅡ 안녕히 계셔요. 선생님 by by ~ 사요나라 ㅡ

 

         ㅡ 다음 시는 퍼 왔습니다. ㅡ

 

 

< 바람 속을 걷는 법 1 > 

 시인 : 이정하

바람이 불었다.

 

나는 비틀거렸고,
함께 걸어주는 이가
그리웠다.

 

 

< 바람 속을 걷는 법 2 > 

시인 : 이정하

바람 불지 않으면 세상살이가 아니다.
그래, 산다는 것은
바람이 잠자기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그 부는 바람에 몸을 맡기는 것이다.
바람이 약해지는 것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그 바람 속을 헤쳐나가는 것이다.

 

두 눈 똑바로 뜨고 지켜볼 것,
바람이 드셀수록 왜 연은 높이 나는지

 

 

< 바람 속을 걷는 법 3 >

시인 : 이정하

이른 아침, 냇가에 나가
흔들리는 풀꽃들을 보라.
왜 흔들리는지, 하고많은 꽃들 중에
하필이면 왜 풀꽃으로 피어났는지
누구도 묻지 않고
다들 제자리에 서 있다.

 

이름조차 없지만 꽃 필 땐
흐드러지게 핀다. 눈길 한 번 안 주기에
내 멋대로, 내가 바로 세상의 중심
당당하게 핀다.

 

 

 

< 바람 속을 걷는 법5 >

 

시인 : 이정하

 

어디 내 생에 바람 불지 않은 적 있었더냐

날마다 크고 작은 바람이 불어왔고

그때마다 나는 두리번거리며

바람이 잠잠해지길 기다리곤했다

 

기다리는 그 순간 때문에

내 삶은 더뎌졌고

그 더딤을 만회하기 위해

나는 늘 허덕거렸다

 

이제야 알겠다, 바람이 분다고

기다리고만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기다리는 이에게 바람은 더 드세게

몰아칠 뿐이라는 것을

 

바람이 분다는 것은

혜쳐 나가라는 뜻이다

누가 나가떨어지든 간에

한 판 붙어보라는 뜻이다

 

살다보니 바람 아닌게 없더라

내 걸어온 모든 길이 바람길이더라.

 

--이정하시집 < 그대 굳이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 >푸른 숲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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