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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붐 세대 탐구 생활/어린시절 이야기

또순이 어렸을 적에 30 -여름 그리고 학질

by 영숙이 2019.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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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겨울 그리고 강

       날씨가 쌀쌀해져서 모두들 웅쿠리고 다녔다.
       선생님이 집에서 장작 5개씩 들고 오라고 하였다.
       들고 온 장작을 교실 가운데에 있는 난로에 넣어 불이 활활 붙으면 진짜 따뜻 하였다.
       난로가 달아 오르기 시작하고  2교시  쉬는 시간이 되면 노오란 알루미늄 도시락을 난로 얀통을 중심으로 동그랗게 쌓아 올려 놓는다. 
      3교시  끝나면 아래쪽에 있는 도시락을 위로 올리고  위에 있는 도시락을  아래로 내려 놓는다.
     교실에는 식욕을 자극하는 난로에 익어가는 김치 냄새가 나고 ...
     점심시간에 난로에서 도사락을 가져다 책상 위에 놓고 뚜껑을 열면 김이 모락모락 올라 오고 김치와 밥위에 올려져 있는 달걀후라이의 맛은 와우 WOW
     어떤 애들은 김치를 섞어서 흔들면 김치 볶음밥. 고추장을 섞어서 흔들면 고추장 볶음밥. 거기에 김 부스러기나 달걀후라이  얹으면 와우 WOW
     마지막으로 노오란 알루미늄 도시락 바닥에 눌어붙어 있는 누룽지를 닥닥 와우 WOW

     집으로 가는 길에 눈이 쌓인 강가로 내려 가서 징검다리를 건너는데 아이들이 소리를 질렀다.
       " 여기 참새가 얼어 붙어 있네! "
    정말 징검 다리 위에 참새 한마리가 한쪽 발을 올리고 서 있는 체로 얼어 붙어 있었다.
와우 WOW 

     동네 입구에 강을 막아 놓은 시멘트 아래로는 물이 비교적 얕아서 애들이 모여 얼음을 커다랗고 둥그렇게 깨서 커다란 배를 만들어 강물 위에 둥둥 띄워 놀고 있었다.
     또순이도 애들이랑 합류해서 막대기로 이쪽 저쪽 밀어 얼음배를 움직여 가며 놀았다.
     중간에 깨져서 와우 WoW

 
82. 여름 그리고 학질
  
     또순이 몸에 열이 났다.
     열이 미열도 아니고 펄펄 끓듯이 나서 집에 도착하자 마자 엄마한테 아프다고 잔다고 웃방에 들어가 잤다.
      한참 자다가 아마 의삭이 없었나부다  눈을 뜨니까 엄마가 걱정 스러운 얼굴로 들여다 보고 있었다. 머리 맡에는 엄마가 열 내려 가라고 산 위에 있는 집에서 한밤중인데도 불구하고 소 멍애를 가져와 또순이 머리 맡에 두었다.
     열이 떨어지지 않았다.
     아침이 되어서야 제정신이 돌아왔다.

     학질이란다.
     다른 말로 말라리아.
     모기가 물어서 전염 시키는 질병.
     증상은 하루 밤하고 오전 까자는 멀쩡하다가 오후가 되면 미열이.나기 시작하면서 해가 넘어가면 열이 펄펄 끓는 것이다.
     말라리아 균이 혈관에 있는 적혈구 속에 들어가서 번식하다가  적혈구를 깨고 나올 때 열이 나는 것이다.
    
     일주일 동안 하루 반나절 멀쩡하다가 오후가 되면 뜨거운 한여름인데도 교실 밖에 나와 앉아서 교실 벽에 기대 앉아 덜덜 떨었다.
     동네 입구에 형찬이네 집에 가서 주사를 맞았다.
     팔을 고무줄로 묶고 주사기에 담긴 약을 혈관에 꽂아서 놓는 정맥 주사.
     형찬이네 아버지는 군대 있을 때 위생병이었다고 한다.
     주사 놓을 줄 아는 사람이 동네에 형찬이네  아버지 뿐이어서  동네 사람들도 또순이도 주사를 맞을 일이 있으면  형찬이네 와서 맞는 것이다.

     어쨌든 병이 나았는데 또순이 엄마는 4학년 말에 전학와서 5학년 봄에  옻이 올라 온몸에 두드러기가 나서 학교 결석하고 몇일 아프고 여름에는 학질 걸리고  또순이가 자꾸 아프다면서 굿을 해야 괜찮아진다고 굿을 했다.
     학교 갔다 집에 오니까 대청 마루에서 굿판이 벌어져 시끄러웠다.
     동네 무당집에서 와서  굿을 한 것이다.
    
     옥천 읍내 보다는 군서 면이 시골이라서 적응 하기 힘들었었나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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