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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칼럼/해외여행

청량함의 끝판왕

by 영숙이 2020.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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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여행 2일 차  : 청량함의 끝판왕 ~ 가는 곳마다 명화 >

 

  마터호른을 찾아가는 길. 

 

  버스로 산악을 오를 때부터 탄성이 나오는 풍경.   

 

 

  돌 뿐이었던 황량한 풍경을 약 300년 전부터 사람의 노력으로 돌로 지지대를 만들고 그 위에 흙을 쌓고 풀을 심고 매일 물을 주어서 키운 초지.   

 

  우리나라의 청산도에 가면 구들장논이라고 있는데 흙이 자꾸 쓸려 내려가니까 돌을 깔고 그 위에 흙을 쌓고 벼농사를 지었다 하여 구들장 논이라고 한다고.

 

  알프스 남쪽 지방의 마터호른 근처의 산에도 그렇게 농사를 지었다 한다. 

  실제로 70도에서 80도의 깎아지른듯한 벼랑을 돌로 축대를 쌓아 포도밭을 만들고 집터를 만들고 집을 짓고 초지를 만들고 소를 키우고...

 

  투자를 하는데 100년을 열심히 일해도 투자한 것을 다 회수하지 못한다고 한다. 

  참 대단한 인내심이고 성실함이고 긴 안목이다. 

 

  우리는 오늘 투자하면 내일 회수하려는 생각으로 투자하니 이 나라의 투자 기법을 배울 필요가 있겠다.

 

  사람이 살 수 없는 척박하고 험준한 산악지대를 사람이 살아가기 좋은 아름다운 땅으로 가꾸었으니 정말 본받을 만하다.

  나무도 초지도 없는 땅에 나무를 심어 눈사태를 막아내고 세금을 걷어서 마을에 재투자하는 놀라운 시스템도 절말 훌륭하다.

 

  하루 종일 다녀도 앰뷸런스 소리는커녕 클락션 소리조차 못 들어봤다.

  듣는 거, 보는 거, 숨 쉬는 거, 냄새 맡는 것이 청량하니 정말 청량함의 끝판왕이라 할 수 있다.

 

  언젠가 기회가 있으면 정말 이곳에 한 달이라도 살아보고 싶다.

  이곳은 정말 사람이 사는 것처럼 살고 있다.

 

  산장 호텔에서의 저녁 후에 가이드 선생님과(목소리가 어찌나 상냥한지 음악소리를 듣는 듯하고 표정이나 행동에서 명랑 에너지가 퐁퐁퐁 솟아 나오는 듯하다.) 혼자 오신 분하고 다 같이 마을 산책을 했다.

 

  중간에 카페에 들러 따뜻한 생강 레몬차를 마시고 마을을 한 바퀴 도는데 마치 알프 스람 동화책에 들어가서 움직이는 듯한 느낌이다.

  12시간이나 비행기로 날아온 지구 반대편이란 생각이 안 든다. 

  오랫동안 살아온 듯한, 언젠가 살아 본 듯한 이 느낌은 무엇일까? 

  몸속에 우리가 살아왔던 원시 세포를 일깨워서 일까?

 

  마터호른은 정말 하나님이 천지 창조를 마치시고 마지막으로 작품을 추가한 곳처럼 보인다. 

  아직 만년설이 쌓여 있는 곳. 

  30년 후엔 만년설이 녹아 없어질 거라 한다. 

  다음에 오면 저렇게 쌓여 있는 눈들의 사이즈가 작아져 있을 거다. 

 

  산악 기차 타고 올라갈 때 비가 살살 뿌려지는 듯하더니 차차 날씨가 맑아지고 파아란 하늘이 조금씩 생겨 나더니 아주 파아란 하늘과 약간의 구름과 마터호른의 전체 얼굴이 호 나하 게 드러나는 1년에 12% 밖에 볼 수 없는 더없이 쾌청하고 명랑한 날씨가 되었다. 

  심지어 호수에 마터호른의 얼굴이 완전히 비쳤다.

  그런 일은 1년에 2 ~3번 밖에 없는 일이란다.

  마테호른의 얼굴을 완전히 만나고 그 주변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산에 둘러싸여 있음은 그냥 내가 주인공이 된 명화 속에 앉아 있는 거 같다.

 

  상냥하게 웃는 노랑, 하양, 분홍의 작은 꽃들.

  연초록, 진초록, 짙푸른 초록, 분홍 꽃이 덮인 초록, 하얀 꽃이 흔들리는 초록 등등 정말 다양한 초록들이 어쩜 저렇게 상냥하게 웃고 있는지.

