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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붐 세대 탐구 생활/편지글

편지글 3

by 영숙이 2020. 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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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받아 보와라

 

  세월은 정말 빨루구나 봄지나구 벌서 여름이 닭치여군나. 일전에 편지 잘 받아 보와다.

  너는 몸궁강이 잘 이다구 집에두 아버지 어머니 동생들 다 잘있단다.

  걱정말구 부디 몸궁강 잘하구 충실 근무 잘하구 잘하기를 두손 누려 빈단다.

  다름이 안이라 너에 혼인 때문에 아버지 침구 아들인데 서울 한양공대 졸업 현재 서울 이화산업회사 단이구 대학원에 나가구 있단다. 

  나이는 28살 오는 6월 14일날 토요일날 집에 와다 가거라.

  15일날 일요일 서루 보기루 하여스니 부디 단여가기를 기달인다.

  못오면는 전화루 열낙해다우 꼭 단여가기를 기달있다.

  안오면 안덴다 꼭 오누라 꼭 오노라

  꼭 와다 가기를 길다리다. 꼭 와야한다.

  부디 잘있구 꼭 와다가기를 기달있다

  6월 6일날 씀 엄마가

 

 

2. 받아보와라

 

  이제 겨울도 나가고 와연이 봄날씨구나.

  멀리 떠려저 있는 우리 큰딸 여자는 시집가면 떠여지는데 집에 있습적에도 멀리 떠려 있서소 정말 어마에 마음 아주다

  돈이 무엇신지 직장때문에 할수없지 부모를 잘마나습면는 그누무 돈 때문에 떠려저서 쌀지는 안할태데 그려지만 어머니 마음에는 항상 기푼마음 이를수  없단다

  우리 큰아들 어머니가 나라에 훌륭하게 바치고 우리 큰딸 훌룽하게 교육자고 어머니 마음에는 정말 기푸다.

  너 생일이 20십일날인데 어머니가 생인날 축하는 마음 편지루한다.

  어머니 생일날 선물 잘 받아다 고막구나 집에두 동생들 잘있구 그러데 요새 아버지하고 쫑숙이하구 잘 싸우고 종쑥이 기집이 새서 탈리다.

  22일날에는 화장데를 깨구 그전날에두 대판 싸운는데 너 클저게두 그라든이

쫑숙한태두그라는구나.

  그나저나 걱정할건없다. 너나 객지에서 몸궁강히 잘있고 올해는 실랑 한사람구와야지 정말 나이가 수물25살있어 구와야지 몸궁하게 잘있기를 비다.

 

 

3. 누님께

 

  차가운 바람과 시러운 몸을 움추리던 추운 날씨도 어느듯 뒤로 하고 온 천지가 새파란 새싹과 희망찬 꽃으로 덮힌날 쯔음에 누님 소식보고 무척 고맙고 반가웠습니다. 

  한편으론 그동안 글 한번 띄우지 못한 자신의 게으름을 탓해 봄니다.

  조카와 매형도 잘 지내고 있다니 암심이 됩니다.

 

  저는 그동안 진해에서 군인으로는 고등학교격인 교욱을 받았답니다.

  기간은 3개월 이었지만 나름대로 자신의 능력을 시험해 보고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진해에 있는동안 군항제(벚꽂장) 있어 딸과 아내를 불러 구경도 했답니다.

  누님 가족도 불러 볼까도 했는데 여러 상황을 고려해 본 결과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했습니다.(매형과 좀더 나은 사이가 된 후에.....)

  제가 교육 받는 동안 누님과 대전에 조그마한 변화가 생겼음에도 제대로 연락 못했으니 마음이 더욱 안타깝기만 했답니다.

  누님은 다른 학교로 이전했고, 민이는 오랜 군생활을 마치고 제대 했다는데 축하도 못하고 ......

 

  여기 포항에는 별고 없습니다.

  롬이 엄마도 튼튼하고 근무에 열중하고 있답니다.

 

  한가지 변화된 것이 있다면 롬이 인데, 그동안 커가면서 지켜 보았는데 말배우는 것이 늦고 성격도 고집불통으로 변하고 건강도 썩 좋은 상태가 아니었답니다.

  그래서 곰곰히 생각해보고 분석한 결과 아주머니에게 문제가 있는 것으로 결정되었답니다.

  물론 아주머니 마음씨는 착하지만 무언가 조금 모자라고 아이들한테 성격상 매정하고 또한 밖에도 잘 나가지도 않아 새롬이에게 미치는 영향이 좋지 않았던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때늦지 않도록 집사람이 휴가를 내어 처가집에서 계속 같이 지내니까 조금씩 좋아지는것 같습니다.

 

  장모님도 롬이를 키워 주신다고 하고 동서의 아이들도 있어 롬이가 자라기에는 참 좋은 것 같아 일단 처가집에 맡기기로 했답니다.

  자식을 떼어 놓은 부모의 심정.....

  요즈음은 매일 인천에 전화걸어 어떻게 지내는가 확인하고 있답니다.

  처음엔 엄마를 무척 찾으면서 울것이라 예상했는데 뜻밖에도 장모님을 잘 따르고 투정없이 쾌활하게 잘 지내고 있다고 합니다.

  멀나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이렇게 된 이상 롬이가 유치원 다닐때 까지는 인천에서 키울 작정입니다.

  대신 자주 올라가야죠.

  저도 자랄 때 집보다는 외갓집 내지 다른 곳에서 지냈던 시간이 많아 자식만큼은 내 손으로 키우겠다고 다짐했는데 이젠 별수가 없군요.

 

  지금까지 괜한 자신의 일거리만 늘어 놓은 것 같군요.

  따뜻한 봄 날씨속에 누님의 날개를 펼치고 조카와 매형과도 사이좋게 지내기를 마음 속 깊이 바랄 뿐 입니다.

 

  누님도 이젠 삼십대 초반. 한 사람의 아내와 더불어 어머니!

  가만히 생각해보니 어떤 일부분의 날개는 접혀지고 어떤 분야는 더욱 넓어지고.

  또한 옛일을 생각하면서 기쁜일과 슬픔을 엇갈리면서 다시 돌아 오지 뭇할 추억으로 남길 뿐.

  다만 다가올 미래의 희망찬 시간을 짜면서 하루하루를 꾸려가는 것이 우리들의 일과 인듯 합니다.

 

  여기에서 글을 마칠까 합니다.

  항상 쾌활하시고 도전을 좋아하시는 누님의 모든 일에 축복 가득함을 바랄 뿐입니다.

  다음 소식 전할 때까지 몸 건강하셔요.

                                                                1987.  4.  23

                                                              포항 동생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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