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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붐 세대 탐구 생활/어린시절 이야기

또순이 어렸을 적에 26 -추석

by 영숙이 2019. 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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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추석

    
     여름이 지나면서 하늘에 달이 점점 더 크고 쟁반처럼 동그래졌다.


     추석이 가끼워지자 집집마다 동네 처녀 총각이 밤늦게 연애한다는 방앗간에서 쌀가루 찧어서 송편 만들 준비를 하느라 바빴다.
    우리 집도 쌀가루 찧어서 송편 만들 준비하느라 바쁘고  
    
    추석 때 입을 옷을 산다고 옥천 장날에 엄마를 따라 옥천까지 버스를 타고 나갔다.
 

    엄마는 시장에서 장사하는 아줌마하고 무언가 기분 나빴는지 싸움이 붙었다. 
    또순이는 엄마가 그렇게 큰 소리를 내며 싸우는 모습을 처음 보았다.


    어찌나 목소리가 크고 시장이 떠나갈 듯 고함을 쳐대는지 정말 우리 엄마가 맞을 까 싶을 정도였다.
     ' 항상 조용하시기만 해서 엄마는 큰 소리 낼 줄도 모르고, 싸울 줄도 모르는 줄 알았더니 우리 엄마도 씨울줄 아시는구나. '
   
    그렇게 입게된  추석 옷을 입고 마을  입구에  놀러 나가니  많은 아이들이 새옷을 입고 놀고 있었다.
    아이들의 새옷은 거의 초등학교 입학할 때 입는  초등학교 교복 이었다.
    까맣고 위에서부터 아랫쪽  끝까지 금색으로 칠해진  중학생용 단추가 조로로 달려 있었다.


    아이들은 정말 환하고 커다란 달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 달속에 토끼 두마리가 마주보고 절구질을 하고 있대 "
       " 정말? "
       " 저기 토끼 두마리가  절궂질 하는거 보이지? "
    정말 그렇게 달표면이 보였다.
  

    산속에 불꽃이 보였다.
       " 저 불빛이 뭔줄 알아? 무당들이 산에 올라가 치성을 올리는 거야 "
       "  와 진짜 무섭겠다. "

       
    또순이가 아이들이랑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모르는 언니들이 나왔다.

       "  우리 언니야! 서울에서 공장에 다니는데 다니러 왔어! 선물도 많이 사가지고 왔구  옷도 많이  사왔어! "

    서울서 온 동네 친구 언니들은 얼굴이 하얬다. 
    하얗고 이쁜 얼굴에 핏기가 없었고 또 웃음기도 없었다.                    
 
 
    동네 아이들이 자랑스럽게 언니라고 소개하고 언니 돈 버는 것을 자랑스럽게 말하였지만 언니들의 얼굴 표정은 왠지 무표정하기도 하고 우울하고 슬퍼도 보였다. 
   서울 영등포 가발공장에서 일한다고 하였다.
   가발 공장이 뭐하는 곳인지 모르니 또순이도 서울 영등포 가발 공장에서 일하는 언니들을 부러워 하면서 바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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