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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칼럼/해외여행

동유럽 31

by 영숙이 2020.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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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동유럽>31:  2019. 6. 24. 11:01

 

  귀에 익은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서

 

  전면 유리창 가득 부다페스트의 야경에 감탄하며

 

  얼마나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왔다 갔고

 

  그리고 이곳에서 감탄했을까 생각하니

 

  그중에 한 사람으로 끼어들 수 있었음에 감사^^

  홀리데이인 호텔.

  4성급?

 

  와이파이가 유료인 곳.

  정말 많은 한국 사람들이

  그리고 중국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창밖으로 야외 식당이 보이고

  과일나무와

  주먹만 한 달팽이가 기어 다니는 오솔길.

 

  경쾌한 테니스 공치는 소리.

 

  여기는 폴란드의 부다페스트.

 

  행복한 아침의 소리에 깨어

 

  사진을 찍는다.

 

  눈 사진.

 

  카메라 사진,

 

  이미지 사진,

 

  분위기 사진

 

  ...... 

 

 

2. <동유럽>32: 2019. 6. 24. 10:07

 

  부다페스트의 공항에서

 

  “보드레라 노 베드로”

 

  라고 인사를 나누던 버스 기사분과

  바이 바이

 

  드디어 집으로 가는 비행기를 탔다.

 

  여행이란 떠날 때의 설렘과

  돌아갈 집이 있어

  집에 돌아갈 때가 가장 행복한 것 같다.

  그동안 함께 다니던 사람들과

  낯이 익혀지려 하고 정도 들었는데

  정들자 이별이라는 말이 생각난다.

  비행기를 타고 카타르 도하까지 5시간.

 

  도하에서 서울까지 8시간.(올 때는 11시간이었음) ~

 

  정말 앉아 있는 것의 달인 이 되고 있다. (버스에서 매번 4~5시간 등등)

  비행기에서 영화 2편을 보고

  한숨 늘어지게 자고 자다가

  비행기 창문으로 내려다보니

  어둠 속에서

  어떤 도시인지는 모르지만

  환한 전깃불 속에

  아름답게 깨어 있다.

  이렇게 높은 곳

  이렇게 칠흑처럼 어둡기만 한 속에서

  공원 속에 열려 있던

  불빛 속의 놀이 기구처럼

  저 멀리 비치는 도시의 불빛은

  정말 신기하기만 하다.

  비행기에서 맞이하는 밤은

  그렇게 흘러가고

  낮이 되자

  솜이불같이 포근한 구름들 위로 흘러간다.

 

  흔들림도 없이

  조용히 운행되는 비행기 속에서

  마치 뛰어내리면

  포근히 안아 줄 것처럼 보이는 구름 위로 가고 있다는 것 이

  참으로 신기하다.

  그래,

  한국이야,

  공기부터 달라,

  신선한 느낌이야.

 

  습기를 머금은 공기가 상쾌하게 숨 쉬어진다.

 

  그래,

  집에 도착하고 있어.

 

  수만 명의 항공 종사자들.

  매일매일 떠오르고 도착하는 비행기들.

 

  그 속에서 한 사람의 승객으로

  오늘 이곳에 무사히 도착했음에 감사.

 

  집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와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에서

  머릿속 가득 여운으로 떠오르는

  이국의 풍경.

  이렇게 잘 다녀올 수 있도록

 

  인도하신 하나님께 감사.

 

3. <동유럽>2019. 6. 24. 9:48 

 

  이번 여행에 대해서는 정말 동행한 이에게 감사하고 싶다.

 

  만약 동행한 이가 같이 간다고 안 하였으면

  혼자서는 절대 떠나지 않았을 여행이다......

 

  동행한 이가 왠지 마음껏 즐기지 못하는 거 같아서 미안하다......

 

  여행을 떠나서도

  흘러간 일상의 많은 사소한 것들이

  마음에 너무 많이 담겨 있어서

  눈앞에 보이는 풍경을 다 담지 못하는 거 같다.

 

  여행이 끝나고 뒤돌아보면 분명 안타까워할 텐데 ~~~

  그저 그런 일상생활이 될까나?

 

  비빔밥을 그저 그런 한식의 한 종류로 대하게 될까?

 

  비빔밥이 어떻게 좋을지

 

  일상생활이 어떻게 좋은지

 

 

  그 가치를 알고 대하는 것은

 

  지금까지 대하던 것과는 다를 것이다.

 

 

4. <동유럽>34: 2019. 6. 24. 0:26

 

  젊음이란

  원래 젊었을 때는

  젊었음의 소중함을 잘 깨닫지 못하는 것이다.

 

  마냥 젊은 시간이 펼쳐질 것이라 여겨지기 때문이다.

 

  우리의 시간은 흘러가기 때문에 소중한 것.

 

  우리에게 주어진 것들도

  언제인가는 흘러가기 때문에 소중한 것.

  학자금 대출 때문에 근무하는 학교를 가서 삼층 복도를 걷게 되었다.

 

  사람들이 돌아가고 텅 빈 학교.

 

  중학교 다닐 때도,

  선생님이 된 이후에도,

  이 조용한 학교에 혼자 있는 것을 좋아했었다.

  문학을 하는 사람처럼,

  고독을 즐기는 것처럼,

  무언가 될 수 있는 것처럼 좋아했었는데,

 

  싫었다.

 

  나이가 들어서 일까?

  문학을 하지도,

  글을 쓰지도,

  고독을 즐기지도,

  무언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도,

  꿈을 꾸지도 않아서 일까?

 

  꿈의 종착역을 다녀와서?

 

  새로운 꿈이 필요한 것일까?

 

  아니

  계속 꿈을 꾸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5. <동유럽>35: 2019. 6. 24. 0:13

 

  중학교 시절 사람들이 돌아간 텅 빈 학교를 좋아하였듯이,

 

  젊은 시절의 선생님 일 때 구식 타자기 앞에 앉아 텅 빈 학교를 좋아했듯이

 

  마음을 바꾸어서

  지금도 텅 빈 학교를 좋아하면 되고,

 

  꿈꾸던 장소를 갔지만

  꿈꾸던 의자에 못 앉았으니까,

  아직 나의 꿈은 이루어진 것이 아니니

 

  언제인가 또 그곳에 가서

  평생을 꿈꾸었던 그 의자에 앉아서,

  사진을 찍으면 된다.

  갑자기 마음이 밝아졌다.

  지치고 흐린 데다 피곤하기까지 한 마음에

  사진 한 장을 찍어서 보관했다.

  어쩌면 하얀 은발의 할머니가 되어

  딸을 따라

  그곳에 가서 의자에 앉아

  사진을 찍을지도 모른다.

 

  딸과 아들과 남편과 함께 앉아

  사진 찍히면서

  행복하게 웃고 있을 것을

  꿈꾼다.

 

  그때에도 허리는 반듯하게

 

  ㅋㅋㅋ 지팡이 싫어~~~

  하나님의 은혜로 이곳까지 왔다.

 

  여기까지 온 모든 것이 오직 하나님의 은혜임을 새삼 깨닫는다.

 

  그렇다면 앞으로 계속 하나님의 은혜로 살 것이고,

 

  하나님의 은혜로 꿈을 꾸게 될 것이고,

 

  꿈을 이루어 가게 될 것이다.

 

  감사로 그 문에 들어가 송축할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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