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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붐 세대 탐구 생활/또순이 어렸을 적에

또순이 어렸을 적에 78 - 나그네 대접

by 영숙이 2019.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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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 나그네 대접

       

       산림조합 사택은 사거리에서 학교 쪽으로 10미터 쯤 올라오는 곳 이었다.

       그 사이에는 가게들이 좀 있고 주택은 산림조합 사택이 처음이어서 그런지 지나가던 나그네들이 종종 들렸다.

 

 

       외갓집에서 지나가던 나그네에게 우물물을 사발에 담아서 대접하는 것을 자주 목격했지만

       사택에서도 또순이 엄마가 지나가던 나그네가 들려서 한 그릇 밥을 청하면 거절하지 않으셨다.

      그때는 그래도 밥 한그릇을 청하면 거절하지 않고 먹여 보내는 분위기였었나보다.

     

 

       산림 조합은 관공서였고 대문이 없었다.

       사택은 도로와 바로 연결 되어 오픈 되어 있는 산림 조합하고 경계를 표시하기 위해서 나무 판자 울타리에 나무 판자문으로 잠그는 장치도 없이 항상 열려 있는 문이었다.

       누구나 언제든지 들어 올 수 있는 곳이었다.

       

 

       하루는 산림 조합에 사람들이 들락이고 또순이도 심심해 하면서 나무 울타리 근처에 서성이고 있는데

       깨끗한 입성에 깨끗하게 생긴 40대 후반이나 50대 전반의 키가 크고 마른 아저씨 한분이 들어 오시더니 또순이 엄마에게 머뭇거리면서도 분명하게

           " 아주머니 밥 좀 주실수 없어요? 배가 너무 고파서요! "

       예전이나 지금이나 표정 변화나 말수가 없으신 또순이 엄마가 고개를 들어서 아저씨 얼굴을 한번 쳐다 보더니

          " 마루에 앉으세요! "

 

 

       밥상 위에는 밥이 소복하게 고봉으로 담긴 보리쌀이 좀 섞인 옛날 밥그릇하고 김치와 간장 그리고 국 그릇에는 물 한사발이 담겨서 수저와 젓가락이 놓인 소박한 밥상이었다.

       아저씨는 정말 배가 고팠는지 허겁지겁 그야말로 개눈 감추듯이 한그릇뚝딱하고 먹고서는

          " 정말 잘 먹었습니다! "

       깊이 머리 숙여 인사하고는 떠나갔다.

 

 

           " 엄마! 누구여요? "

           " 몰라 그냥 지나가던 사람이야! "

        분명 거지는 아니다.

        옷도 깨끗하게 입고 얼굴도 깨끗하고 전문직까지 배운거 같지는 않지만 중학교나 고등학교까지는 배운티가 나는데 

        또순이는 그날 저런 사람도 밥을 얻어 먹고 가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 분명히 밥을 얻어 먹어야 하는 무슨 사연인가가 있을 것 같은 '

       이야기를 풀면 긴 이야기가 있을 듯한 

       아무튼  " 무전 여행 " 이라는 것이 가능한 시절이었다. 

 

 

       지금은?

       아파트 문을 띵똥 거리면서 밥을 청한다면?

       티비 프로그램 쯤으로 생각하겠다.

       

 

       처음 예수 믿게 되어 교회에서 많은 시간을 보낼 때 

       교회로 찾아 오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중에 기억나는 일 한가지는

       기도하러 가서

       기도 대신 쿨쿨쿨 자다가 부시시 일어 났는데 

       초등학교 저학년 쯤 되 보이는 10살 전후의 두 아이가

       의자 서너칸 뒤에 서 있어서 정말 깜짝 놀랐다.

       아무도 없는 줄 알았던 캄캄하고 커다란 교회 예배당에

       아이 두명이 아무말 없이 서있다고 생각해보면.

 

 

          " 아줌마! 돈 있으면 돈 좀 주세요! "

          " 여기는 없는데! 차에 가면 좀 있을거야! "

      차에 가서 탈탈 터니 1500원 쯤 있었다.

          " 돈이 이거 밖에 없네! 어쩌지? "

          " 괜찮아요! 주세요! "

      돈을 받아 들고 돌아 서면서

          " 이거면 편의점에서 라면 한개 사서 둘이 나눠 먹으면 되겠다! "

      아이들의 마지막 말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일요일 낮에 예배 드리러 왔는데 교회 홀에서

    정서가 불안정 해 보이고 젊고 마른 남자가  절박한 표정으로       

        " 저  차비좀 주시면 안될까요?  "   

 

 

 

    부인이 무슨 이단에 빠져서 찾으러 다니다가

    강원도에 있는 집까지 가야 하는데

    차비가 없어서 못간다고

    버스비 좀 달라고 하였다.

   

   

    버스 정류장에서 차비 좀 달라는 사람은 종종 만나서 

    보통 천원짜리 한장만 주는데

    너무 힘들어 하는 태도와 표정 때문에 

    마침 지갑에 만원짜리 한장이 있어서 주었다.

        " 이정도면 되겠어요? "

        " 이정도면 버스 타고 가고 남아요! 감사합니다! ".

    정말 감사하는 표정으로 인사를 하고 떠났다. 

 

  모두들 사연이 있을 것이다.

  성경에 보면 부지중에 " 나그네 "를 대접했는데

  알고보니 " 천사 " 였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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