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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홀로선 버드나무

추억여행1 < 홀로 선 버드나무 >

by 영숙이 2020.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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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성보건지소 >

   

   한달에 한번 방문 하는 엄마한테 가는 김에, 쫑숙이 차 얻어 타는 김에, 청성보건 지소를 찾았다. 

   

   네비가 가르쳐 주는 대로 찾아 가는데 가는 길이 42년 전과 똑 같았다. 

   

   영동과 용산을 지나서 청산을 통과하고 청성으로 들어 갔다. 청성은 그 옛날 깡촌이었던 것 처럼 여전히 깡촌이었다.

   

   청성 면사무소가 안보여서 마을 끝에서 어리벙벙하고 있는데 청성 초등학교가 보였다. 아직도 청성 초등학교가 있는거 보면 청성면에 아이들이 아직 있는가부다.

   

   청성초등학교를 보니 반가웠다.

   

   예전에는 운동장이 제법 넓었던거 같은데 진짜 좁아 보였다. 실제로 작게 줄였나? 아이들 숫자에 맞춰서? 차로 지나가느라 속속드리 보지 못하고 바로 면사무소 마당으로 들어섰다.

   

   면사무소 마당에는 승용차가 가득한 주차장이 되어 있고 당연 홀로 선 버드나무도 없다. 주차장을 만들기 위해 잘랐을 것이다.

   

   면사무소는 예전의 사이즈 그대로 그 자리에 다시 지은 듯 하고 옆으로 보건지소 있던 자리까지 커다란 신식 창고가 하나 들어서 있다.

   

   창고 옆으로 나란히 커다란 보건지소가 있어서 정말 반가운 마음으로 뛰어 들어 가듯 조금은 설레고 조금은 민망함을 안고 들어섰다.

   

   보건지소에는 간호 선생님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가 처음에는 누구신가 하다가 예전에 여기에서 근무 했었다고 하니 무척 환영과 반가움을 표현하시고 따뜻한 커피와 녹차를 권하신다.

   

   막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으려 하는데 언양에서 전화가 왔다. ㅠㅠㅠ 나가서 전화 받고 막 들어 왔는데 또 전화가 와서 또 나가고 또 들어 와서 경력을 말하는데 쫑숙이가 벌써 말했다고 하넹.

   

   바로 직진 ~

   

   예전에는 무의촌 의사 선생님이 6개월 근무 했었는데 지금은 공중 보건의가 군대 대신 3년 근무한다고 한다.

   

   농협은 그 자리에 있고 농촌 지도소는 농촌 기술 센타로 통합되었다 한다.

   

   보건지소 건물은 많이 커져 있었다. 2층에는 공중 보건의가 살림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한다. 진료실을 비롯해서 의료기구나 환경과 시설등이 참 좋아 보인다.

   

   이런거 보면 우리 나라가 진짜 잘 살게 되어서 정말 좋다는 생각을 한다. 마을은 예전 그대로인데 보건지소는 시내에 있는 웬만한 병원을 방불케한다.

   

   ㅡ 아 옛날에는 걸어 다니고 엄청 고생했다던데요? 그때는 주로 가족계획이었지요.? ㅡ

   

   보건소 간호사 선생님한테 예전에 같이 근무하던 무의촌 선생님 엄청 좋아 했다고 말했다. 나이가 먹어서 뻔뻔해지긴 했나부다. 그런 말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거 보면 ㅋ

   

   영숙이가 근무하던 당시에 계시던 무의촌 의사 선생님이 지금은 요양병원 진료 원장님이시라고 하니 어떻게 아냐고ㅡ 인터넷 두드리면 나온다고 ㅡ

   

   옆에서 쫑숙이

       

       ㅡ 언니를 기억도 못할거다 ㅡ 

       ㅡ 세세한거는 기억 안나도 여기서 근무 했던건 기억할걸? ㅡ

 

    보건지소 간호사 선생님 

       

      ㅡ 찾아가 보셔요. ㅡ   

      ㅡ 이 얼굴을 어떻게 보여 줘요. ㅡ 

 

    영숙이는 자기 얼굴에 동그라미를 치면서 말한다. 

     

       ㅡ 얼굴이 이래서 ㅋ  ㅡ     

       ㅡ 전화도 못하겠어요. ㅡ 

   

   보건지소를 나오면서 간호사 선생님에게 말했다.

     

      ㅡ 한번 안아 볼께요. 토닥토닥 ㅡ   

      ㅡ 토닥토닥도 한번 못해 봤네요. 그런 이야기도 블로그에 써 있어요. ㅡ

   

   핸드폰 번호를 받고 블로그 주소를 넣어 드렸다. 

     

      ㅡ 심심할 때 들어가 보세요. ㅡ                                                               

      ㅡ 보건지소는 조용해서 뭐하려고 마음 먹으면 참 좋아요. 그런데 시간을 잘 이용하기가 쉽지 않죠? 맘 먹고 뭐하는게 절대로 쉽지는 않아요. ㅡ                 

      ㅡ 정말 친절하시고, 정말 감사합니다. ㅡ 

 

    더 이야기 하고 싶었지만 전화 때문에 시간을 너무 빼앗아서 아쉬운 마음을 달래면서 보건지소를 나섰다. 

   

   뒤에 구세군 교회에 들렸다가 예전에 할머니 집을 찾았다. 

   

   제법 마당도 넓었던거 같은데 참 좁다. 사랑채도 작고 방들도 작고 안방과 연결된 작은 방도 적고 그 옆에 연결되어 붙어 있는 바깥채도 작다.

   

   부엌과 여닫이 문들은 그대로인데 모든 방의 사이즈가 다 작다.

     

   ㅡ 이렇게 작은 집에, 이렇게 작은 방들 이었었나? ㅡ

   

   아무도 살지 않는 빈 집에 대문이 찌그러져 있고 보온을 위해 덧붙인 샷시들은 제자리를 이탈해서 기우뚱하니 구부러져 있다. 방은 시멘트를 다시 바른듯한데 도배조차 되어 있지 않고 옆에 덧붙여 있는 바깥채에는 싱크대가 나 뒹굴어 있다.

   

   42년이란 세월이 ㅡ

   

   구조나 옆에 붙어 있는 방들이 그대로이다.  마당에 풀이 가득하고 마당에서 내려다 보이던 아래 집은 보건지소가 차지 하고 있다.

   

   구세군 교회는 그대로인데 다시 지어서 사이즈가 좀 커지고 초록색 종탑은 철탑으로 바뀌어 종 대신 십자가가 세워져 있다.

   

   교회 옆으로 가니 면사무소 정문이 창고와 보건지소 2층짜리 건물이라서 그 사이로 조금 보인다. 전에는 1층짜리 낮은 건물이라서 지붕 너머로 면사무소 정문이 보였었다. .

   

       ㅡ 정말 선생님께 블로그 사이트 알려 드려야 하나? ㅡ

   

   도로가 동네 밖으로 잘 닦여 있다. 

   

   술도가는 옛날 그대로이다. 

   

   천천히 걸어 다니며 둘러 보면 좋을 듯 싶은데 시간에 쫓긴다. 

   

   버드나무는 없어졌지만 농협 근처에 느티나무 고목은 그대로이다. 

   

   마을 안쪽 길가로 새로 지은 집이 두어채 보인다. 

   

   마을은 전체적인 분위기나 모습이 예전 42년전 모습 그대로이다.

 

   추억여행.  

 

   이렇게 다녀보니 좋은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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