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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붐 세대 탐구 생활/또순이 어렸을 적에

또순이 어렸을 적에 97 - 성당 사택

by 영숙이 2019. 1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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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 성당 사택

 

1) 정직함 

 

 

자개 장 만드는 집 앞에는 조그마한 구멍가게가 있었다.

       또순이 엄마가 저녁 할 때나 심심할 때면 동생들이랑 구멍 가게 앞에 나가 놀았다.

       가게 앞에서 가게를 들여다 보며 놀기도 하고 아이들이 가게에 무얼 사러 오면 사는 것을 구경하기도 하였다.

       

 

      하루는 어떤 아이가 물건을 사는데 할머니가 가게 안에서 쳐다 보는게 아니고 일일이 그 아이를 따라 다니며 물건 사는 걸  지켜 보았다.

      아이가 가고 나니까 할머니 하시는 말씀이 물건 살 때 아이들을 잘 지켜 봐야 한다고 그냥 주머니에 집어 넣고 갈 때가 있다고 말하였다.

 

 

      또순이가 사탕을 집고 할머니한테 계산 한다고 보여 주니까 할머니 말씀이 이 집 아이들은 정직해서 좋다고 한번도 물건을 그냥 가져 가는 일이 없고 꼭 보여 주고 계산 한 다음에 가져 간다고 하셨다.

      그때 또순이는 생각했다.

          " 사람이 주는 이미지가 중요하구나! 우리가 정직한거구나! "

 

 

2) 성당 사택으로 이사 

    

     

     자개 농방에서 성당 사택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다. 

     

     

     성당은 또순이에게는 아버지에게 반항 한 이후에 가끔 가끔 찾는 장소가 되어 있었다.

     성당이 보이는 언덕에 올라 가면 또순이가 다니는 옥천 여자 중고등학교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고

     파랗게 잘 가꾸어진 잔듸로 뒤덮힌 언덕배기에 둘러쌓인 성당의 고요함과 정적이 좋았다.

   

 

    성당 마당에는 고목에 가까운 커다란 아카시아 나무가 한그루 있었고 예배 드리는 본당 건물이 있고 본당 옆으,로 마당 건너 편에는 수녀님 들이 거주 하시는 사택이 있어서 검은 천이나 하얀 천으로 온몸과 머리까지 가린 수녀님들이 나오거나 들어가는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수녀님들의 얼굴은 고요한 평안이 있었고 알수 없는 기쁨 같은 것이 있어서 항상 보기 좋았다.

    또순이는 자기도 모르게 수녀님들을 향한 선망의 눈길을 보내고 있었다.

 

 

   성당 사택은 본당 뒷쪽으로 한옥으로 지은 집인데 본채에는 성당에서 운영하는 진료실을 맡아 시무하시는 의사 선생님이 사셨고 본채 옆쪽으로 한칸 짜리 곁방에는 성당 관리하시는 사찰이 살고 있었고 그 집에는 고등학교 다니는 언니쯤으로 보이는 아가씨가 살고 있었는데 말을 못하는 아가씨였다.

   성당 마당에서 보이는 진료실을 뒤돌아 나가면 성당 사택인데 곧 바로 보이는 본채 옆쪽에 두칸짜리 작은 집이 또순이네 셋집이었다.

 

 

   성당 사택에 이사 한 것도 지금 생각해보면 우연히 있었던 일은 아닌 거 같다.

   옥천 시내로 처음 이사해서 살았던 커다란 기와집 바깥채에서 살았을 때 그 집 아이를 따라서 갔었던 교회에서  ~ 마가복음 7:7 -  구하라 그러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러면 찾을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러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 7:8  - 구하는 이마다 얻을 것이요 찾는 이가 찾을 것이요 두드리는 이에게 열릴 것이니라는 말씀 가운데 구하는 것이 마음 속으로 기도하는 것이라는 것을 목사님이 설교 중에서 말씀하셔서 구하라는 말씀을 알게 된 이후로 마음 속으로 기도를 하게 되는 일이 있었다.

   그 때는 알고서 구하지는 않았지만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 뒤돌아보면 구하게 된 것이 하나님의 은혜였고 또 구해야 할 것을 하나님이 알게 하신 것 같다.

