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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붐 세대 탐구 생활/어린시절 이야기

또순이 어렸을 적에 21 - 5학년

by 영숙이 2019. 8.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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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5학년

     

      5학년이 되어서 남녀 합반이 되었는데 또순이는 부반장에 뽑혔다.

 

     담임 선생님이 다른 곳으로 전근을 하시고 대신 전근 오신 선생님이 담임 선생님을 하시게 되었다.

 

     선생님은 첫 시간에 반장, 부반장을 앞으로 나오라 하였는데 또순이는 여러번 말하는데도 나가지 않았다.

 

     선생님은 안 나오면 다시 뽑는다고 하였는데 정말로 부반장 선거를 다시 해서 다른 여자애가 뽑혔다.

 

     반장은 김기남 남자 부반장은 얼굴이 하얀 서울에서 온 아이였고 여자 부반장은 사양리에 사는 복희가 되었다. 

     잘 생각이 안나지만 어떻든 또순이가 부반장일때는 또순이 옆에 여러명의 여자 애들이 늘 모였었는데 다른 여자애가 부반장이 되니까 여자 아이들이 모두들 그 애 책상 주위에 모여서 놀았다.

 

     나중에 선생님이 또순이를 불러내서 부반장 나오랄 때 왜 안 나왔냐고 물어 보았다.

       " 그냥 나가기 싫었어요! "

     하고 대답했던 기억이 난다.

 

     최재술 선생님.

     5학년 때 담임 선생님.

     체격이 있으시던 중년의 남자 선생님.

 

     옥천 읍내에 있는 글쓰기 대회에 내보낸다고 또순이를 포함한 3명의 아이들을 방과 후에 원고지를 주면서 글 쓰는 연습을 시켰었다.

 

     그때 글을 쓰기 위해서는 어떤 일을 인생에 비유해서 써야 한다고 하시던 말씀이 생각난다.

 

     한명을 출전 시키는데 3명 중에서 뽑는다고 실제 원고지에 주제를 주고 글을 쓰라 하였는데 또순이는 떨어졌다.

 

       " 원고지에 글을 쓸땐 맨 첫칸은 비우고 써야지! 왜 안비웠지?  "

     그게 떨어진 이유였다.

 

     많이 실망하고 낙심하였던 기억이 난다.

     옥천군에 출전 하였던 아이는 장려상을 타와서 일부러 아침 조회를 운동장에서 열어 받아온 상을 주었다.

 

        ' 나도 저런 상을 탈번 했었다 '

     는 생각을 하면서 많이 부러워 했었던 기억이 난다

 

 

63. 성적표.

 

     중간고사 성적이 나왔다.

     여자 부반장이 몇등이냐고 여러번 물었지만 대답을 안하니까 3등이냐고 물었다.

     사실은 2등이었지만 1등은 임시 반장이 된 부반장일테고 또순이가 2등이었지만 여자 부반장이 뭐라고 말할지 몰라서 그냥 3등이 맞다고 하였던 기억이 난다.

 

     운동장에 아이들이 놀고 있었는데 같은 동내 살던 형태가 운동장에 누군가가 먹고 버린 복숭아 씨앗을 주워서 멀리 던지기를 한 것이 하필이면 학교가 있는 동네 사는 순이 눈 있는 곳에 정통으로 맞았다.

 

     아이는 눈두덩이를 부여 잡고 운동장을 뒹굴고

         " 누가 던졌냐! "

     선생님들의 고함소리와 함께 형태가 귀를 잡혀 교무실로 끌려 갔다.

 

     학교가 끝나고 집에 돌아 갈 때 밀 이삭을 싣고 가던 우마차 뒤에서  이삭을 까 먹으며 형태와 같이 따라 가고 있었다.

       " 아까 왜 던졌어? "

       " 너 맞으라고 던졌는데 엉뚱한 애가 맞았네! "

       " 뭐? 나한테 던졌었다고? 왜? "

       " 애들이 던지라고 하잖아! "

       " 다른 사람이 던지라고 그걸 던지냐? "

       " 그런거 던지면 사람이 다치지! 이제 앞으로는 절대로 그런거 던지지 마! 교무실로 끌려가서 많이 혼났냐? "

       " 학교 끝날 때까지 교무실에 꿇어 앉아 있었지 뭐! "

       " 야! 그래도 눈이 퉁퉁 붓기만 했지 눈 알 안다쳐서 다행이다 야! "

 

     또순이 대신 순이가  맞아서 약간 미안 하기는 했지만 어쨌거나  형태가 그렇게 과격하게 나온 건 처음 보았다.

64. 밴드부

     담임 선생님이신 최재술 선생님이 밴드부를 만든다고 한다.

