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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붐 세대 탐구 생활/어린시절 이야기

또순이 어렸을 적에 29 - 이종 사촌

by 영숙이 2019. 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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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이종 사촌 1

     또순이네 집에 이종사촌이 놀러 왔다.
   대전 사는 큰 이모는 딸. 아들. 딸. 아들. 딸을 두고 있았다.
   우리랑 형제 자매는 똑 같고 그집 둘째 아들이 또순이랑 나이가 같았으니까  나이 차이가  있었다.
   우리는 이종 사촌을 데리고 강가로 나갔다.
   여름이 막 지나가서 멱을 감기에는 좀 추워서 강가에 따뜻하게 데워진 돌위에  또돌이하고 같이 앉아 있었다.

     갑자기 이종 사촌이  돌을 집어 들고 다른 돌을 두드리면서 노래를 부르기 사작하였다.
     노래 내용은 지금도 말하기 민망한 주로 여성의 거기에 대한 것을 가사로 만들어서 부르는 것이었다.
     또순이는 놀라서 입을 벌리고  멍하니 이종 사촌의 얼굴을 바라 보면서 듣고 있었다.
     사촌은 또순이가  집중해서 바라보니까 더 신나서 자랑스럽게 노래 부르고 또순이는 저런 노래를 어떻게 부르는가 싶어서 완전 멍때리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오랜 세월이 흐른 후에도 그때의 충격은 절대 잊히지 않았다.
     그런 걸 노래로 부르는 것도 신기하고 또 가사를 잊지 않고 줄줄 꿰는 것도 신기하고 그 모든 것보다 그런 불량 스러운 것을 노래라고 입에 담기조차 민망한  단어를 잘도 노래로 엮어대는 사촌이 정말 신기했다.

     그런 이종 사촌은 공부하고 담을 쌓은 아이였다. 공고 졸업후 집에서 놀다가 시청 다니시던 아버지가 마련해준 쓰레기 치우는 사업을 운영하였다.
     술마시고 교통 사고 내고 본인 다리 절단하고 시골 처녀 친정에 집 사주고 땅 사주고  데려와 고생 시키다가  이혼 당하고 또순이랑 동갑이니 은퇴한 나이인데  93세 되신 큰 이모가 화장품 판매하는 돈으로 먹고 산다.

    잘될 놈은 떡잎부터 안다고 했다.

    지금 생각해도 그 노래는 정말 징그러웠다.
    
 
80. 이종 사촌 2

     명절이어서 외갓집에  모였다.
     큰 이모네  아이들이 전부 와서 북적북적 하였고 모두들 큰방에 모여 윷놀이 하면서 놀았다.  아이들은 큰방에서  자라고 해서 또순이도 옷을 입은 채로 아이들 틈에 끼어 잠이 들었다.

     새벽 녘이었는데  또순이는 가슴이 답답해서 잠이 깨었다.                    
     또순이 몸 위에 큰이모네 큰 아들이 몸을 포개고 있었다.
     잠은 깨었지만 눈을 뜰 수가 없었다
     이종 사촌은 그냥  그러고 가만히 있다가 옆자리에 다시 누웠다.
     아무 일도 없었다. 그냥 몸만 포개었는데 그렇다해도 나쁜 짓이 맞다.
    
     분명 잠들 때에는 또순이 동생들이 옆에 누워 있었는데 언제 또순이 옆에 와 있었을까?
     왜 그랬을까? 사춘기라서? 한방에 누워서 자는 바람에?
     다른 사람들은 아무도 몰랐을까? 뭣때문에 그랬을까?

     아무일도 없었고 별일 없었지만 그때부터 또순이는 아종 사촌을 똑바로 바라 볼 수가 없어서 사촌이 또순이 이름을 부르거나 마주 볼일이 있으면 외면을 했다.
    '  나쁜 놈 '
   속으로 욕하면서

   이후로 또순이는 큰이모네 큰 아들 하고는 평생 말 한마디  주고 받은 적이 없다.

 
81. 학교 도서관

     학교 글짓기 출전 예선에서 떨어지고 얼마 안되었을 때 시골 학교에도 도서관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복도로 이어진 학교 건물이 중간에 나뉘어져 있었고  중간에 있는 건물에 도서관이 있었다.   
      교실 하나를 도서관으로 만들어서 교실 벽 사방 책장에 책을 가득 꽂혀 있었다.
 
      또순이는 책냄새가 좋았고,  읽을 수 있는 책이 가득 꽂혀있는 게 좋았고, 책을 정신없이 읽다 보면 시간이 언제 지나갔는지도 몰라서 좋았다.
      책을 빌려주는 선생님은 도서관 옆반 담임선생님이셨는데 40대의 여선생님이셨다.
      책은 일주일에 한번씩 빌려 주었고 반납은 다음주 빌리면서 반납하면 되었다.
 
     달에 대한 책이 있었는데 요즘의 스타워즈 같은 이야기가 써 있었던 책을 읽은 기억이 난다.
     책 읽는 게 너무 좋아서 친구들이 또순이 양쪽 팔을 잡고 신작로를 걸어가면가운데에서 책을 읽으면서 집으로 갔던 기억이 난다.
     책과 도시락은 보자기로 싸서 어깨로 해서 등을 가로질러 매고 다녔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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