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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붐 세대 탐구 생활/편지글

편지글 21

by 영숙이 2020.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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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선생님께 

 

  저 9번 서태숙입니다.

  어느덧 고2에 올라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선생님을 담임으로서의 만나볼 시간이 촉박하기에 무척 안타까울 뿐입니다.

 

  지금도 입학식 때 선생님의 모습 잊히질 않아요.

  선생님께서는 첫인상이 무척이나 좋았던 탓에 전 무척 기뻤습니다.

  선생님과 이렇게 줄지어 서 있는 이 아이들이 이제 고1 때의 첫 만남의 얼굴이라 생각하니 가슴이 막 부풀어 오르는 걸 느꼈습니다.

 

  정말 우리 반 아이들 무척 재미있고 모두 밝고 진지한 눈빛으로 가득 차 있어요.

  전 지금 이대로 선생님 그리고 우리 반 급우들이 그대로 2학년에 올라갔으면 싶어요.

 

  하지만 그렇겐 정말 안 되겠죠.

  선생님은 간혹 우리들에게 용기와 꿈을 주는 얘기를 하시는데 그때마다 정말 많이 느껴요.

  그래서 그 말씀처럼 살아가려고 노력했는데 그게 좀 어려웠어요. 저의 노력이 약했던 탓이겠죠.

 

  2학년부터 정말 180도 탈바꿈해야겠어요.

  우선 학업부터 또 친구관계, 예절, 생활태도 많이 많이 말이어요.

  정말 노력하겠어요.

  선생님의 말씀 속의 교훈처럼......

 

  요즘 날씨가 더욱더 내 마음을 들뜨게 해요.

  봄이란 계절 속엔 무한한 꿈과 희망이 깃들어져 있다고 생각해요.

  봄과 함께 저의 모든 생활이 달라져 갈 거라고 난 믿어요.

  환절기에 몸 건강하세요.

  그럼 안녕히 계세요.

                                       1987. 2. 13일 9번 서태숙 올림.

 

 

2. 선생님께

 

  사납고 매서운 추운 겨울 날씨는 서서히 물러가고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선생님. 1년 동안 저희들을 가르치기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매일 뵈는 선생님이라 그런지 무엇을 어떻게 써야 좋을지 펜이 잘 나가지 않는군요.

  그래도 끝까지 읽어 주세요.

 

  처음 전학 와서 선생님을 본 순간 마음이 넓고 따뜻한 정이 많이 있다고 믿었습니다.

  지금도 매일 선생님을 뵈지만 별함 없음을 알았습니다.

  이 말이 아부가 아니고 나의 진심입니다.

  조. 종례 시간에 한 마디씩 던져주는 글귀마다 제 자신을 반성해 보며 글귀를 명심하고 있어요.

 

  책도 많이 읽고 취미 생활을 살리려고 했지만 그리 쉽게 되지가 않습니다. 검정시험이니 해서 그리고 사실 시간도 나지 않습니다.

  집에서는 대학을 가라고 하지만 난 자신이 없습니다.

  자신 보다도 성적이 되지 않는 거죠.

  지금 심정은 대학에 관한 것은 접어 두고 싶어요.

 

  내 나이 18살. 

  2년을 뜻있게 보내고 싶어요.

  급수를 빨리 따야겠어요.

  졸업한 어니들을 보니 한편은 부럽고 다른 한편은 불쌍하다고 할까 왠지 그런 생각이 들어요.

 

  조용할 때면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글귀.

 

  "과거는 모두 묻어 버리고 현재, 미래가 중요하다. 과거는 이미 지나가 버린 시간이다."

 

  라고 하셨습니다.

  또 우리 반 급훈인

 

  "자기 자신을 사랑하자"

 

  라는 말씀을 자주 하셔서 전 급훈을 잊어버리지 않을 것입니다. 

  

  선생님.

  그동안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선생님 전 선생님을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빈말이라도요.

  선생님 즐겁게 보내시고요. 건강하길 빕니다.

                                             1987. 2. 제자 강무형

 

 

3. 봄이 성큼 다가온 것 같은 날씨예요.

 

  선생님께서는 방학 동안에 편안하셨겠죠. 

   

  사실 울릉도까지 갔으면 선생님께 편지를 드려야 하는 건데.

  이건 핑계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선생님 주소를 잃어버렸어요.

  죄송해요. 

 

  한 달간의 울릉도 생활이었지만 정말 재미있었어요.

  이럴 때면 항상 생각나는 게 좀 더 부모님 말씀을 잘 들었더라면 좀 더 부모님을 기쁘게 해 드렸더라면 하고 종종 후회하곤 해요.

 

  부모님과 함께 살던 때는 부모님의 은혜를 느끼지 못했는데 막상 부모님과 헤어져서 지내니까 부모님의 은혜가 그렇게 감사할 수가 없었어요.

  울릉도를 떠날 날이 다가오니까 괜히 기분이 우울해지고 슬퍼졌어요.

 

  하루라도 부모님 곁에 있고 싶어서 폭풍주의보라도 내려서 배가 다니지 않았으면 하고 속으로 기도도 했어요.

  기도를 했기 때문인지 3일 날 떠나기로 한 날에 폭풍주의보가 내려 5일 날 나오게 되었어요.

 

  떠나는 날에도 눈물이 글썽거려서 엄마. 아빠 모습이 흐려 보였어요.

  눈물을 감추려고 고개를 숙이고 엄마, 아빠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혼자 몰래 울었어요.

