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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붐 세대 탐구 생활/어린시절 이야기

또순이 어렸을 적에 46 - 금순이

by 영숙이 2019. 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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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금순이 

       

       상지리 동네 중간 쯤 도로에서 안쪽으로 10여미터 들어가면

       바가지로 물을 떠낼 수 있는 우물이 있었다. 

       처음 또순이 네가 이사 갔을 때는 

       마을 사람들 대부분이 그 우물 물을 떠다가 사용 했었다.

 

 

       또순이는 같은 또래인 금순이네 집에 가끔 놀러 가고는 하였는데

       금순이는 바로 그 우물 옆에 살았었다.

       금순이 아버지는 키가 크고 마르고 과묵한 농부 아저씨였다.

       농사를 짓는 분이셨지만 다른 사람들처럼

       피부가 까맣게 타지도 않았고 하얗지도 않은 

       약간 창백한 낯빛의 잘생긴 얼굴의 어저씨였다.

 

 

      금순이 엄마는 좀 나이가 들어 보이는 전형적인 시골 아주머니로

      금순이 하나만 낳고는 아기가 생기지 않아서 동생이 없었다. '

      그러던 금순이네 집에 아기가 태어났다.

 

 

      어느 날 금순이네 집에 가니까 대문 위로 금줄이 있었다.

      금줄에 고추가 달려 있지 않았는데

      금순이 동생은 딸이었다.

 

 

       동네 느티나무 아래에서 만나 놀던 금순이가

       동생을 봐야 해서 

       집에서 나올 수가 없기 때문에 금순이를 만나러

       또순이는 금순이네 집으로 자주 놀러 갔었다.

 

 

       금순이네 문 바로 앞에 있는 우물은

       항상 물이 철철 넘쳐 흘렀다.

       우물을 들여다보면 그리 깊지 않았는데

       우물물이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우물 곁에는 마을 어른들이 장수하는 비결인

       구기자 나무 한그루가 있었고

       비가 오면 빗물이 그대로 우물로 들어가고

       우물 곁에서 쌀을 씻으면 쌀뜨물이 흘러 들어가는 우물이었다.

 

 

       애기 보는 금순이 옆에서 놀다보면

       금순이 아버지가  참깨를 베어 온 것을 마당에 들여 놓기도 하고

       옥수수 대 자른 것을 지게로 져 나르기도 하였다.

       금순이 아버지는 도시로 나갔다가

       시골로 들어 오셨다 하였다.

 

       

       금순이 아버지를 보면서

       도시에서 무슨 일을 하였을까?

       혼자 상상하고는 하였는데 

       금순이 한테 물으니까 잘모른다고

       무슨 공장에서 기름 드럼통 나르는 일이었다고.

       그 말을 듣고는 상상력을 멈추었던 기억이 난다.

       

 

       금순이 엄마는 아버지에 비해서

       나이가 들어 보이고 시골 스럽게 보여서

       놀랐던 기억이 난다.

 

 

       아직도 상지리에는 그 우물이 있는데

       시멘트로 동그랗고 높다랗게 턱이 있고

       양철 지붕이 달려 있었다.

 

 

        빨간 고추가 마당 가득 널려 있던

        흙색의 정갈한 마당에는

        사람 발갈이 닿지 않는 파란 잡초가 무성하고

        돌이 군데 군데 박혀 있던

        잘 쓸려져 깨끗했던 뜰팡에는

        샷시 유리문이 비스듬히 반쯤 달려 있고

        양철 대문은 빼꼼히 열려져

        전형적인 농촌의 빈집이 되어 있었다.

 

 

        우물 옆 금순이네 집 담을 따라서

        아무도 따가지 않는 대추가 빨갛게 익어서

        주렁주렁 나무가 휘어져 부러질 정도로 달려 있었다.

        배추가 풍성하게 자라던 담옆의 밭에도

        풀이 무성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마을 입구에 잘 지은 양옥이 있었는데

        그 집 마당은 잔디 밭이 잘 가꾸어져 있었고

        잔디 밭 둘레를 따라 환한 장미 꽃이 아름답게 피어 있었다.

        집 주인은 핀셋을 가지고 꽃에서 벌레를 잡아 내고 있었는데

        그때 태어났던 금순이 여동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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