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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붐 세대 탐구 생활/또순이 어렸을 적에

< 또순이 어렸을 적에 > 102 - 문화원

by 영숙이 2019. 1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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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 문화원   

 

      중학교 3학년 때 문화원으로 공부하러 다녔다.

      학교 가기도 그렇고 달리 다닐 데도 없어서

      공부하러 옥천 문화원으로 가면 

      커다란 책상에 의자가 있는 자습실이 있었다.

 

 

     아이들이 별로 오지는 않았지만

     무료였고 조용한 곳이라서

     열심으로 공부하지는 않았지만

     노는 날이면 공부하러 문화원으로 갔었다.

 

 

    그때가 봄철이었나 부다.

    무슨 일인가 학교가 일찍 끝나서 .

    문화원에 갔더니

    누군가 옥천 중학교 소풍 갔다고 말해주었다.

   

   

    초등학교 동기들이 옥천여중에는 또순이 포함해서 3명이었지만

    옥천중학교에는 초등학교 동기가 20명정도 입학했다.

    집안에 대표로 아들들은 공부를 시켜서이다.

 

 

    초등학교 동기들을 만나 보지는 못했지만

    동기들은 어쩌고 있는지는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었다.

 

 

   오후 늦게 문화원에 아이들이 다 가고 

   또순이 혼자 앉아 있는데 

   나이 들어 보니는 중학교 남자 애가 2명의 똘만이들을 거느리고

   ( 왜 혼자 못다니고 꼭 똘만이들을 거느리고 다니는지 모르겠다

      - 과시본능? )

   소풍 갔다가 꺾어온 꽃인지 철쭉 비슷한 꽃을 들고

   문화원에 들어 왔는데

   생각했던 여자애가 없는지 휘휘 둘러 보더니 나갔다.

   

 

   자습실 밖에서 손에 든 꽃을 어찌할까 생각하는 듯 하더니

   문화원 창턱에 버리고 갔다.

 

 

   자연에서 꺾어온 꽃이라

   창턱에 금방 시들 것처럼 축 쳐져 누워 있었다.

 

 

   왜 저기다 버리고 가는지

   또순이는 꽃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었다.

 

 

   한참 있다가 똘마니들과 다시 오더니

   창턱에서 그 꽃을 가지고 나갔다.

 

 

184. 충남 여자 고등학교

 

 

   충남 여자 고등학교는 충남 고등학교하고 함께 생겼다가

   후에 충남 여자 고등학교로 독립하여 예전 사범 대학 건물로 이사하였다.

  

 

  예전 사범 대학교였던 곳이라서 그런지

  교정이 무척 넓었고

  별관에는 파란 잔듸가 깔린 소운동장과 

  풍금을 배울 수 있는 작은 교실들이 무척 많았다

 

 

  풍금이 남아 있는 곳도 있었고

  작은 교실이지만 책상과 의자는 거의 다 갖추어져 있었다.

 

 

  또순이가 좋아하던 장소여서 혼자 있고 싶으면 자주 찾던 곳이었다.

  담임 선생님이 자습 시간마다 없어지는 또순이에게

  ' 방랑 시인 ' 이라고 별명 붙여 주게 된 교실들이다.

 

 

  별관 양쪽으로

  한쪽은 미술실이고 반대쪽은 음악실이었다.

 

 

  작은 동산 꼭대기에는 커다란 강당이 있었고

  비탈진 계단을 500개쯤 올라가야 했는데

  계단 옆으로는 큰 나무들이 사시사철 보기에 좋았다.

  강당에서는 각종 스포츠 대회가 자주 열렸었다.

   

 

  생활관도 따로 제대로 갖추어져 있었다.

  잔듸 마당이 있었고 

  대문에서 생활관 집까지 2미터 폭의 들어가는 길에는  

  양쪽으로 키 낮은 사철나무가 심겨져 

  100미터 쯤 걸어 갈 수가 있었다.

 

 

  단층 양옥은 분홍색 기와 지붕으로

  깨끗하게 단장 되어 있었고

  집안도 서양 외교관들이 사는 것처럼 꾸며져 있었다.

  방은 침대 방 대신 온돌 방이었다.

 

 

  담장도 장미 덩쿨이 있어서

  생활관을 보면서 또순이가 미래에 살 집을 상상 했었다.

 

 

  담장에 장미 덩쿨이 자라고 있고

  마당에는 잔듸가 있으며

  대문에서 집안까지 들어 가는 길에는 키 낮은 사철나무와 자갈이 깔리고

  마당 한 옆에는 아이가 놀 수 있는 모래 밭이 있는

  불란서 풍 2층집 (불란서 풍인 이유는 글자가 멋있어 보여서 임)

  또순이가 그 당시 상상했던 미래에 살 집이었다.

 

 

  담장에는 사철나무와 장미 덩쿨로 

  들어 오는 입구 길은 은행나무가 서 있는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에 만족한다.

 

 

  충남 여자 고등학교 교문을 들어 서면

  왼쪽에는 별관이 오른쪽에는 강당이 있는 자그마한 동산이 있고 

  본관 화단까지 내리막 길 양 옆에는

  고목에 가까운 히말라야 시타 나무들이 양쪽에 서서

  환영 나팔을 불어 준다.

 

 

  뚜뚜 띠띠 ~ 뚜뚜 띠띠.

  하늘로 향하여 초록빛 커다란 팔을 펼치고

  환영 인사를 해주는 히말라야 시타들.

 

 

  일년 내내 푸르고 싱싱하게

  길 양쪽으로 버티고 서서

  교문을 들어서는 발걸음을 기분 좋게 해주었다.

 

 

  겨울에 하얀 모자를 쓰고

  강한 모습으로 버티고 서 있는 모습은

  학교로 걸어 들어 갈 때 자부심을 갖게 해주었다.

 

 

  지금도 또순이는 나무들이 나란히 나란히

  환영하는 길을 좋아한다.

  나무들의 합창 소리를 들으면서 행진 한다는 느낌이다. 

 

 

  우리 삶에 누군가의 평안과 위로 없을 지라도

  나무들이 양쪽으로 바르게 서 있는 길을 걸으면

  하나님의 손길이 나무들과 함께 우리를 어루만지는 것을 느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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