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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붐 세대 탐구 생활/어린시절 이야기

또순이 어렸을 적에 33 - 강가에서 밥 해먹기

by 영숙이 2019.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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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놀이터

     

    동네 입구의 형찬이네 집 맞은 편 강가에는  비탈이 심한 곳에 누구의 것이지 모르는 커다란 무덤이 있었다.

    동네 아이들이 모여서 무덤 위에 올라가 비료 포대를 타고 내려 왔다.

    눈이 없어도 비탈 각도가 심해서 잘 미끄러졌다.

 

    무덤 가운데에 아예 흙길이 생겨났다.

    처음에는 잔디 위로 내려 오다가 너무 많은 아이들이 계속 타고 내려 오니까 흙길이 생긴 것이다.

    무덤 미끄럼틀이 그렇게 재미 있을수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신나게 놀고 있는데 동네 어른 누군가가 지나가면서 소리를 질렀다.

     " 누구네 무덤인줄 알고 거기서 놀고 있노? 명절 때 오면 느그들 전부 불러내서 혼내킬끼다. 고만 놀아라! 혼나기 전에! "

   무덤 주인은 대전에 산다고 하였다.

   동네 어른이 혼날 거라고 소리를 지르니 모두들 더 이상 못 놀고 그 자리를 떠났었다.

 

90. 대보름 팥죽

   

    대보름 때문에 동네에는 농악대가 떠들썩하게 낮부터 동네 집집마다 다니고

   밤이 되니 우리끼리 모여서 사람들이 모일만한 사랑방 같은 곳을 다녔다.

   우리 위에 오빠들도 또래끼리 모여서 다니고 있었고 우리는 우리 또래와  우리 위에 언니들하고 함께 다녔다.

 

   누구네 집인가 갔더니 사랑 방에 주인 할머니가 2~3명의 할머니들과 놀고 계셨다.

   우리가 들어 가니까 반갑게 맞이 하면서 노래하고 춤을 추라고 하셨다.

   아리랑을 부르고 팔을 접었다 폈다 하는 한국 무용 흉내내는 춤을 추었다.

 

   할머니들이 잘한다 박수를 쳐주시고 주인 할머니가 일어 나시더니 팥죽 한그릇을 가지고 오셔서 가운데에 그림이 그려져 있는 둥근 알루미늄 밥상에 동치미와 함께 주셨다.

   팥죽은 정말 맛있었다.

   차게 식어 있었는데도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다.

   저절로 술술 넘어 갔다.

 

   우리 모두는 그렇게 불이 켜져 있는 집집마다 돌아 다녔다

   동네 어른 들은 좋은 때라면서 박산도 주시고 과자도 주시고 고구마 찐 것도 주셨지만 커다란 새알심이 들어 있었던 팥죽이 제일 맛있었다.

 

91. 강가에서 밥 해먹기.

 

     명순이와 차숙이를 포함해서 5명쯤의 여자애들이 모여서 강가로 놀러 가기로 하였다.

     토요일 학교 공부 끝나고 놀러 가기로 하였는데 놀러 가서 뭐하고 노느냐고 상의 하다가 밥을 해 먹기로 하였다.

     

    또순이는 집에 쌀이 없다고 말하고 대신 팥을 가져 오기로 하였다.

    또순이도 여자 아이들의 이 소풍에 낀 것이 무척이나 기분이 좋았다.

 

 

 

   토요일 오후.

   소풍 가기로 한 여자아이들은 교실에 남았다가 같이 강가로 갔다.

   학교가 있는 동네에서 강건너로 건너는 다리가 있는 곳 근처까지 가서 강가로 내려가 커다란 돌들이 있는 그늘진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강물로 쌀을 씻고 팥을 씻고 밥솥에 물을 담고 담가 놓았다가 돌로 불피울 곳을 만들고 솥을 올려 놓고 나무가지를 모아다가 불을 피웠다.

   솥뚜껑에 돌을 올려 놓아야 한다면서 돌을 올려 놓고 불을 때고 뜸들이고 시간이 다되어서 솥뚜겅을 열었는데  와우 ~~~

   밥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여자 애들이라 그런가 진짜 밥을 잘 지었다.

   밥이 그렇게 맛있는 줄은 반찬은 뭐하고 먹었는지 잘 모르겠는데 밥은 진짜로 맛있었다.

   누룽지까지 다 먹고 설겆이까지 하고 나니 시간이 꽤 지나서 저녁이 다 되어 가고 있었다.

   아쉬웠지만 맛있는 밥을 먹는 소풍을 끝내고 집으로 갔다.

 

    = 아마 지금 강물로 밥 해 먹는다면 병에 걸리지 않을까? 그때는 강물로 밥을 해먹어도 되는 시절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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