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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붐 세대 탐구 생활

울산 회향기

by 영숙이 2020. 5.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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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인가 돌아갈 곳이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수많은 영화나 소설에서 제일 힘든 사람은 돌아갈 곳이 없는 사람이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돌아가서 반겨줄 사람이 없을 때가 제일 힘든 경우이다.
  그래서 가족을 만드는데 아이러니칼하게 가족으로 인해 힘든 경우도 많은 것이다.
  가족이 없어도 힘들고 또 가족이 있어도 가족이 힘들게 할 수 있다.

  인생에 정답은 없다.
  언제부터인가 인생에 정답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려서는 가족은 당연한거고 열심히 노력하면 모든 인생 문제가 저절로 해결되는 줄 알았었다.
  노력하면 돈이 생기고 돈이 있으면 문제없이 살아갈 즐 알았었다.

  이제 은퇴하고 보니 노력하는 걸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노력한다고 경제적으로 자유로워지는 것도 아니고 또 돈이 있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었다.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인구가 5000만이면 5000만 가지 문제가 있다고 했나?

  인생문제는 정답이 딱딱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다.
  시험 문제에는 정답이 있다.
  인생 문제에도 딱 맞는 정답이 있다면 얼마나 좋으랴
  그래서 우리는 하나님을 찾는다.

 

  우리가 세상에 살 동안 하나님께서는 우리 각자에게 할 일을 주셨다.

  다양한 일이 있고 다양한 직업이 있고, 우리는 각자 일해야 될 장소로 부름을 받았다. 

  할일이 있고 소명이 있는 이상, 해마다 각자가 성취하고 달성해야 될 목표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아파트 마당에 느티나무가 그 사이에 나뭇잎으로 가득 해졌다. 

  벌거벗은 듯 앙상한 가지가 전부였던 나무가 아가야 이빨 같은 나뭇잎들을 달고 있었는데 커다란 손바닥 같은 나뭇잎으로 쏴아 하는 바람소리를 내면서 흔들리고 있다.  

  앞베란다에 있던 선인장들이 예쁜 모습 그대로 기다리고 있다.

  곧 전부다들 화분 갈이를 해주어야겠다.

  갑갑하게 작은 화분에 갇혀 있던 아이들을 풀어 주어야지.

 

  아파트 문 안을 들어서면서 다시 집에 돌아왔다는 편안함과 자유로움에 젖어든다.

  아파트 안에 살 때 때때로 시멘트로 만든 공간 안에 갇혀 있다는 답답한 마음이 드는데 밖에 있다가 돌아오면 비로소 아파트라는 공간이 소중하게 느껴지고 이런 소중한 공간이 기다리고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하다.

  누군가와 함께 있다는 소중한 느낌도 정말 감사하다.

  가출 3주만에 다시 돌아온 집은 더욱 소중하다.

  부활절 다음날 나가서 5월 3일 날에 돌아온 것이다. 

 

  깨끗이 정리 되어 있는데도 며칠 비워 두었다고 집안에 온기가 사라져 있다.

  집은 사람이 머물러야 온기가 머물게 되고 매일 매일 환기를 시켜 주어야 신선한 공기가 채워지게 되는데 며칠 창문을 닫아 놓았다고 콘크리트로 지은 집 아니랄까 봐 집안에 공기 냄새가 갑갑한 냄새가 난다.

  단 몇일인데도 표가 난다. 

 

  돌아 갈 곳이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갈데가 있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갈데가 있는 사람보다 더 행복한 사람은 돌아갈 곳이 있는 사람이다.

  돌아 갈 곳이 있는 사람보다 행복한 사람은 돌아갈 곳이 있는 그곳에서 기다리는 사람이 있는 사람이다.

 

  우리 모두는 지구라는 땅에 발을 붙이고 살고 있다.

  그렇게 살다가 어느 때인가 하나님이 부르시면 돌아가야 한다.

  하나님이 계시는 곳으로  ~

  영원히 살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영원히 살 것처럼 오늘을 살아야 한다.

  하나님이 부를 때까지.

 

  생각해보면 방학이 되면 항상 친정 집에 아이들을 데리고 갔었다.

  가서 짧으면 일주일 정도 있었고 방학 때 연수가 있으면 연수 기간 동안 있었던 적도 많았다.

  아이들이 성장한 다음에는 방학 때마다 여행을 떠났었다.

  그렇게 방학 때 떠나서 그동안 쌓여있던 스트레스를 훌훌 털어내고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새 학기를 시작했다.

  다시 학기가 끝나고 방학이 시작될 때를 기다리며 비워진 마음으로 새학기를 시작하는 것이다.

 

  진쌤은 자신도 모르게 그런 주기에 익숙해졌었나부다.

  38년은 짧은 세월이 아니다.

  그렇게 익숙해져 있다가 매일 매일이 비어있는 시간이다 보니 한 달에 한 번씩 떠났다가 돌아오면서 털어 내고는 했는데 이번에는 코로나 때문에 2,3,4월 중순까지 집안에서 살 ~ 찐자로 살았으니까 떠날 시간이 지난 것이다.

 

  이제 돌아 온 자로 살아간다.

  다시 떠났다가 돌아올 날을 기다리기 위하여 돌아온 자로 사는 것이다. 

 

  나그네 인생 길에서 돌아가기 위하여 사는 인생.

  돌아 가기를 기다리며 사는 인생일지라도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하여 채워 가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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