 

     엄마한테 피리 부는 거로 밴드부 하고 싶다고 하니까 피리 불면 어지럽다고 다른거 하라고 해서 작은 북 치는 걸 지원 했었다.

 

     선생님이 작은 북 치는 걸 원하는 학생들을 모아놓고 스틱으로 작은 북 치는 걸 가르쳐 주었다.

 

     또순이도 열심히 작은 북 치는 걸 배웠지만 결국 작은 북 치는 건 남자아이에게 돌아갔다.

 

     글쓰기와 함께 두번째의 좌절이었다.

 

     이번에는 달리기 선수를 뽑는다고 하여서 또순이도 육상 선수에 도전하였다.

 

     몇일 동안 운동장에서 달리기 연습을 하였다.

     발끝에 힘을 주고 땅을 박차고 출발하는 연습을 한다음 달리기 시합을 했는데 여기서도 또순이는 떨어졌다.

 

     또 배구 선수 모집을 한다고 해서 배구 연습도 하였지만 배구는 돈이 많이 든다고 학교에서 지원을 안하다고 하여 배구 창단은 없어졌다.

 

     글쓰기, 작은 북 두드리기, 육상 연습 등등 여러가지를 했었고 그때 연습 했던 것들이 평생의 기억으로 남아 많은 도움을 주었다.

 

     그래서 어렸을 적에 되도록이면 많은 체험과 연습이 필요하다.

     그중 어떤 것을 좋아하고 어떤 걸 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평생에 걸쳐서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다.

 

     사춘기 때 글쓰는 것을 직업으로 삼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어쨌건 지금도 쓰고 있으니 평생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여자 부반장의 이름은 복임이다.

     사양리에 사는 양반 집 딸 복임이.

 

       --- 복희는 지금 같은 울산 하늘 아래 살고 있다.

     본인 말로는 자기가 미인이라고 말 했는데  사실 초등학교 때에도 또순이와 달리 복희는 미모를 가지고 있었다.

     처음 예수 믿던 20여년전 연락이 된 후로 만나자고 말만 하고 몇번 통화만 한채 만나지 못했다.

     2~3년 전인가?

     진심 만나고 싶어서 연락했는데 만날 수 없다면서 아마 그때 많은 사람들이 퇴직하던 때 였는데 퇴직한게 아닌가 하는 혼자 생각 ~

     혼자 짐작이다.

     톡으로 물어보고 수정해야겠다. ---

 

 

64-1. 두드러기

 

     온 몸에 두드러기가 났다.

     산에서 옻나무를 만졌는지 옻이 올라서 그렇다고 했다.

     어쨌든 학교를 못 가고 초.중.고를 통해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결석이라는 것을 했다.

 

     

     모두들 학교 가고

     병아리가 따뜻한 볕에 종종 거리며 엄마 닭 주위를 맴돌고 있었다.

     또순이 엄마랑 또순이는 소가 없는 소 외양간 앞에서

     따스한 햇볕을 쬐면서 볕바라기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었었다.

     

 

     엄마는 이사 하고 나서 자꾸 아프다고 

       " 굿을 해야하나? "

     하면서 생각에 잠긴 얼굴로 말을 하였다.

       " 엄마!  두드러기는 났지만 아프지는 않아! "

 

 

     또순이는 따스한 볕아래 엄마닭 품속을 들랑 날랑 맴도는 병아리들처럼

     엄마랑 햇별을 쬐면서 서 있는 것도 좋았고

     모두들 학교 가는데 안가고 집에 있는 것도 좋았다.

 

 

    그날 산수 시간에는 학교에서

    일, 십, 백, 천, 만, 십만, 백만, 천만, 일억 ...조, 경 하는

    숫자 단위를 가르쳤었다.

    동그라미 ,000 세개 앞에 점 찍는 것도.

   

   

    또순이는 그 때 숫자 헤아리고 점찍는 것을 안 배워서

    평생동안 동그라미 숫자를 읽을 때 한번에 숫자를 읽지 못하고

    끝에서 부터 일, 십, 백 ...하고 단위를 헤아릴 뿐 아니라

    동그라미 세개 전에 점 찍는 것도 안된다.

   

 

    물론 혼자서 익히려 자습도 해서

    이런거구나 하는 걸 알았지만

    이게 맞을까? 하는 의심의 경계를 늦출 수가 없었다.

 

 

    결론은 초등학교 저학년 교육은 기초 교육이라서

    제대로 안하면 평생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옻이 올라서 평생 한번 했던 결석이

    평생 숫자를 셀때마다 ' 이게 맞나? ' 하는 의심때문에

    여러번 숫자를 세어야 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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