  키는 대나무처럼 크지만 아직도 어린아이티는 못 벗었나 봐요.

 

  선생님.

  울릉도 한번 가보셨어요.

  정말 좋은 곳이에요.

  제 고향이기도 하고요.

 

  제가 선생님께 소개해 드리고 싶지만 저도 이제는 더 이상 가볼 기회가 없을 것 같아요.

  아버지께서 계속 울릉도에서 근무하신다고는 아직 확실히 몰라요..

  아마 올해는 전근이 되어 이쪽으로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하루빨리 나오셔서 같이 살았으면 좋겠어요.

  선생님.

  이번에 전근 가시는지 모르겠어요.

  계속 우리 학교에 계시기를 바라요.

  2학년이 되어도 선생님은 잊지 못할 거예요.

  선생님. 건강하세요.

                                                         1987. 2. 11 정혜정 올림.

 

 

4. 언니 보세요.

 

  장마 덕분인지 숨을 막을듯한 더위도 꽤 고개를 숙였지요.

  언니와 형부를 본지 한 달도 채 안되었는데 벌써 기억이 흐릿해요.

 

  형부와 함께 잘 지내겠지요.

  아직도 형부라는 말이 어색할 정도로 실감이 안 날 때도 있어요.

  이제 시간이 지나면 서로에게 익숙해져 우리 집 사람처럼 느껴지겠지요.

 

  언니가  출가외인이라지만 엄연히 서 씨 성을 가졌으니 분명한 나의 언니임엔 변함이 없겠지요.

  그러나 때론 거리감이 느껴져요.

  시집가기 전 언니가 더 좋다는 생각이 시집가고 나니 실감 나는군요.

  그러나 지금의 언니 생활이 행복하고 기쁨이기에 숙은 언니를 축복하는 마음엔 변함이 없어요.

  그건 언니를 위한 길이니까요.

  늘 행복하기를 기도합니다.

 

  그러나 언니, 출가외인처럼 되진 마세요.

  그전처럼 친절하고 이해심 많은 언니로 남아 있어 주세요.

  그런다고 형부 아내가 안 되는 건 아닐 테니까요.

  여하튼 이제 언니는 고민도 없고, 외로움도 없겠지요.

 

  또 다른 문제가 있을지도 모르지만요.

  그런 건 형부와 협력해서 조금씩 해결하면서 살아가는 게 인생이라고 말하고 싶군요.(쪼그만 게 우습죠? 후후)

 

  한 번에 많은 걸 원하면 반드시 불협화음은 생기겠지요.

  언니는 현명하니 잘 해내리라 동생은 생각한답니다.

 

  집안 식구들은 모두 다 잘 있어요.

  엄마는 병원에 갔다 와서 다 나았어요.

  은아는 학기말 시험을 끝내고, 민이는 아버지를 돕고 있어요.

 

  민이는 지리산에를 친구들과 갔다 왔는데 자랑이 대단했어요.

  오빠한테 전화가 왔는데 새언니가 아기를 가진 게 확실하대요.

  축하해줘야겠죠.

 

  언니는 소식 없는가요(?!?!)

  난 나름대로 바쁘게 지내려는데 잘 안되는군요.

  한번 찾아 갈게요.

 

  그리고 엄마가 방학하기 전에 언니한테 실려 있는 엄마, 아버지 보험을 말소시켜야 오빠한테 실을 수 있니까 받는 즉시 말소시키세요.

  그럼 형부께도 안부 전해주시고 내내 건강하세요.

  추신 : 말소시킨 즉시 오빠한테 저화 해 달래요.

                         안녕.                           1984. 7. 13일. 금. 종숙 드림.

 

 

5. 매형. 누님 보셔요.

 

  어느 해보다 무덥던 여름은 어느덧 지나고 농부의 피땀이 영글어 가는 결실의 계절 가을의 문턱을 맞이하게 되는군요.

  그동안 자주 소식드려야 함에도 그렇게 하지 못함을 죄송 그럽게 생각합니다.

   

  지금도 가내 몸 건강히, 사랑이 가득한 행복한 매형과 누님의 얼굴을 떠올려 봅니다.

  누님이 항상 넋두리했듯이

  저희들이 매형보다 일찍 결혼한 사실에도 미안감을 갖고 있답니다.

  하긴 이런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두 가정이 미래를 꾸밈에 있어 더 행복하고 화목함을 추구하는 것이 더 중요하리라 믿습니다.

 

  매형.

  저의 누님을 사랑해 주셔요.

  모른 것이 있으면 꾸짖어 주시고 항상 행복의 미소를 담아 주셔요.

  저도 몇 달 되지 않은 결혼 생활을 하면서 느낀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항상 사랑과 화목을 담은 마음만은 변치 않으리라 믿습니다.

 

  누님이 부탁하신 냉장고는 저희들이 샀던 것과 똑같은 대우 DAW - 3634W로써 가격은 142,500원이고 전축은 금성 CS - 3030 슬림형 컴포넌트로써 가격은 268,000원짜리가 적당한 것 같습니다. 

  총액수는 410,500원입니다. 은행 통장 번호는 국민은행 606 -05-0019-*** 예금주는 석이로 부치면 됩니다.(면세품 구매표도 같이 보내야 됩니다.  국민은행 온 - 라인 무통장 입금표)

 

  이만 줄이고 내내 행복하셔요. 안녕히 계셔요.

                                                          1984. 8. 28. 화. 동생 석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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