 

 

   2학년 때 새로 오신 수학 선생님은 나이 지긋한 중년의 약간 살집이 있었던 느끼하게 생기신 분이셨다.

  잘 생긴 이목구비인데도 왜 그렇게 느끼하게 느껴 졌는지 모를 일이다.

  수학 공부를 열심히 했는지는 잘 기억이 안나는데 들어 오시는 선생님 얼굴을 유난히 열심히 쳐다보며 생각을 했었던 기억은 난다.

  선생님이 공부하기 전에 우리를 느끼하게 웃으면서 지긋이 바라보다가 이렇게 말씀 하셨다.

 

    " 공부 잘하고 싶으면 잠자리에 들었을 때 그날 배운거를 차근 차근 생각해보고 자고 앞으로 되고 싶은 모습을 떠올리면서 잠이 들면 그대로 이루어진다! "

 

   또순이는 무엇이 되고 싶을지를 생각해 보았다.

   먼저 선생님이고 두번째로 작가였다.

   그때부터 잠자리에 들면 마음 속으로 ' 나는 훌륭한 선생님이다. 나는 훌륭한 작가다 '를 주문처럼 외우고 잔 기억이 난다.

   구하라는 말씀에 따라서 기도를 한게 아니고  마음에 소원을 가지는 기도를 하게 되는 은혜를 하나님이 주셨다고 생각한다. 

   과목마다 선생님이 들어 오시고 수업도 많이 하고 했는데 어떻게 수학 선생님이 하신 말씀을 듣고 그대로 따라 했을까?

   그것이 바로 하나님이 주신 은혜가 아니면 무엇인가?

  

   성당 사택으로 이사하게 된 것도 우연히 이루어진 것 같지 않다. 그렇게 많은 집들이 있고 그렇고 많은 곳으로 이사 할 수도 있었는데 어떻게 성당 사택에 들어가게 됐을까?

 

   지금 블로그를 쓰고 있는 것도 우연이 아닌 우연을 가장한 하나님의 은혜로 쓰고 있는 것처럼  그렇게 주인 집 딸을 따라서 찾게 된 교회에서 만난 말씀과 함께 하나님의 은혜를 따라서 성당 사택으로 이사를 하게 됐을 것이다.

 

 

   성당 사택은 한옥이었는데  집의 구조는 부엌에서 연결된 두칸의 방에 방 앞에는 마루가 있는 옛날 집이였지만 그래도 시설은 서양 사람들이 설계하고 지은 거라서 사택 마당에서 수도로 물이 나오는 신식 시설이었다.

   방문은 그때는 다들 그랬던 것처럼 창호지로 만든 여닫이 문이었고 아래방과 윗방 사이는 연결되어 긴 방으로 되어 있었다.

   그때 식사 준비는 석유 곤로로 하였고 난방은 연탄으로 하였다.

   또순이 엄마가 연탄을 꺼트리면 또순이가  구멍가게에 가서 번개탄을 사왔으니까 그때 쯤 번개탄이 나와서 연탄에 불을 붙이기가 훨씬 수월해졌던 기억이 난다. 

   번개탄을 사오면서 이 번개탄 만든 사람은 돈 많이 벌었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전에는 연탄을 꺼트리면 장작을 작게 쪼갠 거를 양철 양동이통에 집어 넣고 종이로 불을 붙여서 활활 타오르면 연탄을 올려 불을 붙이는 게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었다.

 

 

    중2 이학기 때쯤이었는데  그전부터 또순이는 사춘기를 심하게 겪고 있었다. 

    모든 게 불만이었고 그런 불만들을 책을 읽으면서, 일기장에 일기를 쓰면서 겪고 있었고 가출 한번, 반항 한번, 이런 식으로 겪으면서 세상을 알아가고 세상에서 살아가는 법을 깨달아 가고 있었다.

   그때 쓴 일기를 오랫동안 간직하고 있었는데 대부분이 욕으로 시작해서 욕으로 끝나는 일기였는데 글쓰는 일 포기하고 결혼을 해야 겠다고 마음 먹고 쓰고 있던 글들을 태워 버릴 때 같이 찢어서 태워 버린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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