 

  6월부터 9월 초까지만 올 수 있는 해발고도 3100미터.

  하루에 3천에서 4천 명이 방문한다는 마터호른에 휴지가 하나도 없다.

  바위에 낙서조차도 하나 없다.

 

  누구누구 다녀가다.

  누구야 사랑한다란 낙서는 상상조차 안되고 또 그것이 자연스럽다.

 

  이 모든 것을 창조하신 하나님이 오늘 이렇게 멋진 날씨는 주신 것.

  감사합니다.

 

  하늘을 관찰할 수 있는 천문대 옆에 예배당이 있었다.

  이런 여행을 보내 주신 것에 감사.

  늘 동행하시고 인도 하심에 감사.

  감사의 제목이 셀 수도 없이 너무 많다.

  그저 그저 감사합니다.

 

  산악열차를 타고 내려와 점심을 먹고(수프와 스테이크가 정말 맛있었다. )

  산을 보고 산속에 있어서인지 부자가 된 느낌.

  모든 걸 다 가진 느낌.

  같은 음식이라도 특별히 맛있게 느껴진다.

 

  공해 물질을 배출하는 자동차 대신 전기 자동차만 있는 거리.

  가게들이 있지만 기웃거리지 않게 된다.

  그냥 쓱 훑어보고 다시 산악기차에 올라타고 버스에 올랐다. 

 

  아까 마테호는 앞에서 마터호른을 그리던 화가로부터 제일 작은 그림 한 점을 샀다.

  예술품을 할인하면 안 되는데 ~좀 깎아서~ 그래도 엄청 기뻐하며 파는 화가다.

 

  중부 알프스를 넘는 길은 12고개를 넘는 길이다.

  지그재그로 축대를 쌓고 길을 만들어서 차에서 내려다보면 그저 아찔하다.

 

  풍경이 아름다워서 아찔하고, 산이 높아서 아찔하고, 도로가 아찔하고, 내려다보면 더 아찔하다.

  위로 올라갈수록 구불구불한 길이 한 폭의 명화다.

  명화가 아닌 곳이 없지만 중부 알프스를 넘는 도로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명화이다.

 

  히틀러도 통행세를 내고 통과했다는 길.

  길을 만들 때 아름다운 풍경까지도 고려했다는 길.

  눈 내리는 겨울이나 비가 많이 내리는 날씨에는 통과할 수 없는 길.

 

  꼭대기에는 호수가 있고 휴게소가 있고 차 한잔의 여유와 만장의 사진 찍기가 가능 한 곳.

  호수의 수질 보호를 위해 오염물질을 절대로 섞지 못하도록 하여 그냥 마실 수도 있다는 파아란 호수.

 

  산 너머 반대쪽엔 또 다른 아름다움이 기다리고 있었다.

  석회 성분을 품어서 연두색으로 보이는 호수.

  호수를 둘러싼 석회암 바위산.

  그곳에서 시작되는 물줄기.

 

  구비 구비 차를 타고 내려오면서 산속의 품 안에서 조금씩 조금씩 빠져나오는 듯한 느낌이 든다.

  모여든 물줄기들이 협곡을 만들어 거센 물소리와 세찬 기세로 통과하고 싣고 온 흙으로 평야를 만들어 그 한가운데를 조용하게 유유히 흘러 호수를 만들어 낸다.

 

  스위스에 호수가 19개.

  그중 11번째와 9번째 호수를 지나간다.

  그림 같은 호수와 그림 같은 집들.

  평야에도 호수에도 마을들이 옹기종기 그림이 되어 있다.

 

  5시 30분이면 학교를 간다는 고등학생.

  수업 시작은 6시 30분.

  고등학교 가기도 쉽지 않고 또 졸업하면 4개 국어를 할 수 있어 자부심이 대단하고 직장 구하기도 쉽다 하니 대학을 졸업하면 사회의 지도자급이 된 다한다.

 

  초등학교는 수, 금엔 오전 수업.

  보통날에도 4시면 끝나서 집에 오고 점심시간에는 집에 와서 식사하는 나라.

 

  학원을 12군데까지 다니는 우리 초등학교 1학년에 비하면 천국이지 아니한가?

  인성교육에 철저한 나라.

  생명존중부터 가르치는 나라.

 

  여름방학이면 학원 다니느라 얼굴이 창백해지는 우리 아이들.

  엄마 학교부터 세워서 엄마들부터 재교육을 시켜야 할 우리나라.

  그렇게 가르친 아이들의 50%가 공무원 시험 준비에 내몰리는 우리나라.

 

  이 난관을 잘 풀어갈 해법은 어디 있을까?

  하나님의 도우심과 지혜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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