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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칼럼/해외여행

5만톤 쿠르즈 < 헬싱키에서 투르크로 >

by 영숙이 2020.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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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인가는 쿠르즈를 타고 싶었고 타리라고 꿈꾸었는데 그게 오늘일 줄은 

  파도가 없는 발트해를 흔들림이 거의 없이 미끄러지듯이 흘러 가고 있습니다. 어느 사이인가 항구를 떠나 섬과 섬 사이를 지나가고 있습니다.

  정말 많은, 다양한 사람들이 배 안에서 움직이고 무언가를 하고 있네요.

 

  왜 내가 여기에 있을까요?

  무엇을 하려고 여기 있을까요?

  어쩌면 여기까지 와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하고 싶은 건지

  유리창에 바짝 달라붙어 사진 한 장을 찍었습니다.

 

  상떼에서 새벽 5시부터 5시간을 달려와서 점심 먹고 성당 보고 대통령 궁을 지나가고 정부청사를 바라봅니다.

  헬싱키 성당 앞에서 사진을 찍고 거리로 내려가 야시장을 찾고 스타벅스를 찾아가서 핀란드를 찾은 기념품을 샀습니다.

 

  지금 어느 집 아기인가가 울고 잇네요.

  아기 울음 소리는 어디나 다 같지요.

  아무도 달래는 사람이 없는데 저절로 잦아들고 있네요.

 

  거리 곳곳을 사진으로 찍었습니다. 그냥 들이대고 마구 찍었습니다.

 

  저쪽 편 게임 룸에서 둘이 동그란 판을 탁구대 위 같은 데를 때려서 상대편 홈에 집어넣는 게임 소리가 나네요. 

  많이도 했었던 게임입니다.

  탁탁탁.

 

  사진은 찍고 찍어도 마치 소금물을 마신듯 갈증이 더 심해집니다.

  맞아요.

  여행이 떠나고 싶어서 그토록 갈증이 났었는데 여행을 다니면 다닐수록 더 갈증이 심해지는 듯한 것은 착각일까요?

 

  배는 발트해를 흐르듯 눈 앞에 보이는 침엽수림이 가득한 땅들을 지나가고 있습니다. 누군가와 함께 왔었고 이제 여기에 혼자 앉아서 흘러가는 발트해를 보고 있습니다.

  염분이 적어서 바다 물고기가 살 수 없다는 발트해.

 

  벌써 한시간 이상 지나왔는데도 여전한 바깥 풍경들.

  집들이 거의 보이지 않았었는데 누군가 용감한? 사람이 집을 건축 중이네요.

 

  졸립니다.

  눈꺼플이 무거워집니다.

  맛있는 부페를 먹으면서 이렇게 좋은 날이 이어져도 괜찮을까? 하는 괜한 생각이 듭니다.

 

  여행 떠나기 전 이틀 동안 금식하고 기도하고 새벽 기도 시간에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 모든 것은 주님의 뜻 안에 있다. "

 

  너무나 큰 위로가 됩니다.

 

  어제 새벽에는 최은경 선교사님을 위해서 특별히 기도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힘든 필리핀의 생활 속에서 어디인가가 안좋으시다던데 부디 세포마다 다 새롭게 되게 하시고 마음, 감정, 의지, 영, 혼, 육을 보살펴 주시옵고 모든 기관이 튼튼하고 새로워지게 하소서. 

  기도를 하고 나니 쿵덕거리며 심하게 뛰던 가슴이 평화로운 기쁨이 넘쳤습니다.

 

  " 주님이 원하시는 기도를 드렸구나."

 

  동행인 주선생님을 위하여 기도합니다.

 

  " 예수 믿게 하옵소서. "

 

  정말 예수 믿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지금 힘든 모든 것들, 특히 육신의 고통과 마음의 고통이 치료되면 좋겠습니다.

  그렇지만 예수님이 어떻게 좋으신 분인지, 그분을 믿으면 어떻게 생명이 역사하는지를 설명하기가 정말 난감합니다.

 

  " 주님. 도와 주셔요. 주님께서 역사하셔서 복음의 비밀을 알게 하옵소서. "

 

  눈이 저절로 감긴다.

  시차 적응이 안되어서 자는 시간이 다 되어 가나 봅니다.

  이제 숙수로 돌아가서 씻고 잠자리에 들어야 하나봅니다.

 

  내일 새벽에는 일찍 일어나서 꼭 흐르는 발트해 앞에 앉아 커피 향을 맡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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