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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붐 세대 탐구 생활/또순이 어렸을 적에

또순이 어렸을 적에 42 - 5학년 때 반장 이야기 1, 2

by 영숙이 2019. 9.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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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5학년 때 반장 이야기 -1

      `<2002/04/09/22:11> 40대에 서화동우회 까페에 올렸던 글임

      

     5학년 때 였습니다.

     우리 반 반장은 또순이에게 짖궃게 굴고는 하였습니다.

     얼굴이 하얗고 부잣집 아이처럼 생긴 그 아이는 똘마니? 들과 같이 하학 길에 기다리고 있다가

     똘마니를 시켜서 놀려 대고는 하였습니다.

 

     아버지가 군청에 산림계에 있다는 이유로

        " 땡감 "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

     지금 같으면

        " 아마도 쟤가 나한테 관심이 있는 모양인가 부다? "

     정도로 생각 했을 텐데 ......

 

     그 때에는 왜 그렇게 속이 상한지 담임 선생님에게 일러 주었습니다.

     물론 그 아이는 혼이 났지요.

     그런데 그 후에 곧 반장이 서울로 전학을 간 것입니다.

 

     지금은 그애의 이름은 생각 안나고 오동통하고 하얀 그애 얼굴만 기억 납니다.

        " 내가 선생님에게 일러서 전학을 가나? "

     그런데 그애가 전학가고 나서 얼마 안 있다가 담임 선생님도 바뀌었습니다.

 

     부반장이 반장이 되었고 ......

     그런데 그애가 아파서 학교를 안나오는 것이었습니다.

     일주일 이상 학교를 안나오자 우리 반 여학생 끼리 모여서 그애의 병문안을 가기로 하였습니다.

     

     그애의 집은 동네에서 멀리 떨어진 외딴 곳인데 집안이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토요일 오후.

     공부가 끝나고 우리는 모아 놓은 쌀을 가지고 그애네 집을 찾아 갔습니다.

     4월쯤 되었었나 봐요.

     그런데 그애네 집은 정말 멀었습니다.

     동네에서 한참 떨어진 정도가 아니라 산을 두번이나 넘어야 했습니다.

 

     지금도 너무나 선명히 기억나는 것은 그애네 지비으로 가는 산길과 골짜기 마다에 피어 있던 진달래 꽃이었습니다.

     골짜기로 흐르는 개울가마다 산으로 오르는 산길마다에 그토록 선명하게 피어 있던 진달래 꽃은 어찌 그리 예쁘고 예쁘던지요.

 

        " 아! 이렇게 많이 피어있으니 아침마다 교실에 진달래를 꺾어 가지고 왔었구나! "

 

     아침에 제일 먼저 교실로 들어오던 그 아이의 손에는 항상 진달레 꾳이 한다발씩 안겨 있었습니다.

     그 꽃을 꽃병에 물을 담아서 담는 그 애를 참 신기해 했었습니다.

         " 어디서 저렇게 많은 꽃을 이 아침에 꺾어 왔을까? "

     항상 싱싱한 꽃이 달려 있던 그애의 꽃다발 이었습니다.

     전날 꺾어 왔던 꽃들이 다 시들어서 고개를 숙이고 있는 것들을 버리고 새로 꺾어온 그 꽃들을 담고는 하였습니다.

 

     소풍 가는 기분으로 산길을 걷고 산을 넘고 또 넘고 정말 멀었습니다.

     드디어 그애의 집이라는데 산중턱에 조그마한 초가 집이었습니다.

     우리는 쌀자루를 들고 그 애의 집으로 갔습니다.

     집에는 그애 엄마와 누나가 있더군요.

     그애는 아파서 병원에 갔다는 것이었습니다.

 

     쌀을 전하고 가는 우리 뒤에 대고 아무 것도 대접두 못하구 그냥 가게 해서 미안하다는 그애의 엄마 말을 뒤로 하고 우리는 또 산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건너편 산 기슭에 도착해서 돌아다 보니 조그마한 초가집 대문에 그애의 엄마와 누나가 서서 우리의 모습이 안보일 때까지 손을 흔들며 바라다 보고 있었습니다.

     

     두분의 모습이 아주 조그마하게 보이더군요.

     왠지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런데두 어쩐지 그애는 저 두분의 사랑을 아주 많이 받고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다시 골짜기 마다에 선명하게 피어 있는 꽃 개울가를 건너 뛰면서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 이렇게 많은 꽃들을 보면서 새벽마다 걷는 그 아이의 마음은 얼마나 풍족할까? "

     이렇게 오랜 세월이 흘렀는데두

     그때 보았던 진달래 꽃의 선명함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예쁜 꽃들을 본 적이 없는 것처럼 생각됩니다.

     군데 군데 철쭉 꽃도 있었는데, 그처럼 예쁜 꽃으로 또순이 마음 속에 자리 잡았답니다.

     

     그 후에도 오랫동안 그 애는 학교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까맣고 작은 얼굴의 그애의 얼굴을 오랫동안 볼 수 없었으니까요......

 

102. 5학년 때 반장 이야기 -2

 

     또순이도 대학을 졸업하고 첫직장을 잡았습니다.

     임용고시를 치르고 발령 날 때 까지 임시로 작은 면사무소에 있는 보건소에 있게 되었습니다.

     그곳에 가니 그애가 면사무소에 직원으로 근무하다가 또순이가 가기 얼마 전에 군대를 갔다고 하더군요.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여서 그 곳에서 근무하고 있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그 곳 마을에 벌써 떡두꺼비 같은 아들(?)까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후 그애가 군대에서 제대할 때 쯤에 또순이는 학교에 발령 받아서 그 곳을 떠났습니다. 

 

     그 후 그애는 어찌 살고 있을까요?

     분명 아들, 딸 낳고 행복하게 살구 있을 겁니다.

     누가 아나요?

     혹시 어디 면사무소 면장님이실지두 모릅니다.

 

     이렇게 진달레와 철쭉이 피는 봄이 되면 그 때 그 애의 집으로 가던 그 골짜기, 그 개울가, 그 진달래 꽃들과 철쭉 꽃들이 생각납니다.

     단 한번 가보았을 뿐이었는데두 이토록이나 선명하게 기억 나는데 그애의 마음에는 얼마나 선명하게 그 골짜기가 남아 있을까요?

     

      지금도 그 골짜기에 그토록이나 예쁘던 진달래 꽃과 철쭉꽃들이 그때처럼 그렇게 곱고 아름답게 피어 있을까요?

      그 골짜기가 그대로 있을까요?  ......

      그냥 궁금해집니다.

 

      고향의 봄은 그렇게 가구

      지금 가구 있는 봄두 또 그렇게 가구......

 

       <참조>

               1. 기남이는 청성 면사무소에서 근무하다가 옥천군 기획실 근무 후 옥천 군수로 재직하였다. 

               2. 기남이가 다녔던 학교 길과 골짜기에 대한 근래의 이야기는 서화동우회에 기남이가 남긴 글을 옮겨 적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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