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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칼럼/해외여행

스위스 ~ 끝남 또 다른 시작

by 영숙이 2020. 5.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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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남 또 다른 시작>

  6시 산책.

 

  깨끗하기만 하던 도시가 여느 도시처럼  뒷길에는

  비인 페트병,

  맥주 캔 껍질,

  비닐 껍질들,

  종이들이 굴러 다닌다.

   

  알프스 산속처럼 청량함이 넘치지는 않지만 여전히 깨끗한 공기와 하늘과 견고한 건물들.

  빵 가게  앞을 지나가니 또 사고 싶은 본능이 꿈틀 거린다.

   

  어제저녁 산장에서 잘 때 아침에 산책을 나왔다가 빵집에서 정신없이 빵을 쓸어 담고 하루 종일 끌고 다녔다.

  한번 참고...

  모퉁이를 돌아서니 새벽시장이 생겨 나고 있었다.

  야채,

  치즈,

  잼,

  과일 등등

   

  교회 앞에 서니 마을 끝이 된다.

 

  아침 식사 시간에 맞춰 돌아가기 위해서 지름길로 서둘러 가면서 빵집 앞에 잠깐 서서 빵 하나를 집어 들었다.

  어제 알프스 시골 마을 빵이 훨씬 맛있다.

  

  스위스 동화마을에 갔다. 

  무주에 있는 외국 마을 같기도 하고,

  남해에 있는 독일 마을 같기도 하다.

  역사가 오래됐다는 것과 토요일이라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게 다르다.

   

  루터 등 종교 개혁자들이 올해를 기점으로 이곳으로 모여든다는 가이드 님(목소리가 어찌나 상냥한지 음악소리를 듣는 듯하고 표정이나 행동에서 명랑 에너지가 퐁퐁퐁 솟아 나오는 듯하다.)이 열심히 설명하시는데 마을을 배경으로 사진 천장, 만장을 찍는다.

 

  동화 속의 주인공은 공부보다 사진 찍기를 즐겨한다. 

  열심히 듣는 사람들 뒤를 따라다니며 이 분위기를 즐긴다.

 

  마을을 한 바퀴 돌고 산에서 내려오는 눈 녹은 물이 폭 폭가 되어 떨어지는 라인 폭포로 갔다.

  배를 타고 폭포 앞에 가까이 가니 얼음 녹은 물이 얼굴에 미스트처럼 뿌려진다.

 

  폭포 가운데 작은 바위를 기준으로 폭포에 대한 소유권이 다르다고 한다.

  수운으로 물건을 운반할 때는 조세 때문에 소유권이 중요하였지만 육로를 이용하는 현대에선 그리 중요하지는 않지만 관광수입에 대한 조세  때문에  어느 주에 속해 있는가는 중요해질 수도 있다고 한다.

 

  폭포 가운데 바위로 들어가는 배가 있고 그곳에 내려 바위 끝에 있는 폭포 전망대까지 올라간다.

  배를 탔던 선착장 반대편에서 배를 내려 강가에 있는 성으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간다.

 

  유리창으로 보이는 창밖 풍경.

  배에서 내려서 샀던 얼음 녹은 물을 얼굴에 대어 보고

   맛도 보고( 얼음 녹은 물은 맛있지는 않고 그렇다고 순수 물도 아니고 묘한 맛. 맛본 자 만 알 수 있는 맛)  

   어디  도착할 때마다 찾는 화장실에 사람이 많아서 기념품 가게에 갔는데 하트가 가운데 있고  자석으로 붙는 스텐으로 만든 작은 양념통이 정말 귀엽고 앙증맞아서 하나 샀다.

  나를 위한 선물.

  여러 개를 사서 다른  사람에게 선물로 줘도 좋을 듯

   

  취리히 시청이 있는 시내로 갔다.

  시청에 가서 혼인 신고를 하고 가까운 가족과 사진을 찍고 하는 아주 간단한 결혼식을 하는 몇몇 커플이 보인다.

   

  날씨가 좋아서  일광욕을 하려는 사람들로 시내 노천 카페에는 사람들이 빈자리 없이 가득 앉아 있다.

  유럽에서 가장 큰 시계탑과 성당을 보고, 건너갔던 다리를 다시 건너오는데 인도 청년이 결혼사진을 찍고 있었다. 

  스위스에 있는 인도인들은 정말 부유하다고 한다.  

  호텔 하나를 다 빌려서 피로연을 할 정도로.

  다리 위에서 결혼식 사진을 찍는데 정말 특이하다.

   

  베른 시내로 가서 쇼핑을 하는데 쇼핑에 별 관심이 없는터라 시내를 돌아다녀도 별 흥미가 없다.

  백화점은 여느 나라나 우리나라 백화점처럼 진열 방식은 비슷했지만 진열된 옷에는 유행이 없었고 또 진열장마다 정말 독특하고 개성 있는 연출을 하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유행에 민감하여 진열장에 진열되어 있는 옷들이 다 비슷비슷 한데 말이다.

  나무다리에는 사람들이 가득 걸어 다니고 노천 카페에도 사람들이 가득 앉아 있다.

 

  처음으로 사람들이 왁자한 동네에 있다.

  나무다리에서는 나무향기가 나고 베른 시내에서는 사람 향기가 났다.

  마음에 드는 액세서리가 있어서 사러 갔더니 4시까지 영업한다고 4시에서 5분이 지났는데 안 팔고 문을 닫는단다.

   4시 5분.

  ㅎㅎㅎ

  우리나라 같으면 이렇게 사람 많은 곳이라면 아마 밤 12시까지는 팔 것이다.

  최소한 아직 문이 안 닫혀 있는데 들어온 손님에게는 물건을 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태리 식당에서 파스타를 먹고 공항으로 

  고고싱.

 

  공항 면세점에서 면세품을 사볼까 하는데 초콜릿 밖에 눈에 띄는 물건이 안 보인다. 

  비행기 시간도 있고 또 타려면 기차를 타야 해서 일찌감치 기차를 타러 간다. 

 

  12시간의 비행.

  영화.

  영화.

  영화

  울란바토르에서 비행기가 심하게 흔들린다.

   

  인천공항.

  바다에 세워진 화력발전소. 

  길고 또 긴 수많은 다리들.

   

  갑자기 인천, 우리 땅에 돌아왔다는 생각에 자유가 밀물처럼 가슴에  밀려오며 채워진다.

  아무리 스위스가 좋아도 내가 사는 곳이 최고다.

  집에 가면 김치찌개부터 해 먹어야지.

 

  아무리 살기 좋은 스위스라도 사람이 그토록 힘들여 만들었다면,

  모든 것이 갖추어진 곳이라서 기회가 없고 주어진 대로만 살아야 한다면,

  사는 게 지루해질 수도 있겠다.

 

  우리나라는 아직 기회의 땅이고 좀 더 자유롭고 좀더 선택의 폭이 넓은 거 같다.

  그 무엇보다.

 

  스위스에는 인내와 성실이 있지만  무엇인지는 몰라도 1%가 부족하다.  

  1% 는 열정이 아닐까?

 

  하나님의 은혜로 무사히 여행을 마쳤다.

  여행은 떠날 때가 좋고 돌아올 때는 더  좋다.

  그래서 여행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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