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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붐 세대 탐구 생활/어린시절 이야기

또순이 어렸을 적에 52 - 앞산 이야기

by 영숙이 2019.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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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앞산 이야기 

     

      또순이네 집은 바로 도로 옆에 있었다.

      도로를 건너면 꽤 폭이 큰 강이 있었고

      강 저편 앞산은 제법 높은 산이었다.

 

      또순이네 집 마루에서 바라보면

      산 허리가 완만한 곡선으로 약간 들어간

      네모형 모양의 산이었다.

 

     눈만 뜨면

     앞산이 보이고

     앞산은 사시사철의 계절을 보여 주는 그림판이었다.

 

 

     봄에는 연록색 잎새로 노래를 부르고

     여름은 진초록으로 가득 그림을 그리고

     가을에는 빨갛고 노랗게 울긋불긋 춤을 추고

     겨울에는 하얗게 쌓인 눈으로 포장되는 산.

 

 

     언제인가는  저 앞산에 꼭 올라가 보고 싶다고

     꽤 높고 험한 바위산이라서 혼자서는 올라갈 용기가 나지 않았던

     또순이는 상지리를 떠날 때까지 앞산을 올라 가보지 못했다.

 

 

     사시사철 옷을 갈아 입는 앞산을 바로보며

     앞산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

     저 앞산 옆으로 있는 길을 따라서 엄마는 대전을 다녀 오셨었다.

 

 

     오랜 세월이 지난 후에도

     또순이의 꿈에는 그 앞산이 자주 나타났었다.

     산 허리를 헤매고 산 위쪽에 있는 바위 틈새를 돌아 다니는 꿈.

 

 

     언제가는 올라 가보고 싶었던 어렸을 적 꿈

     그 꿈은 또순이를 따라 다녔었나 부다. 

     그렇게 어렸을 적에 꿈은 중요한가부다.

 

 

 

114. 밭매기

     

 

       또순이 아버지는 밭에 심는 나락을 심었다.

       보통 벼는 논에 심는건데

       밭에 심는 나락을 개발 하였지만 밭나락이 상용화 되지는 못했다.

 

 

       아버지는 실험적으로 심었고

       또순이 가족 모두는 일요일 날 아버지를 따라 모두 산에 올라가

       하루종일 밭나락 풀을 뽑고 잘 자라도록 김을 매었다.

 

 

       일을 할 때에는 잘 몰랐는데

       다음 날 손을 보니까

       새끼 손가락 손톱이 절반이 닳아서 없어져 있었다.

 

 

       학교에서 여자애 들이 모여서

       강가에서 모아 온 공기돌로 공기놀이를 많이 했었다.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새끼 손가락 손톱 절반이 닳아 없어졌었다.

 

 

        공기 놀이는 몇일 걸려 닳아 없어졌지만

        밭메는 일은 하루 만에 닳아 없어졌다.

        이세상에 쉬운 것이 없지만, 농사 짓는 건 진짜 힘들다.

       

 

        요즘 아이들이 농사 짓는게

        얼마나 힘들지 알까?

        곡식이 공장에서 생산된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

 

 

115. 옆집 아저씨

   

       

       또순이네 뒷집은 재연이네 집이고

       또순이네 옆집은 골목 길을 사이에 둔 담배 건조 창고가 있는 집이었다.

     

 

       담배 건조 창고에는 고추를 넣어 말리기도 하고

       노오란 담배 잎을 묶어서 말리기도 하는 건조기가 있는 창고였다.

 

 

       옆 집 아저씨는 어깨가 많이 기울어진 채 다녔다.

         

       ' 왜 저렇게 어깨가 기울었지? '

       

       사람들 말로는 폐결핵을 앓아서

       한쪽 폐를 짤라내는 수술 때문이라고 하였다.

 

 

       또 어떤 사람은 옛날에 면서기를 하였는데

       글씨를 너무 많이 써서 어깨가 기울었다고도 했다.

     

 

       또순이는 옆집 아저씨가 지나 갈 때마다 자세히 바라 보았었다.

       어깨 기운거 빼놓고는 아무 이상이 없었다.

 

 

       어느 날 아버지 뒤를 따라 가는데

       아버지 어깨가 많이 기우신채 걸어 가셨다.

         

       ' 아버지도 글씨를 많이 쓰셔서 어깨가 기우셨나 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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