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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붐 세대 탐구 생활/어린시절 이야기

또순이 어렸을 적에 48 - 칼국수

by 영숙이 2019. 9.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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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 칼국수

     

 어스름 저녁이면 가끔 30대의 젊은 엄마는 칼국수를 끓여 주셨다.

 

 

 지금처럼 마트에서 칼국수를 사다가 끓이는게 아니고 커다란 양푼이에 밀가루 반죽을 해서 열심히 힘껏 치댄 다음 커다랗고 길쭉한 나무판자에 반죽을 올려 놓고 커다란 밀대로 쭉쭉 밀어 나갔다.

     

 요즘 어떤 칼국수 집에 가면 주방 있는 쪽에 보이는 반죽 늘이는 판자와 밀대이다. 요즘 그런 물건 보려면 칼국수 가게에나 가야 있는 물건이다.

 

 또순이도 젊었을 때 한때 토요일 마다 칼국수를 끓여 먹었었다.

 자그마한 그릇에 반죽을 하고 자그마한 도마에 자그마한 밀대로 밀어서

 

 또순이 엄마는 앞에 신문지를 펼쳐 놓고 판자에다 밀대로 힘껏 밀어서 늘릴 수 있는 만큼 늘렸다.

 찢어지기 직전까지 밀가루를 뿌려가며 늘렸다.

 

 나무 판대기 위에 반접고 또 반접고 반접고 반접고 폭이 10센치 정도까지 접은 다음 칼로 일정하게 썰어 나갔다.

 다 썰기를 기다리면 마지막에 삼각형 꽁지가 남는다.

 

 삼각형 꽁지를 받아서 부엌 무쇠솥에 멸치 육수를 펄펄 끓이고 있는 아궁이 불을 부지깽이로 아궁이 입구 쪽에 빨갛게 달아 있는 숯이 된 불씨를 꺼내 삼각형 꽁지를 올려서 익혔다.

 밀가루 반죽 아래 위가 볼록 올라오고 갈색으로 익으면 꺼내어서 먹는 고소한 맛이란

 지금 아이들은 줘도 아마 안먹을거다.

 

 가마솥에 감자 썬 것 호박 썬 것 밀가루 반죽 썬 것이 들어가고 후루룩 한번 끓으면 무쇠솥 뚜껑을 열었다가 닫고 한번 더 끓인다.

 

 어스름 저녁이 조금 더 짙어지고 앞산에 뻐꾹이 울음 소리도 더 크게 들리고 대청 마루 위 커다랗고 둥근 밥상 위 칼국수 그릇에 젓가락을 넣어 

 후루룩 짭짭 ~

 세상에 다시 없을 맛있는 칼국수

       

  ' 아! 정말 맛있다! 이렇게 맛있을 수가! '

     

 후룩룩 짭짭 ~

 후루룩 짭짭 ~

 

 엄마 사랑해요.

     

 칼국수 꽁지와 칼국수를 후루룩 짭짭 ~

  함께 먹었던 동생 1,2,3,4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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