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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4

MK ~ 손에 손 잡고 MK ~ 손에 손 잡고 누군가 물었다. "꼭 결혼해야 하나요?" "음, 나도 나름 대단한 일을 할줄 알았는데,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제일 잘한 일이 결혼해서 아이낳고 키운 일이 제일 잘한 일이더라구. 이렇게 말하면 대답이 됐나요?" 사람은 그릇대로 산다. 이즈음 지민이하고 성이하고 연이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게 즐겁다. 1 ~ 2개월만에 한번씩 만나지만 만날 때마다 아이들이 달라져 있는 것을 알게 된다. 세상에 태어나서 사람을 키우는게 제일 어렵지만 또 제일 보람이 있는 것 같다. 교사로서 많은 아이들을 만났지만 만났던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다 지켜보는 것도 아니다. 인연이 되어서 연결이 되는 아이들 손을 잡아주고 조금의 도움만 줘도 쑥쑥 성장하는 것을 바라보면 '사람 농사라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 2021. 6. 14.
사랑 실험 휴가를 맞아 빌린 해변의 펜션을 향해 운전하면서 내가 약속한 것은, 휴가 2주간 동안 아무런 조건 없이 아내 에블린(Evelyn)이 항상 원했던 그런 사랑스러운 남편이 되겠다는 것이었다. 나는 열심히 일했지만, 자주 이기적인 남편이었다. 나는 어느 정도 칭찬받을 만하다고 스스로 여겼지만, 에블린에게 사랑을 보여 주는 데 실패했다는 점도 인정할 수밖에 없다. 나는 아내가 느리게 행동하거나 내가 보고 있는 TV 채널을 돌릴 때면 그녀를 나무라곤 했다. 때때로 나는 에블린이 아직 읽지 못했는데도 지난 신문들을 치워 버렸다. 이제 우리는 휴가를 왔고, 나는 결심했다. "2주 동안, 모든 게 변할 거야." 그리고 그렇게 되었다. 펜션에 도착한 순간에 나는 말했다. "여보, 새로 산 노란 스웨터가 당신에게 무척 어.. 2020. 7. 18.
< 홀로 선 버드나무 > 30.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 캐럴 송이 다방 안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영숙은 친구 보영이와 함께 음악 소리에 장단을 맞추고 있었다. 오늘 올 나이트를 할 친구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한참 보영이와 수경이와 함께 입방아를 찧던 영숙이는 문득 시선을 느끼고 다방 저쪽을 바라보니 그곳에는 목 전체에 상의 깃을 높이 세우고 의자 깊숙이 몸을 파묻은 사람이 이쪽을 건너다보고 있었다. 털목도리와 모자를 쓴 그는 바로 황정두 씨였다. 우울함 자체 인듯한 그의 시선을 망연히 쳐다보았다. 사실 그는 딱히 이쪽을 향한 것 같지도 않고 이쪽을 바라보는지 어떤지도 잘 모르겠지만, 다만 어두운 실루엣처럼 검은색 복장으로 코와 눈 부분만 내놓은 채 혼자 팔짱을 끼고 시간 속으로 가라앉고 있는 것 같았다. 영숙은 가슴이 아팠다. 그의 고독과 .. 2020. 1. 16.
< 홀로 선 버드나무 > 25. 겨울 사람 이야기 마치 겨울의 한 끝에 서서 도시의 찬 바람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처럼 황정두 씨는 신문 뭉치를 옆구리에 끼고 직행버스 터미널 입구에 서 있었다. 자색 잠바에 동일한 색의 바지로 그의 얼굴을 보완하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얼굴빛은 자색 잠바 보다도 진한 자색이었고, 특히 뺨에서부터 목까지는 한층 진한 자색 얼룩이 피부를 팽팽히 잡아 다니고 있었다. 청산 면으로 가는 고속도로 변 둔덕에는 아직 덜 녹은 눈들이 보이고 마른풀 위로 따뜻한 햇볕이 소복이 내리고 있었다. 저쯤일까? 단발머리 소녀 때 어쩌다 고속도로를 지나는 차들을 세어보며 한 낮의 햇볕이 기울어가는 양을 지켜보고는 하던 곳이? 이젠 한사람의 사회인으로서 굳어 버렸지만 이 곳을 지날 때면 그때의 꿈과 이상이 떠오르곤 하여 가슴이 따스하여.. 2020.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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